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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는 왜 부엌에서 식사를....


BY 짱난며느리 2002-12-14

얼마 안 있으면 또 명절이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시모의 잔소리를 감내하는건 이력이 났고, 시집일은 그다지 많지는 않다....워낙 시모는 깐깐한 분이라서 당신손으로 제사음식장만을 해야 직성이 풀리니깐 난 그저 도우는척만 할뿐이다....
문제는 시댁제사지내고 나서 큰집제사 지내러 가는것....큰집어른들은 우리 시부와는 친형제지간이 아닌 사촌이다....시부에게 형제가 없다....큰집 동서랑 형님은 나랑 나이차이가 얼마나지 않는다...30대 초반쯤...큰집가면 동서들이랑 형님은 거의 서서 하루종일 몇차례에 걸쳐 손님상을 차린다...상 다차리고 나선 그나마 시간이 나면 부엌에서 식사를 한다....맘속으론 같은 며느리로선 참 안타깝다고 처음엔 생각했다...
부엌도 넘 지저분해서 밥이 입에 들어갈 것 같지 않을 정도다....
근데 형님과 동서는 자기들이 종일 서서 일하는것에 대해 아무런 불평불만이 없다는 거다.....겉보기엔 신세대며느리인것 같은데, 내 친구들하곤 사뭇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다....그게 지극히 당연하다고 여기는것이다.....
큰집에서 식사때엔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선 며느리인 나도 부엌에서 같이 밥을 먹어야 되는데, 왠지 그러기가 싫어서 시부모랑 같이 방안에서 먹곤 한다....그러는 나를 보고 아주버님이 부엌에 가서 여자들끼리 얘기하며 식사를 해라고 한다....그냥 씩웃고 말았다...
난 동서랑 형님들이 여자들이 부엌에서 식사하는걸 당연하게 여기는게 납득이 안된다....그냥 그런 무리에 끼기가 싫었다. 물론 동서랑 형님은 우리에겐 육촌이라서 그런지 그다지 친하지 않은탓도 있지만....
며느리가 되어 명절날 서서 일하는것도 억울한데 밥먹는것조차도 부엌에서 해야된다는게 나로선 별로 고와보이지 않았다....
큰집분위기가 원래 그런것도 있지만, 며느리의 문화는 며느리자신이 만들어가는게 아닐까싶다....부엌대기로 전락하는가 마는가는 여자인 며느리자신에게 달린게 아닌가......
이번 설명절에도 난 큰집가면 꿋꿋하게 눈치안보고 방에서 밥먹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