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아들 녀석을 보고 있으면 정말 심란합니다.
5살인데, 유치원을 보내놓으니 키도 제일 크고 덩치도 제일 큰 녀석이 늘 다른 친구들한테 먹을 것을 뺏기거나 장난감을 뺏기나 봐요.
도대체가 투쟁이나 싸움 같은 개념을 모르는 녀석이죠.
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보니, 이제껫 지가 싸워서 얻을 일이 없이 뭐든 다 손에 쥘 수 있다가, 이제 또래들 속에 섞어 놓으니, 선생님도 저만 이뻐하는 것이 아니고, 장난감도 지가 먼저 잡았어도 다른 녀석이 손에서 뺏어 가버리고... 그런것이 적응이 안되어서 유치원을 안간다고 해도, 처음이니까 서서히 나아지겠지...했죠.
근데 지금 1년이 되어가도록 아직도 환경에 적응할 줄을 모르니,
혼자 자란 아이들의 소심함 탓일까요?
누가 큰소리만 내도 놀라는 아이로 키워놓은데 상당히 책임감이 있는 저희 어머니와 즈이 아빠는, 맞고 왔다는 소리에 애한테 화만 냅니다.
제가 좀 나무라고 심부름이라도 시킬라치면, 아직 애기한테 그런다는둥 참견은 많으시더니, 막상 나가서 패지는 못할 망정 맞고 오니 그건 또 누굴 닮았냐고 싫은 소리시네요.
정말 속상합니다.
혼자 커도, 씩씩하고 당당하게 길러보고자 했던 제 소망은 요즘 날이 갈수록 쭈르러 드는 것만 같네요.
유치원이 아이의 성격에 안맞나 싶어서 다른 곳으로 바꿔볼까도 싶고, 정말 건강상 제가 아이를 더 갖기는 힘든 상황인데도 한명 더 낳아볼까 싶은 심각한 고민도 됩니다.
왜 넌 맞고만 있었냐고 물으면, 선생님이 친구들하고는 사이좋게 지내라고 그랬어, 라고만 대답하는 아이의 순해빠진 눈을 볼때면, 정말 치료비를 물더라도 좀 거칠게 자랐으면....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우리 아이가 정말 혼자 자라서 소극적인 걸까요?
우리 어머니는 괜히 제 탓만 하시네요. 동생이 없어서 그렇다고.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 좀 씩씩하게 자랄 수 있게 할 수 있을까요?
사촌들하고는 정말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내는 아이인데,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지나치게 아이를 주눅들게 하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생각이 참 많습니다.
저와 같은 고민이 있거나, 또 있었던 분들, 제게 좋은 해결책 좀 가르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