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177

제 애기 들어 보십쇼


BY 나도 사람 2003-01-29

질문이 있는데요
저는 맏며느리고 이제 결혼한지 삼년이 되가거든요
그런데 명절날 저는 장을 안보거든요
여기 오시는 맏며느리님들은 직접 장도 보시나 본데. ..명절 전날 가서 일을 하는데요
제 동서가 저더러 맏며느리 노릇하면 저에게 대우해 주겠다고 하네요
요지는요 저 결혼하고 7개월 정도 들어가 살았었는데요
그때 명절이며 제사땐 의례 시엄니랑 같이 장보러가고
음식차리고 명절땐 큰집에도 들려서 차례지내고
일 도와드리구 다시 본가에 와서 일하고 친정 갈려고 눈치보고 그렇게 살다가 분가하면서
아이를 가졌구 아이 기르면서
꼬박 1년이 훌쩍 넘어 갔는데요
분가 한 다음부턴 시엄니 저에게 장보자는 소리도
저더러 보라는 말씀도 없으시구요
제가 할려고 해도 시키지도 않고 시아버지와
장을 보시죠 오히려 어머니는 그걸 더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어찌할 수 없게 되고 또 아직 제가 하는 거 마음에 안들어 하시니 그냥 따라만하는데
문제는 동서가 들어오면서 생겼죠
제가 큰일을 다 떠 맡아 하지않고 아직 시엄니도 제게 일을 주지 않으려 하시는데
저더러 제사며 일을 다 하라는 거예요
얘기인즉 전 동서가오면서 집 안 대소사모르니까
행사때마다 직접 집으로 찾아가거나 전화를 해서 같이 상의 하자는 식이였거든요 가까운데 사니까 같이 가는게 보기도 좋고 여러모로.. 저는 제가 생각해도
너무 배려하는 식이였어요
왜냐면 제가 시집에 살면서 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 심정을 알아 배려를 한다 한거엿죠
그리고 시집에서 일할땐 전 시엄니 졸졸 따라다니며 일하고
설거지 그릇통에 보이기가 무섭게 치워대고 처음 일하는 동서에게 힘들지 하고 따뜻하게 위로도 해주고 마실 것도 챙겨주구 먹여주고 했는데....
일을 시켜도 이것좀해 그러면 기분 나쁠까봐 이것좀 해줄래 하며 부드럽게 하고
암튼 그랬는데
그렇게 일년이지나고 나서
식구들 생일 때는 제가 먼저 전화해서 상의했는데
명절이나 제사때는 아예 제게 전화를 안하구요 시엄니한테 다이렉트로 하더라구요
나참.
몇번 그런 일이 있구나서
알아보니 자기 속마음엔 제가 형님같아보이지 않았던거예요
저더러 형님할 도리나 잘하라고......
욕만 안 햇다 뿐이지 반말까지 하데요
제가 가까이 사니까 다른때 내가 찾아가 의논하자고 했으면 적어도 명절이나 제사때는 나한테 전화해서 뭐 사갈지 의논이라도할 수 있는거 아닌가 하고 한마디 했더니
되로주구 말로 받았다니깐요
일은 지가 다했고 나더러 뭘 했냐 지는 할도리 다해서 할 것 없다
시엄니 그래서 나만 이뻐한다
나참 유치해서 이제 결혼한지 2년도 안됐는데 할 도리라니.
저는 뭐 나가서 애를 낳고 들어왔습니까 아님 도박을 해서 탕진하고 돌아온 사람입니까
완전히 뒤통수 맞았어요
동서는 가까운데 살아도 각자 시엄니한테 연락해서 시집에서 만나쟤요

