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한테 들은 애기다. 시어머니가 아는 아주 용한 사람은 전화상으로 그 사람 목소리만 들어도 그사람에 대해 다 알아맞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사람이 시어머니한테 그랬단다.
지금 당신 아들한테 여자가 있는데 밖에서 씨앗을 보게 생겼다며 부모가 되어서 뭐하고 있냐고 했단다. 그러면서 친손주를 바라냐며 두리 각방 쓰고 있는데 어떻게 손주가 생기겠냐고 말이다.
그 점쟁이 참 용하긴 용하다. 우리 남편과 나 그렇잖아도 거의 몇달을 각방을 쓰다가 화해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남편과 내가 몇달을 전쟁같이 살았던 이유중 하나가 여자 문제였다. 끝까지 아니라고 잡아땠던 남편은 결국 자길 좋아서 ?아다니는 철없는 여직원인데 설득할려고 몇번 전화한거 외엔 한번 마주앉아 애기한적도 없다고 했다.
물론 믿지 않았다. 성실하던 남편이 갑자기 출장이 잦아지던지 외박까지 하고 하루가 멀다고 새벽에 곤드래가 되어서 들어오고 카드빛까지 생기고 더구나 어쩌다 집에서 자는날도 각방 쓰기 일쑤였다.
결국 이혼까지 갈뻔했지만 가정을 지키기로 했다. 남편이 잘못을 어느정도 인정했고 다신 그러지 않기로 약속했고 앞으로 잘해보고 싶다고 한것도 있지만 나부터가 가정을 깨고 싶지 않았다. 그저 결혼 3년만에 우리부부에게 닥쳐온 한순간의 위기이려니 생각하고 싶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새출발 하려는데 시어머니한테 이말을 들은것이다. 그렇담 내 심정이 어떻겠는가? 이말 듣고도 멀쩡할 사람이 어디있을까?
물론 시어머니야 걱정스런 마음에 고민고민하다 물어보신거 안다.
그런 시어머니 마음 모르는거 아니지만 지금 난 이말을 하신 시어머니가 너무나 원망스럽다. 충분히 당신 생각에 며느리가 들으면 무척이나 마음이 아플꺼 아셨을텐데 조금만 날 생각해 주시지 하는 서운한 마음뿐이다. 어머닌 열심히 치성을 드렸더니 이젠 너희도 잘사는거 같구 마음이 놓이신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는 나에게 혹여라도 앞으론 걱정 마라고 하셨다.
난 원래가 눈에 보이는것만을 믿는 사람이다. 어제 이말을 들었다고해서 더이상 가정을 지키기로했던 내 결심이 흔들리진 않을것이다.
남편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어느정도의 사이였을지 그 점쟁이가 아니라 이미 내가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차라리 듣지 말았어야 했던 말을 들어야했던게 시어머니가 그말을 해주셨던게 그게 너무나 화가나고 서운할뿐이다.
지금 이순간 이미 모든걸 용서하기로 한 나이지만 마치 상처입은 자릴 또다시 뭔가로 후벼판것처럼 너무나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