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어머니께서 저희 집에 오셨습니다.
전 지금 임신중인데 남편은 제가 힘들어해도 오락이나 TV만 열심히
보는 사람입니다. 뭘 하나 시키려면 열댓번 이상 말을 해야 그나마 할까말까... 이제는 지쳐서 아예 제가 모든걸 다합니다.
맞벌이임에도 집안 살림 하나 도와주지 않는 남편탓에 입덧이 심할적에도 밥이며 설겆이 청소등을 다 했죠.
출퇴근거리가 멀어서 피곤하려니 스스로 위로하면서 말이에요..
그런데 얼마전 시어머니께서 올라오셨어요.
그날 저녁... 저녁을 먹었는데 남편이 시키지도 않았거늘 자진해서 그릇을 싱크대로 옮기고 반찬을 냉장고에 정리해서 넣고 설겆이를 하는겁니다.
제가 잠시 안방에 들어와 있었는데 거실에서 어머님이 남편한데 그러시는거에요.
"어쩜 저렇게 자상하게 잘하냐.. 누가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
전 정말 속에서 열이 부글부글 끓어 올랐습니다.
평소에는 엉덩짝 한번 들지 않는 남편이 시어머니눈에는 마누라한테 저렇게 자상한 남편상으로 보이니 말입니다.
남편은 아마 큰 형님 내외가 부부생활이 원만하지 못하여 늘 어머니께 걱정을 끼쳐드리고 있으므로 우리라도 행복하게 잘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게는 위선적으로 보일뿐입니다. 평소 힘든건 저 혼자이니까요.
하다못해 평소 퇴근해서 자기가 벗은 옷이라도 옷걸이에 제대로 거는 남편이었다면 제가 이렇게 열이 나지는 않았을겁니다.
그래서 전 밖으로 나가서 모든 사실을 이야기했죠.
평소에는 손가락하나 까닥하지 않는 사람인데 어머니오시니까 괜히 하는척하는 거라구요..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그래..? 난 또 평소에도 잘하는줄 알았지.."
하시대요..
하지만 울 어머니는 당신 아들이 이 세상에서 마누라한테 제일 잘하는남편인줄 압니다. 왜냐면 비교대상이 큰 아들뿐인데 큰아들은 일년사실사철 말한마디 하는 법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자기 부인과도..
이 치사한 남편을 어떻게 고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