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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생각에 행복할 수 없다


BY 눈물 2002-12-03

친정엄마와 통화한 후 하루 종일 두통에 시달렸다.
친정엄마는 척추압박 골절 수술 후 3년째 누워계신다.
어렸을 적부터 항상 엄마에게는 잘해 드리고 싶었는데...
내 만삭일 때 엄마가 수술하고 결과가 안좋아 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한달 일찍 진통없이 양수가 완전히
터져 버려 제왕절개로 애를 낳았다.
애를 낳고나선 엄마 불쌍해서 하루종일 울어 누가 보면
눈병걸린 사람처럼 항상 퉁퉁붓고 짓물러 있었다.
자식 예쁜줄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이젠 엄마를 생각해도 가슴절절한 아픔은 없다.
가끔 전화드리면 엄마의 말속에 예전같지 않게 냉정해진 나에
대한 원망도 조금 묻어있는 말을 하신다.나도 자신이 많이
냉정해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가
숨을 쉬기 힘들다.

친정은 내게 항상 무거운 짐이다.
철없는 남동생... 친정부모 노후자금까지 다 거덜내서 본인도
친청부모님도 앞으로 생계가 걱정이다. 앞으로 내가 책임져야 한다.
내 결혼할 때 그동안 모은 돈 이천만원 드렸고 결혼후
수술비 대 드리고 필요할 때 목돈 드리고...나름대로 열심히 해
드리면서 부모님께도 이정도쯤 얼마든지 해 줄 능력있다면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척 했다. 그런데 정말 부담스럽고
이 무거운 짐을 벗고 싶고 친정에 도움받을 수 있는
환경인 친구들이 부럽다.

자식이 키우다보니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실감이 간다.
부모보다 자식이 우선이 되어진다.
나는 절대 자식에게는 무거운 짐을 주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다짐한다.

공무원이니 퇴직하면 연금을 받겠지만 보험사 연금도
적지 않게 들고 있고 항상 나의 노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내가 나이가 들었을 때 자식이 와서 쉴 수 있는
그늘이 되고 싶다. 적어도 자식에게 정신적, 경제적 부담은
죽어도 주고 싶지 않다.

친정부모님.. 너무 불쌍하고 가슴아프다. 글을 쓰는데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리고 그런 부모를 가진 내 자신도 불쌍하다.

내 자식에게는 이런 아픔을 죽어도 물려주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