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럭저럭 살아왔습니다.
결혼하고도 10년이상 직장생활을 했지만 별 불만 없었고
시댁과도 그럭저럭 지내온 둘째 며느리.
우리 신랑은 어디 내놔도 호인이란 말을 듣는 사람이고,
아이도 그런대로 올 곧게 자라와서
난 내가 행복한 줄 알았습니다.
지난 한달
엄청 아파서, 정말 뼈마디 마디가 다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얼토당토 않게 유방에 혹이 있다더군요.
별 걱정 없이 맘모촬영이니 초음파니 했는데
조직검사까지 하자는 겁니다.
갑자기 겁이 나더군요.
유방암.
온갖 사이트 다 찾아가며 연구했지만
나와 상관이 없을거라 애써 위로하며
조직검사를 했습니다.
근데..
종합병원이란 데가 워낙 사람이 많아 검사하는 데도
일주일, 결과도 4일 후 사람 피말리게 하더군요.
1차 검사가 아리송하게
의사선생님 말로는 좀 안좋게 나왔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그런 느낌.
세상이 동전만해 지고.
뭐라 말할 수 없이 끔찍한 그런..
내 아이 이제 10살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매면서
2차 조직검사 했습니다.
1차때와 달리 맘모톰인가 하는 것으로
수술을 해서 몽우리 자체를 일단 떼어냈지요.
몽우리가 3개나 되서
어차피 이번 검사로 모든게 끝나지는 않겠지만
어째거나 내일모레 그 결과가 나옵니다.
제일 속상한 것은
칠순 넘은 우리 엄마,
못난 딸 땜에 서울끝에서 인천까지 출근하다 시피하며
눈물바람이시고, 언니들도 다 난리들인데..
정작 우리 신랑은 그저 그렇더군요.
게다가
그 와중에 우리 시어머니, 시누이
김장하는데 안오고 전화도 없다고
득달같이 야단인데.. 그날은 맘모톰 수술하고 입원했다
퇴원한 날. 꼬맨자리가 아파 누워있기도 어려웠는데
눈물이 다 나더이다.
정말 피와 물은 다르구나.
그동안 좋은게 좋다고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빚내가며
잘했던 시댁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뀝니다.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너무 외롭고 속상합니다.
걱정하실까 말도 안하고 끙끙 앓다가
수술한거 말씀 드렸는데..
오늘 불쑥 전화해서 시아버님 독감으로 아프시다고
하십니다. 오라는 거지요.
다른때는 물론 갔습니다.
시댁까지 2시간 거리.
멀지도 않으니까요.
근데 지금은 마음이 그렇지 않습니다.
내 몸이 어떨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미칠것 같은데..
우리엄마, 언니 속상할까 말 못하고,
우리 신랑 뚱할까 말 안하고
그냥 삭히다 보니 터질것 같습니다.
살다보니
이런일도 있네요.
아무 자각증상도 없었는데.. 내 손으로는 몽우리도 안 만져지는데.
저, 너무 속상합니다.
내 몸때문에, 시댁때문에, 그리고 신랑때문에
배반감때문에 너무 속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