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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열살 아래 여자친구


BY 남편의 여자친구 2002-11-20

너무 속상해 지난번에 글을 올렸더니 그래도 많은 분들이 답을 해주셔서 나름대로 위로가 되었다. 나보다 더 속상한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왜 이리 세상살기가 힘든가 그런 생각도 든다.

근데 잊으려 해도 잘 안되고, 남편과 떨어져 있으려니 나를 이렇게 만들어놓고 혼자 잘먹고 잘자고 할 것 같아 더 속이 안편해 남편을 집으로 불렀다.
매일 술먹고 남편에게 묻는다. 사실을 얘기해주길 말한다.

남편은 여전히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고, 그냥 친하고 편한 사이였을 뿐이란다. 그리곤 아무 얘기 없다. 2년이나 사귄 열살 아래 여자애...
하루에도 네다섯번 전화를 하고, 새벽전화를 하고, 내가 자는 동안 메일을 보냈는데..
나 혼자 미쳐간다.

그가 보낸 사랑의 편지들을 내보이며, 그여자애가 화나고 슬퍼한것을 달래주는 메일을 보이며, 그럼 무슨 일 때문에 이런 메일을 보냈느냐고 해도, 그냥 친하면 그런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란다. 생각도 안난단다. 내가 이렇게 난리치지 않았다면 계속 그랬을 수도 있단다. 굉장히 야한 유머를 대학생인 그애에게 보냈는데 그것도 다 그런단다. 아무한테나..

나몰래 휴가내고 집에 있을 때 그애가 우리 동네와서 점심 같이 먹은 카드내역이 나와도 생각 안난단다.
이따가 만나.. 하고 메일 보낸 날, 압구정동 레스토랑 내역이 나와도 그애랑 안먹었단다.

무엇보다 내가 미칠 것 같은 것은, 내가 이혼을 할 것도 아니란 거다.
그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해준단다. 이혼하자면 한단다.
죽도록 비는 것도 아니고...

그는 여전히 유아적이다.
잘못은 한 것 같은데 그리 큰 잘못도 아니니
내가 빨리 용서하고 원래대로 가자는 거다. 앞으로 안그러면 되는 것 아니냔다.
그게 잘 안된다 나는..
두달동안 잠도 안오고, 밥도 안먹히고, 회사일도 엉망이다.
나만 병들어간다. 억울하다.

막내인 그는 힘들고 불편한 걸 견디기 힘들어한다.
부모님께 단한번도 야단을 안맞고 컸단다. 그건 결혼하고 나도 확인했다. 무조건 오냐오냐 하는 집이다.

그래서 그냥 이혼하는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맞바람을 핀다고 해도 그러라고 할 것만 같다.
그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당장 불편한 처지일 뿐.
아이나 가정이나 이런것보다 자신만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물어보자고 한다.
다른 사람도 나처럼 두달이 넘도록 이렇게 엉망으로 살만한 일인가?
내가 이상하단다.
그런가?
그러니까 당신이 좀 잘해주지....
그런다.
아이 키우고, 돈벌고, 그 바쁜 출근길에 꼭 아침밥은 챙겨주고, 저녁하고 그것만으로도 난 너무 힘들었는데...남편의 한번의 도움이 절실했는데...

내가 딴 여자랑 바람피면 바로 이혼이라고 언젠가 한 얘기를 말한다.
그래서 안잤쟎아. 그러니까 뭐가 잘못되었어? 그런다.
그 여자애는 ...
집안일에 자기 끼우지 말란다.
오히려 내게 훈계하듯이 말한다. 마누라가 잘 안해주는 남편 자기가 돌봐주었다는 듯이.. 결혼하기 전엔 나도 이런 맘 몰랐다.
아내의 입장을 따로 있었다. 그애가 모르는 건 용서를 해야겠지..
언젠가는 알까?

남편 외에는 손한번 잡아본 남자 없는 내가
남자친구와 자는 게 너무 당연한 요즘 여자애와 무슨 대화를 나눌까?
완전히 병신이 되고 왔다. 걔와의 만남에서..

딸애한테는..
네가 너무나 보고싶어하던 영화 있쟎아..
그거 엄마가 너 안보여주고 네 친구랑 몰래 갔다면
네 기분 어때? 그리고 너 속였다면..
네가 혼자서 집보고 있는데 엄마나 아빠가 다른 사람들이랑 맛있는 것 먹고 새벽에 들어오면 네 기분 어떨것 같아?
엄마 아빠가 너말고 다른 누구에게 더 많이 사랑을 쏟고 시간을 쏟고 그랬다면..
엄마가 그런 기분이라서 지금 아빠랑 안좋아.
네가 이해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
엄마가 아빠 용서해 줄 수 있을 때 그때 용서해줘 그럼.
그런다.

이런 얘기를 해야하는건지 사실 혼란스럽다.
하지만 다큰 딸애에게
문제가정에서 크고 있단 느낌보다는 현실을 겪어나갈 능력을 주고 싶다. 역효과가 있을 지도 모른다.
아이는 내 전부다.

이혼을 한다고 해도 그는 또 그럭저럭 살 것이다.
이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