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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요지경이라더니.


BY 아내 2002-12-17

어젯밤에 남자동창생이 찾아왔더랬습니다.
집엔 남편과 저...이렇게 있었죠.

그 친구는 들어오자 마자 검은 봉지에 든 소주를 꺼내더니 술상을 봐달라고 하더군요.
마침 저녁반찬으로 끊여놓았던 돼지고기찌게를 내놓았죠.

한잔....

두잔....

눈에 맺힌 눈물의 의미가 뭔가 감이 잡혔습니다.

이곳엔 여성들의 공간이라서 그런지 아내,며느리로써의 고충이 대부분이군요.하지만, 제 친구는 반대의 입장으로 아파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왕비라고 착각하는 아내.
연년생 두 딸을 키우는 것이 안쓰럽고 힘들걸 알고 밖에서 일마치고 들어와도 군말없이 아니, 당연하다는 듯이 해줬던 설걷이와 청소,빨래...

사업상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아 힘들어 녹초가 되어 들어와도 반기는건 가득 쌓인 설걷이.

어제 낮엔 분리수거 하는 날이니까 일찍 들어오라는 전화를 받았답니다. 그래서 이 친구는

" 자기야, 내가 회사에 얽매인 사람이였다면 그래도 이런 일로 날 불러내서 시켰을까? 그건 아니잖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좀 하면 안될까.... "

친구의 아내하는 말이 그렇게는 못산다고 했답니다.
아이들 어린것 연년생 키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줄 아냐구 따지더랍니다.

알지요.
왜 모를까요.
그래서 이친구는 밖엔 일 이외에 집안일까지 도왔던건데...

같은 여자지만 요즘 여자들 참 억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없이 받으려구만 하는 사랑.

결혼이 뭘까요?

주례선생님 앞에서, 하나님앞에서 어떤 힘든일이 있어도 서로 하나되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노력하며 살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요?

요즘은 그 약속을 너무도 가볍게 깨뜨리는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남자도 마찬가지구요.

결혼은 결코 혼자 편하거나 행복하려구 하는게 아니잖아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신이 인간을 만드실때 분명 남자의 할일과 여자의 할 일을 분담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아내로써의 역활에 충실해주고, 남편의 역활에 최선을 다해주는것이 당연한거 아닐까요.

제가 여성들의 공간에서 이런 글을 올리는것은 다름이 아닙니다.

친구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보면서 밖에서 사업하면서 사람들 비유맞추고, 목숨걸고 운전하면서 일하는 남편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가정이 아닌, 또하나의 노동과 스트레스의 공간이 된다면 과연 결혼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아이들 예방접종 해야 한다고 일하고 있는 남편을 집으로 불러들이는 부인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다른 여자들은 아이 포대기에 업고 택시타고 잘만 다녀오는 곳을 왜 자기 부인만은 그걸 거부하고 자신을 힘을 굳이 빌려야만 하는지 이해못하겠다는 친구의 울부짖음.

여성 여러분!

저도 여자이고 아내이지만, 우리 정말 남편의 자리만큼은 인정해주고 존중해 줘야 하지 않을까싶습니다.
가정에서 세워주는 남편은 밖에서도 당당하다고 합니다.

물론, 이곳에 올려진 속상한 글 중에 남편노릇 못하면서 철없이 남편이란 명목하에 군림하려는 뻔뻔한 남자들도 많지만요.그건 배제하더라도 우리의 기둥이자 아이들의 아버지인 남편의 존재를 인정해주고 사랑으로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 남자들 불쌍한 사람 참 많아요.
정말...

돈버는 기계로 전락해버린 아버지의 자리....
아이들 눈에 비쳐진 아빠라는 존재의 의미...
늦게 들어오는 사람, 돈버는 사람, 로봇같은 존재.눈치보는 아빠.

우리 아내들이 지켜줍시다.
아이들 커서 분가하고 나면 서로 의지하고 함께 산책해줄 사람은 지금 곁에 있는 내 남편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