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날이 밝아버렸네요.
그저께 시어머니 올라오셔서 고모네서 자고 어제 초저녁에 집에 와서 잠을 자버렸더니 밤잠이 안와 아컴에서 놀다 날을 세워버렸네요.
전날 시댁식구들이 모인 관계로 거의 밤잠을 못 잤었거든요.
가슴아픈 사연들을 읽다보니 얼마전에 겪은 황당한 사건이 생각나
나도한번 써보렵니다.
우리 시부시모님은 아들 다섯에 딸하나 두셨지요.
이주전에 칠순이어서 이삼일전에 애데리고 세쩨 형님과 내려갔습니다.
간단하게(?) 집에서 잔치하자고....
어쩌겠어요? 며느리가 간단하게(?)차려야지....
그래 목록 만들고 시장보고 세살짜리 애들은 고모가 보고 이틀동안
열씨미 음식 만들었지여.
밤잠 거의 못자고,(저는 원래 시댁가면 잠을 못자여)
그사이 식구들 하나 둘 내려오더니 여섯 자녀와 배우자넷(둘은 미혼)
손주 둘까지 모두 모였고 칠순 아침에 식사하고 한복입고 절까지 올린건 좋았습니다.
그리고 1차 설거지
다시 큰 상 두개 붙여서 음식 좌악 깔아 놓고 시부께서는 그 시골에서 클래식 음악까지 틀어놓고 손님을 기다렸더랍니다.
근데...
한명도 오지 않는 겁니다.
단 한명도 .
시고모 식구들도 많진 않아도 근처에 계시고 외숙도 계시고 동네 계모임 도 있으시고 그냥 이웃들도 있는데 단 한명도 오시지 않더니 열두시쯤 되어 외숙 한분이 오셨습니다.
너무너무 반가워 온식구 다 외숙한분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큰상에 가득 차려놓은 음식을...
외숙 가시고 두어시 되니까 자식들이 세째 형님네와 우리(다섯째)만
빼고 한차로 몽땅 서울로 바쁘다며 올라가버렸습니다.
그날은 토요일이었고 나중에 알고보니 모두 일요일까지 쉬는것이었습니다.
해질때까지 개미새끼 한마리 얼신거리지 않더군요.
우리는 너무 민망하고 어색해서 눈치만보고 있었습니다.
모자라면 어쩌나 싶어 두박스나 주문했던 맥주며 소주들...
냉장고가 모자라 식탁까지 쌓아논 음식들....
하루종일 기분이 우울하신 시모도 가만있는데 시부가 갑자기 말문을여신겁니다.
우리시부께서는 기회를 잡으면(꼭 방안에 며느리 혼자나 둘만 있을때,
아들있으면 절대안합니다.) 한말씀하시거든요.
내탓이랍니다.
칠순망친게.....
이유인즉슨 지난 추석에 내가 울어서 이렇게 됐답니다.
세째 형님과 나는 두달차이로 아들과 딸을 하나씩 키웁니다.
여느집처럼 안보면 찾고 만나면 싸웁니다.
형님네 아들이 좀친하자고 치대는 편이고 내 딸은 귀찮아하는 편이라 투닥거리는데 추석 내내 내딸이 귀찮게하는 사촌 동생을 꼬집어 뜯은 겁니다.
원인제공은 형님네 아들이 했지만 눈에 보이는 상처는 내딸이 내니까
추석내내 딸을 야단쳤고 올라가던날 남편이 불편한 내 심기를 자극해
남편과 밖에서 말다툼을 하다가 감정이 북받쳐 울었습니다.
근데 시부님이 내용은 못듣고 우는 것만 보고는 내려와 용돈 내놓은게
아까와 운다고 역정을 내시고 절도 안 받고 우리몰래 드렸던 용돈을
도로 가방에 넣어놓고는 먼저올라간 자식들 한테 모두 당신맘대로 이야기 하신겁니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 손님이 안온 이유가
내가 그날 밖에서 울어서 동네사람들이 보고는 얼마나 며느리 시집살이를 시키면 밖에나와 울까 싶어 그래서 동네사람들 한테 소문이 안 좋게 나서 손님이 안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내려와서 남편 스트레스주지말고 나가서 울지말랍니다.
듣는 순간 피가 확 꺼꾸로 솟더라구요.
얼마나 인심잃고 남한테 안하고 살았으면 매일 부딪치는 이웃지간에
얼마안되는 친인척간에 그냥 생일도 아니고 칠순에 코빼기도 안비칠까 며느리 앞에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며느리 탓을 합디다
그래도 어머니는 며느리 앞에 위신이 안섰던지 칠순에는 돈봉투 들고 와야 하니까 부담스러워 안오나보다고 애써 변명을 하시던데 말이에요.
남편한테 그 이야기를 하루지나 걸러서 했습니다만 핵심은 전달이 되어서 남편이 시부님이랑 싸울뻔 했습니다.
그 착한 막내아들이....
말 안되는 분들인거 알고 살지만 교대로 예상치 못한 창작을 해대는 시부,시모님때문에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는 둣한 기분으로 삽니다.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