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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영업


BY 힘든 아줌마~ 2002-10-24

이웃 엄마의 소개로 교육만 받으면 된다는 감언이설(?)에 속아서

어쩔수 없는 카드일에 뛰어들게 되었다. 첫달은 아는사람을 총동원

해서 그쪽에서 요구하는 점수를 간신히 맞췄다. 알다시피 한국은 카

드시장이 포화상태에다 제살깍기영업에 연체율증가로 많이 고전하는

중에 영업소는 신규카드를 받아오라고 난리고 한달간 일한 수당은

한달후 지급하는 볼모로 잡혀있는 형세다. 그래서 오늘은 소위 말하

는 맨땅에 헤딩하기라는 맨투작업을 했다. 근데 이게 장난이 아니다

그전에도 여러번 나가서 어느정도는 감이 있다고 생각했으나 오늘은

가는족족 퇴짜다. 하긴 카드없는 세상은 없을테니까 여러번 말할수

없는 거절과 수모를 당하니 너무 기운이 빠지고 힘만든다. 시내 한

복판에서 날은 춥고 정말 뭐라 말할수 없는 수치심과 모멸감, 열등

감에 시달렷다! 그런데 그렇게 고생을 하고도 난 단한장도 못했다

같이 갔던 동료들은 그래도 몇장씩 훈장처럼 신청서를 내앞에서 펼

친다. 기운이 또 쫙빠진다. 누구보다 사람들 대하는 것이 자연스러

웠던 내가 제일 헤매고 점수도 엉망이다! 힘들게 나의 일을 마치고

오니 우리 남편은 겨우 컴게임만 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울화가 치

밀었다. 집안은 엉망이고 신문은 함부로 내펭게 쳐있고 양말도 아무

데나 벗어던져있고 ... 기어이 큰소리가 나고 말싸움이 벌어졌다.

오늘의 울분이 나도 모르게 터져서 기어코는 눈물을 쏟고야 말았다.

그러자 남편은 미안한지 아무소리 못하고 날 등을 두드리며 달래줬

다. 그사람도 사무실에 얼마나 많은 카드모집인이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속상하다고 하며 돈이 부족하면 부족한데로 그냥 편하게

살자고 한다! 카드신청서 하나를 받자고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보인다는것이 우리 남편에게도 자신의 무능을 확인 시키며

마누라까지 바깥으로 내돌린다는 자괴감이 들은 모양이다.

대충 전쟁을 무마시키고 저녁을 건성으로 먹고 집안을 대충치우고

세수하고 티비앞에 앉으니 하루가 허망하고 다리가 너무 아프다.

아무리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아야한다는 것이 지론이지만 오늘은 왠

지 모든 것이 회색빛이다. 아~ 이제 카드에서 벗어나고 싶다~

너무 힘든 이일이 나랑은 안맞는 것같다. 오늘은 아무생각없이 잊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