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가 애를 봐주시는데
저번 주에 일이 있으셔서 토요일 하루 시어머님께 애를 맡겼습니다.
사실 언니에게 맡기려고 했는데 - 언니가 봐준다고 데려오라 했음 - 어머님이 굳이 데려오라 하시더군요.
본지 오래 됐다고...(참고로...2주 전에도 보셨습니다)
금요일 밤에 데리고 자고 토요일 출근하는 남편 차에 실어 보냈습니다.
그리고 토요일 퇴근하고 남편과 함께 시집으로 가보니 시어머님...아파 누워 계시더군요. 아이구...그렇게 몸이 안좋으시면서 왜 애는 데려 오라고 하신건지....어머님 죽도 제대로 안드시면서 울 애 보신다고.....고마운 마음도 있지만, 어차피 토요일 반나절인데 굳이 애를 데려오라고 하신건 저희 부부 오라는 뜻이구나 싶더군요.
저...쌀랑한 며느리 아닙니다.
아버님이랑 나가면 딸인줄 알지요.
그래서 그런지 아버님...저 시집에 오는거 너무 기다리십니다.
어쨌든 그렇게 토요일 저녁상 차려 먹고-상차리는거요? 이젠 새발의 피지요. 그정도야...가쁜하게 하고...설겆이 하고....
과일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데 큰형님 이야기를 꺼내시더군요.
큰아주버님이 성형외과 의삽니다.
대학병원에 스탭으로 있다가 개업하려고 외국에 연수 가 있지요.
큰형님 아들을 못낳아 세째까지 낳고(덕분에 첫 아들 형님보다 먼저 낳았다고 저 눈치 엄청 봐야 했었습니다. 우리 아들~ 한마디 했다고 시어머님께 혼나구요.....첫앤데.....기쁘고 좋다는 내색 한번 못했었어요) 지금 혼자 있지요.
그 형님이 생활비가 모자라서 이제 도우미 아줌마를 안쓰기로 했다, 큰애 학원도 하나 줄인다고 한다고 알뜰하다고 칭찬하시는 말을 듣는데...순간 속에서 울컥하더라구요. 울 신랑이랑 저랑 둘이 버는 것보다 아주버님 벌이가 더 많았었습니다. 지금 세 달째 수입이 없지요. 그 세 달만에 생활비가 떨어질 정도?
저...맞벌이 하면서 남편보다 월 50-70은 더 법니다. 아이도 친정에서 봐주시구요. 때때마다 용돈 선물도 형님보다 더 잘해 드립니다. 울 형님 애 하나 일때도 애 핑계대고 맞벌이 하는 저한테 일 다 떠맡겼구요(명절에 제일 늦게 다 할 때쯤 나타나고 생신 때는 안오고). 애 둘 되니 첫째 저한테(저 고등교사라 여름방학,,, 보충수업 20일 넘게 하는데도...신혼 5개월이었구요) 한달간 맡기더이다. 그런 형님 애 셋되니...엄청나지요.....
그 형님 입이 마르게 칭찬하시는 부모님께...그렇지요 애 셋키우며 살림까지 다 하는거 힘들지요..형님 애쓰시네요...하고 말하고 나오는데...제 뒤에 대고 형님 배우라시더군요. 그 말 한마디에....
난 울 형님 한심한데....어떻게 살림 살면 3달 수입없다고 그 많던 월급 다 어째고 생활비가 없답니까? 초등 큰아이 학원 8개 보내던것 하나 줄이니 알뜰?
왜...아들래미 낳고 3주 만에 교회 안나온다고 채근하시고....3주 지나 도우미 아줌마 쓰려니 그냥 살근살근 혼자 애보며 살림 해보라고 할 수 있다고 하시던 어머님 목소리가 생각나는지....
저 맞벌이 하면서도
시집 일...빠지지 않고 다 했고....적어도 형님보다는 잘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데......
그리고 도우미 아줌마 한번 안쓰고 아껴 살면서 돈도 열심히 모으고...덕분에 부모님 선물도 잘 해드리며 그렇게 사는데....
형님..굳이 비교하고 싶지도 않은데....
형님이 현명하게 사는 거구나....싶은게....
맞벌이 하는데 뭐 버는 거냐고(내가 더 버는데...) 키우는게 최고라고 가슴에 대못 팍팍 박으며 저 일하는거 무시하시던 시엄니 얼굴도 떠오르고....그래서 시집 1년 살면서 며느리 밥 한번 안해주셨죠...저 무지 고생했었습니다. 새벽 5시부터....
힘이 확 빠지더군요....
이제 내가 맞벌이 하는 것도 괜찮은줄 알았는데... 내 힘든거 내가 진심으로 잘하려 했던거 다 지금은 알아주시는 줄 알았는데....
보고 배우라는 한마디에 여태 서운하고 힘들었던게 다 되살아 나는게.....일하는 병신.....너무 속상하더군요.
저도 이제 도우미 아줌마도 쓰고 애 핑계대로 늦게 나타나 돈은 세 형제 똑같이 나눠야 한다고 말하며 자기 집안 일 때문에 형제들 다 휘둘러대는 염치 없는 형님 본받아...수입 3달 없으면 생활비 떨어지는 그런 형님처럼 소비를 미덕으로 알며 살아야겠습니다.
다시 한번...형님에게 머리가 숙여지는 주말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미련했나 봅니다.
제가 건강해서 일할 수 있다면 일하고 돈이 되면 돈내고...
큰형님 뽐새 보고 더럽다...차라리 내가 다 하고 살아야지 기대를 말자. 그럼 누군가 니 수고했다..그러고 알아주겠지 했는데....큰데 돈쓰고 작은데 아낀다를 신조로 알고 살았는데.....
이런 미련 곰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