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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와 한바탕 붙다


BY 여자 2002-10-10

아줌마들이 아프면 자기 손해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 말을 뼈에 사무치도록 느꼈다
얼마전 내 생전에 그렇게 아픈적이 첨이였다
심한 열감기몸살에 잇몸에는 수포가 생겨 혀까지 번져서 꼬박 3일을 물만 억지로 먹고 있었다
울애들 3살 1살인데 큰애는 놀이방 종일반에 맡기고 작은애는 어쩔수 없이 데리고 있었다 그렇게 이틀째 신랑한테 아줌마좀 부르고 싶다고 했더니 자기 엄마부르란다 자기 때돈 버는거 아니라고...
울 시모 한성깔하고 나랑은 사이도 별로 않좋은데 그냥 말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그날 저녁에 작은애가 보채는데 업어줄 힘이 도저히 없고 앞이 노랗게 보여서 어쩔수 없이 시모한테 전화를 했다
시모 애아빠랑 저녁에 들어왔다
그 다음날 아침 나한테 뭐라도 먹어야 애들도 보고 신랑도 챙겨줄꺼 아니냐고 하면서 밥을 먹으란다 식탁에 가 봤더니 김치국을 끓여놨다 물만먹어도 입이 쓰려서 물도 간신히 먹는데 김치국을 먹으란다 김치국을 .......
눈물이 나왔다
눈물 보이기 싫어 그냥 못먹겠다며 들어왔다
그날 아침 애들 아빠 출근하는거 보고 자기 집으로 갔다
아무것도 못먹고 그렇게 3일째 되던날 옆동에 사는 언니가 와서는 죽을 해줘서 죽도 한 2숟갈 간신히 먹고 그 언니가 작은애도 업어주고 돌봐줘서 어떻게어떻게 하루를 보냈다
그날 저녁 시모랑 신랑이 같이 들어왔다
방에 누워있다가 시모가 왔다길래 비틀거리며 간신히 나와봤다
시모가 그런 나를 보더니 하는 말
"에이구 신랑이 밖에서 힘들게 일하고 오면 집에서 편히 쉬게 해줘야지 이거는 뭔놈의 집구석이 자식새끼한번 아프면 마누라 한번 아프고 이래서 어디 밖에서 일하는 사람이 집에서 편히 쉴수가 있나 ??"
나 내평생 그렇게 아픈거 첨이였고 당연히 결혼해서도 이렇게 아픈모습 보여준거 첨이였다 아픈지 3일째 되던날 이런얘기를 들었다
정말 더 이상은 참을수가 없었다
정신이 버쩍 났다
그래서 있는 힘껏 큰소리로 말했다 악에 바쳐서..
"내가 더 미친다구요 내가 먹기싫어 안먹는것도 아니고 못먹는 사람은 더 미친다구요 어머니 나 아프다고 오신거 아니세요?
저사람 걱정되서 오셨어요? 걱정 마세요 지 마누라 죽는다 해도 새벽까지 오락에 미친사람이니까 "
옆에 신랑도 있었는데 이렇게 얘기 했다
신랑도 놀래고 시모도 놀랬다 시모가 내가 그렇게 나올줄 몰랐겠으니까 시모가 놀랬는지 더듬으면서 "재는 내가 뭐라 그랬다고 저러냐" 했다
그러곤 밖에를 나왔다 갈때가 없는거다
울면서 무작정 걷다가 옆동언니네 갔다 아저씨도 있었는데 그냥 들어가서 방에서 언니를 붙잡고 한참을 울었다
내가 매일 아픈것도 아니고 딱 아픈지 3일?榮쨉?아무것도 못먹고 열이 39도까지 올라서 앞도 잘 안보이는 나한테 정말 사람들이 너무하는거 아니냐고 하면서 울었다 한참을 그렇게 울고는 집으로 왔더니
이 남자 그때도 오락에 미쳐있었다 시모는 큰애랑 자고 있고..
