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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치여사는 나, 참 우울합니다.


BY 한국주부... 2002-10-12

어제는 결국 울어버렸답니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적응못하고 매번 24시간이 모자란듯이 일에 ?겨살지만 제대로 하는 것이 없는 것 같네요.
결혼 5년째... 그래도 제법 전문적인 직장을 가진 제가 공무원남편과 결혼했어요. 월급이 적지만 같이 열심히 산다면 별무리는 없겠다는 생각에...
서울에서 대전으로 남편이 옮겨오고, 주말부부를 감수해가면서 일을 하다가 대전에 저도 직장을 얻어 옮겼어요.
시댁은 정말 우리 친정과 다른 분위기... 남편만 소위 교육을 받았고, 아무 능력없는 시부모님은 씀씀이는 대단했어요. 그런 시부모 비위맞출려고 하니 남편의 봉급은 항상 마이너스.. 결혼 5년이 지나니 기대치는 낮아졌지만 마냥 당할수 없다는 생각에 저의 통장을 따로 마련했지요. 그래요. 그러니까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구요.
서울에서 제법 알아주는 직장에서 능력인정받고 살다가 대전내려오니 근무시간은 너무 길고 월급은 적고, 일은 너무 많고, 질도 떨어지고... 그렇다고 능력을 인정받는 것도 아니고... 마냥 상사 뒤치닥거리하고 상사가 인정받고... 한달에 두번쉬는 직장,입술터져가며 다녀보니 집착하는 것은 저금통장뿐이네요.
그런데 우리 돌된 둘째 아이가 며칠전 경기를 했어요. 생전 처음보는 모습에 119부르고 응급실가고...참 생활이 찌들려진, 돈에 집착하는 저의 모습... 그속에서 우리아이들은 희생양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의 품이 한참 그리울때 남의 손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어제는 너무 우울해서 결국 울었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말 1분1초도 제대로 여유롭게 쉬지 못하고 열심히 뛰었는데, 마음놓고 드라마, 아니 뉴스도 보지못하고 회사는 회사대로, 가정일은 가정일대로 일에 치여살았는데 시부모님께는 좋은 며느리가 되지 못하고, 집에서는 항상 피곤하니 아이에게나 남편에게나 좋은 부모, 아내가 되지 못하고, 회사에서는 일의 성취도가 떨어지니 자꾸 무능하게만 느껴지고...
어제 점심시간에는 은행에 갔어요. 우리 시부모 또 제주도 여행간다고 돈 마련해주러... 잔금이 마이너스 150이네요. 회사에 오니 상사는 원장과 끼득거리며 원장비위를 맞추네요. 이중적 성격이 상사. 저를 벌레보듯이 하며 부려먹는데 원장에게는 그렇게 좋을수가 없네요. 그러려니, 자기 밥그릇챙기고 살아야하니, 그러려니 해야하는데 그게 잘안되네요. 하루종일 점심시간빼고 일해도 원장오면 어느새 자리잡아 자신이 다하는양하는 상사와 언제까지 같이 있어야할지... 지금이라도 당장 사직서를 내야는데 마이너스통장이 눈에 아른거리네요. 아니 무엇보다 집에서 주부로만 있어도 될까? 그래도 다들 직장을 관두면 안된다고 충고했는데... 라는 생각에...
우리 시어머니 지금 시누이집에서 이렇게 열심히 살면서 바둥거리는 절 욕하고 있겠죠? 평생 돈이라는 것을 벌어보지 못하여, 정말 세상물정모르고 쇼핑이나 보석만 좋아하는 시어머니, 그래도 류마티스있어서 매달 10만원 병원비 빠뜨린적 없고 명절비, 집개조하고, 새차사고, 도련님컴퓨터사고... 맏이라 다해줬는데 일일이 가계부쓰는 제가 못마땅하다네요. 그런데 손은 얼마나 잘 내미시는지 당연한 듯이 돈받아가는 당신... 그돈이 남편봉급으로 모자라 아이떼놓고 며느리 온갖스트레스 다 받아가며 번돈인것 아실까요?
참 우울하네요. 만약 내가 결혼안하고 서울에서 그 좋은 직장다니고 있었다면 지금쯤 훨씬 근사한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겠죠? 한국에 사는 여성이라 결혼이라는 희생이 이렇게 큰가요? 너무 우울해 넋두리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