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십년정도 직장생활 했습니다.
그러다 임신해서 입덧도 너무 심하고 또 정말 너무 쉬고 싶은 간절한 때여서 그만뒀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저보고 그동안 열심히 일했다고 그만 휴식을 취해도 될 시기인것 같다고 격려 해줬습니다.
막상 직장을 그만두니 결혼생활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신랑 월급은 정말 박봉이어서 아무리 아껴도 모두 지출로 나가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한달지출을 적고 앞으로의 계획을 신랑에게 보여줬습니다.신랑은 알았다고 하더니...
추석에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시댁에 용돈에 선물에 가전제품까지 이것저것 펑펑 쓰겠다는겁니다.
그래서 그문제로 좀 다툼이 오고갔는데 신랑이 그 이후로 날 돈밖에 모르는 여자취급을 하더니 어떻게 해야 돈을 벌까 고민을 하는 것 같았어요.
또 남자가 너무 돈에 얽매여 축 처져 있는게 안쓰러워 용기를 북돋아 줬습니다.자기 월급으로도 난 충분히 생활할수 있다.내가 알아서 하겠다.
그랬더니 갑자기 어제 기껏 퇴근후 집에 들어와서 큰소리로 하는말~
뭔가 획기적인 것을 생각한듯~
돈 벌 방법을 찾았다나? 내가 뭐냐고 하니깐
아동복 가게를 내서 나보고 하랍니다.
언니가 예전에 옷장사를 해서 그게 얼마나 밤낮으로 심신이 힘들게 고생한다는걸 알고 있습니다.더군다나 사람 상대 저는 절대 못하거든요.
아니 내 성격에 죽어도 하기 싫은게 장사라고 누누히 얘길 했는데
갑자기 왠?
저 이제 뱃속에 애가 일곱달 되서 한참 배가 나오고 있는데...
나원참~
내가 기가 막혀 사업밑천은 있느냐 갓난애는 누가 보냐고 볼멘 소리로 뭐라 했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그런식으로 뭐든 안하겠다고 하면 돈은 어떻게 버냐
요즘은 다 맞벌이다.누가 혼자 벌어 애들 교육시키겠느냐.
회사 나가는 것도 아니고 애도 보고 장사도 하고 얼마나 쉬운 일을 가르쳐 주는데 그것도 하기 싫다고 하냐...
정말 너무 기가 막혔습니다.
갓난애 보는것도 정말 힘들텐데 그 힘든 장사도 하라며 쉬운일이라니?
차라리 애를 어디다 맡기고 직장생활을 하는게 낫지... 참.. 나...
신랑 한달에 120벌고 전 직장생활 할 때 신랑의 두세배는 더 벌었습니다. 그래도 신랑 기안죽일려고 저 월급 100만원 밖에 안받는것 처럼 속이고 신랑 월급 감사히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이제 자기 월급이 정말 많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자기는 많이 버는거랍니다. 그렇게 큰소리 치고 생활이 쪼들이니깐
이제야 맞벌이를 원하는 본심을 드러내 놓고 큰소리 칩니다.
결혼전엔 절대 고생 안시키겠다. 친구들에 비해 남부끄럽지 않게 해주겠다 큰소리 떵떵 치더니...
저 이제 직장생활 그만두고 쉰지 석달밖에 안됐습니다.
배 부른 아내에게 도대체 벌써부터 돈벌어오라고 이럴수가 있습니까?.
안그래도 여러가지 생각으로 복잡했습니다.
처음 키우는 내 아기인데 제손으로 직접 키우고 싶기도 하고
또 생활이 힘드니깐 애 크기전에 다시 직업전선으로 나가야 되나~
나이가 있어서 제 전공으로 나가자면 취직하기 힘들거든요.
전 정말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어제 부부동반모임에 갔습니다.
신랑은 언제 다퉜냐는 듯 제 어깨를 다정히 감싸안으며 자상한 남편의 모습을 하며 제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더군요.
가증스러운~~~
이런 얘길 누구한테 할때도 없고 정말 ~~~
정말 요즘 남자들이 아무리 맞벌이를 원한다지만 내 신랑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강요할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