전 20개월된 딸이 하나 있지요.
시부모님이랑은 바로 옆동에 삽니다. 매주 시댁에 가지요. 외아들이고 하나밖에 없는 시누는 이국에 살지요.
결혼한지는 5년정도 되었고 그동안 시모랑은 마찰이 없었읍니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제가 무조건 빌었지요. 그런데 비는 것도 한계가 있더군요.
첨에는 어머니 표정만 바뀌어도 제가 잘못한 건 없는지 물어보고 사서 혼나고는 했읍니다. 그런데 이제는 뭐라 하시지 않으시면 언짢은 기색이 있어도 그냥 넘어가고 뭐라고 하시면 잘못한 게 없어도 잘못했다고 했지요.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그런데 제가 가장 싫은 건 야단치는게 도가 지나치다는 겁니다.
욕을 하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기본이 2시간입니다. 그동안 무릎꿇고 앉아있기란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다리에 쥐도 날 뿐더러, 저도 다 큰 어른인데 모욕감이 들기도 하구요..억지소리에 한 소리 또 하시고 두고 두고 화 풀리실 때까지 그걸 들어야 합니다.
저희 시어머니는 아들을 아주 끔찍하게 생각하십니다.
택시타고 기본요금 나오는 출근길을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시아버질 채근해서 시아버지 차로 바래다 줍니다. 그러나 제가 1시간 30분이 걸려 출근하는 건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주말에 당신 아들 데리고 시장보는 것도 못마땅해 하십니다. 급기야는 저더러 시아버지랑 장보러 가라고 하시더군요..
딸낳고 분만실에서 입원실로 옮길 때에도(13시간 진통하고 자연분만했습니다.) 어머니보고 제대로 인사 안 했다고 삐지셔서 바로 가시더군요. 인사 안 한 적 없습니다. 휠체어에 앉아서 오셨어요 라고 분명히 이야기 했읍니다. 도대체 어떤 인살 바라는 건지..
아기를 키우면서도(전문직이라 일주일에 두번 출근합니다. 돌전까지는 일주일에 두번씩 저희 집에 오셔서 아이를 봐 주셨읍니다.) 목욕한번 시켜주신 적이 없습니다.(저희 어머님 젊으십니다. 이제 56) 9시에 퇴근해서 집에 오면 그 때부터 아기 목욕시키고 젖병 삶았읍니다.
물론 젖병도 안 씻으시지요. 저희 집에서 드실 식사는 제가 다 준비하고 출근했구요..
아뭏든 이렇게 살다가 보니 몸에 탈이 나더군요.
저번달엔 1달 내내 하혈도 하고 그 다음에 입병에, 소화불량까지 걸려서 걸어다닐 기운도 없더군요..
그런데 저번주 일요일 사건이 터졌읍니다.
아이를 이뻐하시는 터라 어른들이 입에 뽀뽀하는 것도, 입에 넣었다 주는 음식도 저는 막지 않았읍니다. 사실 요즘 이렇게 하는 거 안 좋다는 거 상식아닙니까. 그래도 어른들 체면 생각해서 되도록이면 어른들이 저희 아기한테 하는거 아무 소리 않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아기에게 삿대질을 가르치시더군요. 할아버지 미워 하면서 삿대질하면 박수치고 깔깔거리고 웃고.. 하루종일 그러시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아기한테 그거 좋은 소리 아니야..그렇게 한마디 했습니다. 그걸로 어머님 삐지셨읍니다. 또 온 집안이 떠나가라 소리 지르십니다. 내가 쌍욕을 가르치냐 어쩌냐.. 등등..
아무 소리 않았습니다. 가라고 하시길래 집으로 왔습니다. 그러고 여태까지 저 아무 연락도 안하고 있습니다. 첨입니다..
전화해서 빌어야 온 집안이 편하겠지만 그러기 싫습니다.
그렇다고 안 보고 살 것도 아니고, 또 좀 있으면 추석인데
전 어떻해야 할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답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