저는 이럴때 어떻게해야하나요
제 입장에서
다른 맘들보다 할 일이 없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전 시집에 들어가 살면서 스트레스 엄청 받으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면 제가 더했지 동서처럼 뭘해야 몰라 멀뚱히 서 있거나 하진 않았거든요
전 시집에가도 일이 없어도 여기저기 빡빡 닦구 하는데
동서는 방에 들어가서 책보고 있을 때도 있어요
그리고 시엄니는 제가 분가하면서 애 낳고 기르니까 왔다갔다 할 수 없으니
미리장을 봐 두시는거구 워낙 다니길 좋아하시니
당신 볼일 좀 보실려고 미리 일을 해 두시기도 하죠
제가 얘기를 해도 하지 말라고만 하시는데 어떻게하나요
그리고 제가 무슨 죄인도 아니구
제가 뼈빠지게 노농을 해도 자기 눈엔 안 찼는지 설사 차더라도 당연시 하더라구요 맞이니까하면서
참네
그런 동서가 저희 집에서 몇번 밥을 먹어도 자기가 먹은 그릇하나 안치워요 왜 치워야 되네요
다들 그런가요 그릇통에 딱 넣어놓구 나가요 제 앞에서
그리고 시엄니 옆에만 딱 붙어서
시엄니 보는 앞에서만 하는척
보다 못한 시엄마 말은 못하고
대신 몸으로 보여 주시는데도 몰라요
그리고 지난 추석땐 큰집에서 먼저 차레를 지내는데요
밥만 먹구 그냥 본가로 가버린 거 있죠
저에게 아무 말도 없이 말예요
암튼 절 황당하게 만든일 넘 많은데
제가 벼르고 있다 한마디 한 거엿는데 자기딴에도 그랬나보더라구요
제가 그동안 싸였던 얘길 하니까 저더러 집안 일 자기하고 상의하구 저에게 집안 대소사때 자기한테 전화해주래요
그리고 맏며느리 도리나 하라구 아니 저 같은 경우엔 끽소리도 할 수 없구 저자세로 어떻게 할까요 하며 굽신해야 합니까?
전 그래도 할 것 다 했습니다.비록 3년 되었지만 남들 못지 않은 아픔일찍 겪었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살아가는 제방법 만들고 있는 중이구요 그리고 시집 제사도 모잘라서 저희와 6촌인 큰집에제사때 가서 새벽까지 일하고 다녔구요
참고로 큰집은 1년 제사만 10건정도 됩니다
그런데 동서는 거의 안 가구 가도 제사 지내는 그 시간에 맞춰 가구요 음식준비도 안도와 주구요
그리고 남편하고 같이 움직여 나가구
저희 신랑이 집장만할때 도와준것도 고맙다는 얘기 한마디도 안하구
왜 여기에 집을 샀냐는 식이구
시집에선 식구들 돌아가며서 한명씩 끼니때마다 상차려주구요
첫 생일 상도 못 받아봤어요 저.
그리고나서 애 갖구 기르고 이제 돌지나서 한숨돌리고 싶은데 저는 그럴 자격도 없단 말입니까?아랫사람무서워서 정말 열받구
제가 어찌해야하나요?


그러고 나서 전 생각했죠
잘 해줄 필요는 없다는 걸 느꼈죠 1살 차이밖에 안나는데 제가 나이가 어렸으면 아예 주먹질도 했을 것 같더라구요
동서의 맘을 아니 속은 후련한데
저는 그와중에도 사태를 잘 해볼려구 서로 연락해주자고 얘기했죠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애요 왜 끝까지 같이 할려고 했는지.....

맏이는 개인 사정도 없고 무조건 아랫사람 눈치보면서 일해야하나요?
나참 억울해서 요즘들어 장만 안본다 뿐이지 할 건 더 할려고 하고 하는데 나참 자기 성에 안찬다는 식으로.....
그리고 시엄니한테 이쁨 받는다는데 정말 유치 하더군요 전 비록 7개월 식구들과 살았었지만 7년 산 것마냥 힘들었구 누구보다도 그 성격들 잘 압니다.전 전혀 부럽지 않습니다
단지 열 받는건 제가 신경쓴다고 신경쓰고 친구처럼 동생처럼 생각했던 그 모습에 실망 스러운거죠
따지고 보니 결혼 전부터 저에게 인사 제대로 안하고 하는 태도가 약간 절 의식하는 것 같더라구요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는데 그게 그거였어요
앞에선 웃으면서 뒤에선 칼을 품고..
저에대해 이러쿵저러쿵 시집에 대고 말하구
자기가 일에 서툴러서 더 힘들었나본데 상대적으로제가 편해 보였나보죠 기가막혀서
그래서 전 그 말에 더 자극 받지 않기로 했어요 전 그냥 하던대로 할 생각이니까요 해왔던대로
저 결혼해 같이 살자구 해서 같이 살구 그 성격들 다 겪고
시아버지 환갑때 손자 안겨주구 그리고 이제 좀 아이가 자라 숨을 돌릴려 하는데...
자기는 무슨 도리를 했다는 건지 처음엔 다 그렇게 하지 않나요?
그리고 알아보니 시집에 연락도 잘 안하구 집에도 안온지 꽤 됐다는데

의지할 친구 같다고 좋아했것만 제 편은 아무도 없네요
저 졸지에 이상한 인간 됐어요
그래도 어딘가엔 제가 틀리지 않다는 거 알아줄 사람 있다구 믿으며 위안 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