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라는 말에 당신이 화가 났다고?
나로서는 겨우 그런 말에 화내는 당신은
너무 하찮은 것에 집착하거나 혹은
나의 화에 맞춰 같이 화내기 위해
꼬투리를 잡는 것처럼 밖에 보이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아서 시댁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신끈을 매며 나갈 준비를 하는 당신을 보며
내가 참아야 하는거야?
집은 엉망인데, 왜 나만 치울 생각을 해야 하는 거지?
설거지감도 잔뜩 쌓여있는데 왜 나만 해야 하지?
내가 집에 있으면 그나마 당신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
나는 아이에 대한 책임 때문에 아무리 화가 나도 떠날 수 없는데,
당신은 나가고 싶으면 언제건 나가지.
나는 우리 생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하루 하루 살고 있는데,
당신은 가끔 나를 도와주는 것 외에
어떤 책임감을 느끼는지 난 궁금해.
참고 살지 말라고?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 나는 항상 참고 살고 있는데,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말하지?
그건 결혼생활을 끝내자는 말에 다름 아니야.
나는 하루도 참지 않고는 살 수 없으니까.
당신이 아까 한 말에 내가 어두운 표정짓는게 이상해?
내 표정에 대해 언성 높인 건 당신이야.
다시 생각해 봐.
올해 겹친 아버님과 우리 엄마 환갑 때문에 근심하는 내 앞에서
그게 할 말이었는지.
나는 마음 잔뜩 무거워져 있는데, 당신은 하나도 걱정이 안돼?
당신이 그래도 허튼 데다 돈 쓰지 않는다고?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당신이 만 2년이나 백수 생활하고 있는 걸
겨우 그런 걸로 상쇄하려는 생각이 아닐까
나는 덜컥 겁이 났어.
당신 그랬지.
왜 그냥 지나가는 말을 가지고 사람 기분 또 이렇게 만드냐고.
당신 그냥 지나가는 말이었는지 몰라도
내 멍든 가슴에는 그 말, 그냥 지나가지 않더라.
참고 살지 말라고?
힘들게 아이 낳아, 휴직하고 혼자 키우면서
때마침 같이 일 그만 둔 남편 때문에
일 년 생활비로 그나마 내가 처녀 때 벌어놓은 돈 다 써버리고...
수중엔 아무 것도 남은 것 없이 다시 복직해
일로 아이로 힘든 나에게 참고 살지 말라고?
내가 참지 않았으면 여태 살 수 있었을 것 같아?
당신은 하루 종일 집에서 잘하면 청소정도 대강 해놓고
하루종일 일터에서 시달린 나는
오자 마자 아이 밥해먹일 궁리와
놀아줘야 하는 부담으로 쉴 새도 없고
새벽부터 일어나 설거지... 국.. 힘들게 종종거리는데도
나보고 참고 살지 말라고?
허튼 데 돈 쓰지 않는다고?
당신이 취미생활한다고 쓴 돈은 얼마였지?
당신 돈 없을까봐
우리 생활비며 아이 양육비며 전부 내가 다 부담하니까,
당신은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몰라.
당신이 허튼데 돈쓰지 않는 걸 내가 기뻐해야 해?
어떻게 그렇게 말하지?
그건 내가 할 수는 있는 말이어도 당신이 할 말은 아냐.
당신이 하기엔 너무 염치없는 말이야.
내가 돈 안벌면,
내가 처녀 때 벌어놨던 돈 쓰지 않았으면, 그럼 어떻게 했을건데?
아이 먹을 거며 입을 거 어떻게 했겠냐구?
당신은 이런 생활에서
나만 너무 오래 너무 손해보고 있단 생각 안들어?
엄마가 정서방 직장은 잘 다니냐 물을 때마다
거짓말로 예 대답하는 내 마음이 어떤지 생각이나 해 봐?
명절 때 내 돈으로 드리면서
엄마한테 사위가 드리는 것처럼 말하는 내 마음
어떤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어?
그럴 때마다 내 가슴에 멍드는 거 알기나 하냐고.
내가 너무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단 생각 안들어?
아이 맡기느라고 돈들이고,
그돈 내가 대고, 직장 다니느라 뼈빠지고, 살림하고...
당신은 뭐.........하는데?
입장 바꿔 내가 집에서 놀면서
주로 하는 일은 잠과 컴앞에 앉아있는거고,
아침 10시쯤 일어나 허둥거리며
애 밥도 안먹여 어린이집 보내고,
잘하면 청소나 빨래 정도 대강 해놓는다면
당신, 나한테 불만 없을 수 있어?
안참고 나와 살 수 있겠냐고.
당신이 나와 아이에 대한 책임을 느껴?
느낀다면 어떻게 그렇게 행동해?
할 말이 있으면 해 봐.
감히라는 말에 감히 화가 났다구?
당신, 당신이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해야할 책임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지금,
내가 감히라고 했다는 걸로 감히 나에게 화를 내는 거야?
그래. 난 다시 말할 수 있어.
감히 당신이 내 앞에서 웃는 얼굴로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내가 어떤 심정으로 살고 있는데?
내가 당신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얼만데 어떻게 내 앞에서
너무도 천진난만하게 그렇게 말해?
직장 없는 것보다도 날 더 화나게 하는 건
당신이 절실히 직장을 찾지 않는다는 거야.
당신,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구?
당신은, 너무 많이 잘못하고 있어.
결혼하고 나서 아무 비전도 계획도 없이
허송세월하면서 돈조차 안버는거,
생활비 다 아내가 부담하게 하는 거, 이거 대단히 잘못하는 거야.
내 가슴엔 멍이 들었어.
멍든채로 나 스스로를 위로하며 하루 하루 사는 거
정말 힘들어.
당신은 나한테 잘못한다는 생각이 안드는 모양인데,
난 그렇게 생각하면,
앞이 절벽이야.
이럴려구 나와 결혼했어?
생활비 다 부담시키고 아이 양육 다 맡기려고 나와 결혼했냐구.
당신, 좀 심각하게 생각해 봐.
당신이 지금 다른 사람 돈타령하는 걸 나무라고 있을 때가 아니라구.
당신은 그런 모습을 오히려 조금은 배워야 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