이 남자 나 한테 어디갔다 왔냐고 했다 아무말 안하고 방에 들어와 누웠다 작은애가 밤에 깨서 보채면 우유먹이고 ... 하여튼 그렇게 밤을 꼬박새우고 그 다음날 시모랑 한바탕 하려고 맘을 먹었다 애아빠 출근하고 큰애 놀이방 보내고 작은애 보행기 태워놓고 시모가 쇼파에 앉아있길래 가서
"어머니 그렇게 하셔봤자 이사람하고 나하고 좋을꺼 하나도 없어요 어머니가 그렇게 거들지 않아도 싸울일 엄청 많아요
애들아빠가 어머니 한테는 둘도 없는 아들일지 몰라도 나한테는 아니예요 부부는 이해관계가 있는 건데 엄마가 아들한테 주는 식으로 무조건 적인 희생과 봉사는 못한다구요 그 사람이 잘해야 나도 잘하는거라구요 어머니도 결혼생활해보셔서 알잖아요
저한테 까지 무조건적인 희생과 봉사를 강요하진 마세요
그리고 내가 맡며느리로 시집을 왔을때는 당장은 아니여도 나중에 시부모 모셔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집을 왔는데 어머니 나중에 한번도 안아프고 돌아가실 자신있으세요? 사람앞일은 모르는거여요
내가 맨날 아픈것도 아니고 첨으로 몇일 아팠는데 이렇게 나오시면 몇일 더 아팠다간 완전히 사람취급도 안하시겠네요
나중에 나랑 같이 살때 어떻할라구 그러세요?
결국나중에 어머니 수발 들 사람은 나에요. 애들아빠가 옆에서 수발 들어 줄거 같으세요? 천만에요 !
도련님들이 모셔줄꺼 같으세요? 천만에요 동서들 다들어오면 동서들은 지차로 들어왔는데 내가 왜 어머니 모시냐고 해요 더 잘아시죠?
(울 시모 시할머니 지금도 살아계신데 젊었을때 구박 많이 했다고 가끔 시댁에 오면 있는데서 얼마나 구박하는줄 모른다 시할머니 시모 없을때 나 붙잡고 늙으면 죽어야지 하면서 운다.
시할머니 큰아들죽고 큰며늘하고만 사는데 울시부 시모한테 이제는 할머니 자기가 모셔야 되지 않겠냐고 했다가 시모한테 본전도 못받았다 울 시모 왜 자기가 모셔야 하냐고 난리난리 그런난리를 쳤었다)
하여튼 그렇게 내가 하고싶은 얘기 다 했다 감정에 치여서 큰소리로 악을 악을 쓰면서 말했다 시모랑 머리채도 잡을 각오가 되어있었길래.. (다 쓰지는 못하지만 시집오는 그날 부터 친정얘기부터 하여튼 많이도 당했었는데 그게 이렇게 아프면서 폭발했다)
울 시모 완전히 어안이 벙벙했다 맨날 찍소리도 못하고 당하기만 했던 내가 이렇게 나오니 꼬랑지를 팍 내렸다 근데 이 시모 꼬랑지도 참 별스럽게 내렸다 글쎄 나한테 자기가 나를 딸처럼 생각 했단다
딸처럼....딸처럼.....
세상에 자기같은 시어머니 없단다 자기가 아무리 나를 딸처럼 생각해도 나는 자기를 그렇게 생각 안한단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저는요 어머니 우리 친정엄마보다 더 좋아해요 제가 그러면 어머니 믿으시겠어요?" 했더니 못믿는단다
나도 그래요 나도 행동은 이렇게 하고 말을 저렇게 하고 그러는건 저도 자신있어요 말을 안해도 느낄수 있어야지요 죽을만큼 때려놓고 예뻐서 쓰다듬은 거라고 하는거랑 똑같잖아요
하여튼 그렇게 한바탕 했다
정말 단지 며느리라는 입장땜에 죽도록 시모한테 시달리는 분들
한번 저처럼 해보셔요 그나마 속이 좀 풀린답니다
이제는 무조건 참지 마셔요
이제까지 바보처럼 살았던 날들이 후회가 되고 이제는 하고픈말 다 하면서 살랍니다..
힘내세요 아줌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