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58

남편의 각서


BY 각서 2002-12-03

돈문제와 여자문제로 한바탕 난리를 피운후
약을 먹어가며 몇달만에 진정 기미를 보인다.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나로서는..
각서를 한장 쓰라고 했다.
항상 같은 소리 또하고 또하는 삶에 지쳐서
또한번 이런 일이 생기면
종이 한장 보여주고 좀 해결해볼까해서..

그런 것 안쓰고도 잘할 수 있단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젠
남편의 아무리 달콤한 말도 믿을 수가 없다.
이렇게 사는 것도 부부인지..

그래서 어쨌든
각서를 받았다. 각서라기보다 다짐의 말 같은것..
근데 거기에 돈문제와 여자문제가 다시 생기면
모든 법적인 것 포기하고 나가겠다고 쓰게 했다.
싫다고 한다.
내가 머리굴려서
자기 내몰려고 하는 것 같다고..
그렇게까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다.

그래도 울며불며 싸인하라고 했다.
그가 했다.
그러고 나니
의외로 남편은 그 사실에 대해
무언가 부담스러워 한다.
정말 내가 그걸 변호사에게 가져가면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걸까?

내가 10년 전에 이런 것을 받아 놓았더라면
그가 나몰래 보증을 서지도
빚을 지지도
여자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적어도 한번쯤은 긴장했을텐데..

다 그런것은 물론 아니겠지만
왜 남편은 물리적인 협박이 있어야 자신의 행동방향을
정하는 것일까?
나는 근본적으로
가정에 해되는 일은 할 생각도 없고,
또 만약 그럴 일이 있더라도
아이가 생각나고 해서
엄두가 안나는데..

각서가 무서워서 지키는 남편..
그런 남편과 나는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