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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나도 애딸린 이혼녀라네.


BY 글쎄 2002-11-09

오늘 속상한 사연이 많네요.

이혼한님. 남편에게 구타 당한님.

저도 어제 이혼했어요.

서류정리도 다 했구요.

이런저런 사연없는 사람 어디있겠어요.

사실 먹고 살일 막막하고 거기다 내년에

입학하는 아이 어쩌면 좋나 대책 없지만 서도.

그래도 살아 내야죠.

물론 이혼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참고 사는게 전부는 아니랍니다.

제가 어제 법원에서 본 풍경을 잠시 말씀드리자면

오전에 서류 넣고 오후에 시간맞춰 가보니

몇쌍이 더 와 있더군요.

20대 부터 50대 까지

옷차림도 가지가지

어떤 부부는 마지막인데 이럴꺼냐며 웃으며

농담하고 있고 40대로 보이는 부부는 아주머니가

붉어진 눈시울로 않아서 멍하니 있고 그 옆에서

늙수그레한 아저씨가 눈을 감고 벽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어요.

또 눈 아래쪽에 생긴지 얼마 안된 상처를 갖은 젊은 여자가 연신

얼굴을 가리며 남자와 소곤대고 있었고

어떤 젊은 엄마는 초췌한 모습에 검게 기미낀 얼굴에

화장도 안하고 머리는 대충 뒤로 빗어 고무줄로 묶고

5개월도 안되보이는 아기를 업고 있고 남편은

하얀 트레이닝 복에 말쑥하게 입고 두리번 거리며

담배를 피우고 있더군요.

저는 어쩌고 있었냐구요?

집에 혼자 남겨둔 아이에게 연신 전화하고

옆에 있던 남편과 가끔 아이에 대해서 얘기를 하며 있었죠.^^

흔하게 주변에서 볼수 있는 40, 50십대 아줌마의

그 황당한 표정 정말 슬펐구요.

간난아기를 업고 온 여자분도 정말 마음 아팠어요.

저 참 오지랖도 넓죠?

당장 저도 다음주부터 일자리 알아보고

시청가서 모자가정 지원금도 신청하고

애 학원도 여러군에 알아보고 해야 겠어요.

인제 정말 게으르지 않게 씩씩하게

잘 살아야 겠어요.

행복하게요.

근데 오늘 남편 생일 인데 한편으론 참 안됐네요.

하지만 지 복인걸 어쩌겠어요.

아침에 아이좀 볼수 있을까 하고 불쑥 왔는데

거절은 했지만

정말 불쌍해 보였고 눈물이 쑥 빠질라는거

참느라고 혼났어요.

순간 순간 그가 했던 행동과 말 들이 생각나서

화도 나지만

그래도 그 말이 지금의 내 상황을 덜 불쌍하게

느껴지게도 하네요.

너 그랬지 잘 살아라 이런 기분요.

한때 내 남편이었던 남자.

나중에 보게 되더라도 초라한 모습 안봤으면

좋겠어요.

아이한테도 니 아빠야 하고 자랑스럽게 말할수 있을정도로...

잘 살아요

당신 말 처럼 내 눈치보지 않고 억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친구도 많이 만나고

돈도 많이 저축하고

나도 잘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