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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 생신상을 차려주고 나니...


BY 한국주부 2002-12-03

저번주 일요일 시아버지 생신이었답니다. 맏며느리인 제가 당연히 가족초대하고 생신상을 차렸죠.
직장생활도 하고 있는지라 토요일 저녁상이 버거워 남편에게 식당에 예약하자고 하니 굳이 집에서 하자고 하네요. 간단하게 미역국만 끓이면 된다면서...
저 그말 믿고 신혼초에 정말 미역국만 준비했다가 말많은 시누들 3명의 따가운 눈초리와 뒷말 엄청 들었습니다.
우선 집에서 해야하니 목요일 일마치고 할인마트가서 시장 보고 금요일 시부모 대령하고... 시누와 도련님은 토요일날 오시고...
마른 반찬 밑반찬준비하고 소갈비 절여놓은 것 준비하고... 이래저래 준비하니 한상 차려져서 무사히 치뤘어요.
그런데 그일이후 지금껏 우울하네요.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지만 왠지 남편이 밉고...
그냥 왜사는지... 손해보고 사는 느낌...
매번 우리 집안을 비집고 들어오시는 시아버지가 밉고, 잔소리 하는 시누들이 밉고, 효자인 남편이 밉고... 그냥 그냥 우울합니다. 우울한 맘달래러 이방을 찾았어요. 그래도 우리 가족이라고 남에게 욕할곳도 만만치 않고, 내얼굴에 침뱉는 것같고...
우리 시아버지 우리 돈빌려가고 돈 갚지 않은 것 너무 밉고, 한푼 수입도 없으면서 새차뽑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놀러갈 생각만하시는 것이 밉고, 우리 집살때 돈한푼 보태주지 않았으면서 너희 지금 얼마벌었는지 꽤뚫어보며 또 돈빌려 갈생각만 하는 것이 밉고, 아파트 너무 높으니 낮은 층으로 옮겨라고 뻔뻔하게 얘기하는 것, 이제 선물은 돈으로 해라... 정말 정나미가 떨어지네요.
생각없는 시어머니 아버님에게 길들여져 지금껏 정말 생각없이 기죽어 살면서 꼼꼼한 며느리 못내 못마땅해 하는 것도 싫고...
구질구질하게 못사는 시누들 뒷말하는 것도 싫네요. 그리고 효자남편 시아버지의 말한마디에 강아지마냥 꼼짝못하는 초라한 모습이 싫네요.
이래저래 싫고 우울하네요.
나라도 강력하게 나와 지혜롭게 잘살아야하는데 마음약하고 착해 이래저래 구질구질 살게 되네요.
어제 통장정리를 하니 월급날이 5일전이었는데 잔금이 15만원... 이돈으로 남은 25일을 살아야하나...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인생이 이리 구질구질하죠? 우울한 마음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