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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일이 자꾸만 생각나네요.


BY 맘이 시린 여자 2002-12-30

많은 분들의 사연들을 읽으면서 꼭 내 이야기같아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또 위로가 되기도 했었는데...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글을 씁니다.
남편이라는 한 사람으로 인하여...제 삶이 이렇게 뒤죽박죽이 될 줄이야...그동안(9년) 남편을 너무 많이 믿고,의지했었는가 봅니다.
지난 여름의 어느날...휴가가 끝날 무렵...그것도 새벽 1시에 남편 휴대폰으로 문자메세지가 왔습니다.
의아한 나는 남편에게 확인하라고 했더니, 글쎄 찔리는게 많았던지...확인을 안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빨리 자자고 재촉을 하더군요.
그때의 여자의 예감이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더니...자꾸만 예전의 번호만을 알려주고...난 계속 입력해도 안되더군요. 그러면서 휴대폰을 뺏는거예요.
난 알아야겠기에...칼을 가져왔죠. 말하라고...
그랬더니 그때서야 이실직고를 하는 거예요. 첨엔 거짓말로 초등 동창 여자인데 그여자가 자기를 좋아한다나...그래서 전화번호 대라고 했더니...거짓말로 안되겠는지...술집여자라고 하더군요.
노래방 갔다가 아가씨랑 2차를 갔대요.
근데 더 웃긴건 그것으로 끝난게 아니라...나 몰래 몇번 메세지를 주고 받고...놀러 오라는 말에 친구데리고 또 간거있죠.
그때는 친구가 같이 있어 2차는 못갔나봐요.
나 몰래 한번 잤으면 끝낼 것이지...무슨 미련이 많았던지...질질 끌다가 저에게 들통이 난거예요.
사실을 알고난후 며칠동안 떨어져 지냈어요.
그 며칠동안 난 잠도 못자고...너무 큰 배신감에 결국 신경정신과를 찾았죠. 의사왈 '용서하고 안하고는 신만이 알수 있다. 용서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 또 생각나서 괴로워할수 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이 딱 맞네요.
남자가 한번 그럴수도 있지...한번밖에 안 잤다는데...스스로 위로하면서 아이들 잘 키우면서 더 행복하게 살리라 생각했는데...가끔씩 그 마음이 무너져내려요.
여름 휴가무렵...왠지 신랑이 다른때보다 더 활기차게 생활하던 모습,옷한벌 사준다고 나를 꼬셔놓고...밤에 밖에 나갈려고 애를 쓰던모습,또 평상시와는 다르게 감상적으로 변해서 나에게 메세지를 보내질 않나...커피?熾【?비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표정으로 차를 마시던 모습...이 가끔씩 떠오르면서 가슴속에 뭔가가 치밀어 오르네요. 그리고 순진한건지...남편이 모텔과 노래방 이름을 가르쳐 줬는데...집에서 10분거리...거의 매일 지나다니죠. 그것도 기분이 아주 더러워요.
물론 신랑은 그때의 일을 미안해하고...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서 끌렸던것이 아니라...동물적인 미련이 있었다고 위로아닌 위로를 하네요.
그러면서 나를 눈에 넣어도 안 아플만큼 사랑한다는 그에게 난 '사랑에도 믿음과 책임이 따르는 것이야'라고 말해 주었죠.
결혼 9년동안 나를 위해 살기보다...맏이 노릇하느라,남편,애들 챙기다가 보니, 결국에 남는건 허전하고 허탈한 마음 뿐이네요.
사소한 마음까지도 친구나 친척을 찾기보단...남편에게 얘기하고,도움을 구했었는데...지금은 그러고 싶지가 않아요.
이제 이틀만 지나면 새해가 밝아 오는데...모든걸 털어버리고 싶어 용기내어 적어봤는데...과연 앞으로 잊어버리고 다시 남편을 믿고 행복하게 잘 살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여러분들도 새해엔 슬프고 괴로운 일보다, 기쁘고 즐거운 일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줌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