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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


BY 울보 2003-01-29

나 혼자만 힘들어서 잠못들고 있는지 알았더니,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많은것 같아 위로도 되지만...가슴도 많이 아프다.

하루빨리 대한민국 남자들의 의식이 바뀌어 남편땜에 괴로워하는 주부들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난 남편에게 히스테리를 부렸다.
몇일에 한번씩은 꼭 퍼부어야, 응어리진 가슴이 조금은 후련해지는것 같다.

당신 술집여자랑 바람필때 나에게 죄책감 안 들었어?
그때 왜 나에게 사탕발린 소리 하고 다녔어?
어쩌다 한번 그랬으면 끝내야지...왜 나몰래 연락주고 받았어?
술집여자에게 무슨 미련이 그렇게 남던?
미련이 남아서 그여자 소지품 갖고왔어?
결혼하고 너가 나에게 해준게 뭐가 있다고, 그런 상처까지 주냐?

등등....울며불며 나혼자 발악했다.

우리 남편...죽는다고 강가에 갔고, 난 목적지도 없이 차를 운전했다.
그래도 둘다 죽지못하고...집에 들어왔다.

남편!
남들이 보기엔 인상좋고 성실하고 자상하고...좋은회사다녀 돈 많이 벌어오는줄 안다.
나몰래 대출받아 주식해서 빚이 억이 넘는다.
그 상황에 나 몰래 친구에게 돈도 빌려준다. 빚내어서...
나중에 들통나서...내가 알게되면....신랑하는 말이 더 가관이다.
내가 신경쓸까봐서란다.

편찮으신 시부모님 모시면서도, 집에만 오면 말이 없는 남편이여도,여러가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내겐 하나의 믿음이 있었기에 참을수 있었던것 같다.

-세상에서 오직 나 하나만 사랑하는 남편이다-

남편은 그 믿음마저 저버렸다.
그러고도 당당하게 나를 사랑한단다...나쁜놈!
말로만 하는게 사랑인가!

며칠은 용서가 되었다가 또다시 뭔가가 치밀어 오른다.
이제는 이렇게 히스테리부리는 내가 싫다. 더 비참해진다.
나를 사랑하리라...이제는 나만 사랑하리라...수없이 다짐하지만...또 다시 무너진다.
건강도 나빠져서 병원약을 달고산다.

두아이의 얼굴이 스친다.
그래서 이렇게 한없이 절망했다가도
또 용기를 내어본다.
절망의 크기만큼 행복도 찾아오리라 기대하면서...

모두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