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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적은 왜 여자인가..(펌질)


BY 오한숙희님 팬 2003-03-14

사회자 : 안녕하십니까 최준식입니다.
대부분의 딸들은 종종 이렇게 얘기합니다.
'나는 엄마처럼 안살아'...

그럼 어머니는 '너도 시집가서 살아봐'...라고 얘길합니다.
이렇게 대부분의 딸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이 어머니와 닮아가는 모습들을 발견합니다.
또 그게 속상하고 신경질이 나서 엄마와 자주 다투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녀지간처럼 세상에서 가까운 사이는 없겠죠.

오늘 바로 이런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자... 지난주에 이어서 여성학자 오한숙희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박수로 환영해 주십시오. (오한숙희 선생님 등장)



오늘 시작이 별로 좋지가 않습니다. 불화...
여성들 사이에서 자주 일어날 수 있는 불화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여성들 사이에서 자주 다투는 관계라면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관계가 있겠구요
시누이와 올케, 이게 참 옛날 관계죠?



오한숙희 : 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방청석을 향해) 경험해 보셨어요?



사회자 : (계속 말을 이으며) 동서 사이에 또 그런 불화가 있겠고...
또 요즘은 별로 없습니다만 원래 마누라와 첩과의 불화...



오한숙희 : 예, 처와 첩의 관계 같은거...
그래서 이제 많이 하는말이 그거잖아요
'여성의 적은 여성'이다....
'여자 잘되는 것을 여자들이 더 못 보고 여자들이 여자 끌어내린다' 그런 얘기들 하는데요.
(방청객을 향해)
여자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유전인자에 여자끼리 싸우도록 되어있다고 생각하세요?



(방청객들의 모호한 표정에 웃으며) 네...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또 아니라고 장담하기에는 그동안 여자들한테 당한게 너무 많고...
그래서 모르겠다는게 가장 정직한 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는... 결국 남자땜에 그런 것이거든요
아들이자 남편역을 겸하고 있는 남자때문에 그렇게 되는거예요.

시어머니들은 (대부분 남편하고 윗세대들은) 부부사이를 중심으로 살기보다
아이들에 대한 기대를 더 많이 가지고 결혼생활을 하게 됐단 말이예요.
특히 맏아들에 대한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집착은 대단하죠.
아들을 낳음으로서 시집에서의 내 위치가 굉장히 확고해 졌잖아요.
그리고 이 아들을 낳았을 때 비로소 우리 식구 됐다는 대접도 받고,
이제부터 큰소리치면서......

여자들이요, 부부싸움하다가
'내가 이집에 와서 못한게 뭐있어? 응? 아들 낳아줬겠다.. 뭐했겠다...'
이렇게 얘기를 또 해요.
근데 또 그런 생각들은 어떻게 보면은 여자들이 자기자신을
아들낳는 도구처럼 취급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시어머니 세대는 부부중심으로 살기보다는 자식중심으로 살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아들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크세요

근데 그 다음 세대(며느리)는... 또 결혼해서 살면은 또 누구땜에 시집간거예요? 남편들...
그 남자 없으면 여기(시댁) 그냥 남의 집이예요.
그러니까 또 남편에 대한 기대가 크거든요.

동일한 사람을 놓고 시어머니하고 며느리가 어때요?
'서로 날좀보소 하니까'... 하니까 둘이 라이벌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거예요.
이 상황에서 젤 힘든게 사실은 남자예요.
그래서 나온노래가 돌아가는 삼각지잖아요.(방청객 웃음)
'이리갈까... 저리갈까... 차라리 돌아가자...



그래서 우리나라 남자들 외도하는 경우에요
고부갈등을 이유로 삼은 남자두 없지않아요.
집에 가면 맨날 어머니는 안방으로 불러서 '얘, 오늘 쟤(며느리)가 어쩌구 저쩌구...'
또 거기서 끝나고 이쪽방으로 가면 부인이 '어머니가 어쩌구 저저구... 당신 어머니 왜그래?"
이렇게 투정하니까 가기가 싫은거잖아요
그러니까 삼각지, 로타리 같은 노래를 노래방에서 자주 부른데요...



사회자 : (웃으며) 믿거나 말거나...



오한숙희 : 또 시누이하고 올케 사이를 살펴보자면....
인제 우리나라에서 아들하고 딸의 관계를 놓고보면
아들은 귀남이고 딸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그런 지위에서 차별을 받으니까 딸이 섭섭함과 분노가 있어요.

그러다가 이제 며느리가 들어오면 같은 여자잖아요.
근데 이 며느리의 지위는 또 누구의 기준을 삼냐면 남편, 그집의 아들을 기준으로 삼잖아요.
오빠나 남동생한테 치인 불만이 누구한테 가는거예요?
올케한테 가는거예요. 괜히 얄밉고...

그리고 오빠들이 머 여동생한테 곰살맞게 잘 하고 그렇지 않잖아요.
그런것들에 대한 불만이 만만한 올케한테 가는거죠.
그러니까 일종의 삼각패스 같은거죠.
여기다가 하고 싶은데 직접 못하니까 옆을 건드려가지고 간접적으로 하게 하는 것...

그리고 대부분이 시어머니하고 시누이가 한편이 되어 이제 며느리를 공격하는...
그것이 우리 나라의 고전 드라마와 소설의 주요 골간이었거든요.

지금도 그런 집들이 있어요 시누이들끼리 모여가지고 시어머니하고
며느리 흉보고 그런 집들이 있는데...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게 이 집안에서 시어머니하고 딸은 2차적인 존재였어요.
2차적인 존재로 늘 밀려있다가 이제 외부에서 여자하나 들어오니까
만만하죠.....

그래서 그런 말이 있잖아요.
'부지깽이로 다스림받은 며느리가 시어머니 되면
홍두깨로 며느리 다스린다'고 그러던가요?
그건 이거하고 똑같아요.
여자끼리의 문제가 아니라요.
군대에서 고참되면 밑의 쫄병들 때리잖아요.
쫄병들이 다 맞으면서 무슨 생각해요?



사회자 : '나는 안 그러겠다.'...



오한숙희 : 처음에는 그래요. 그러다가 막상 당하다보면 어떻게 되요?



사회자 : '두고보자.'...



오한숙희 : 네... '들어오기만해라 그럼 그때한번 나도 (쫄병들한테) 뭘 해보리라'
그러니까 이게...
뭐든지 관계가 권력의 서열이 되어 있으면요, 권력의 밑에 있던 사람들이
그 밑의 사람들이 오면 보복심리같은게 인간에게 있는거예요.

고부사이라던지 시누·올케 사이가 나쁜것...
동서사이도 마찬가지거든요.
그 동서사이도 보면요...
맏동서는 뭐 죄 지었어요? 뭐든지 또 다해야 하잖아요.
근데 밑의 동서들 얘기들어보면 뭐라고 하냐면...
'나를 무슨 종년부리듯 할려고 그래.... '몇시에 올꺼야? 오늘 제산데...?' 이런식으로...
뭐 그렇게 얘기하는데 가서 내가 왜 눈치봐야 되고 내가 왜 그런 소릴 들어야 하나...
왜 모든지 내가 다 떠맡아서 해야 되냐?...

그리고 어머니는 모시고 사는 맏며느리보다는 어쩌다 와서 선물 쪼금 내놓는 며느리
막 칭찬하고. 또 그런 며느리...
(동의하는 방청객들을 향해) 다 당해보셨나봐요. (방청객 웃음)
그런 며느리들한테 또 그러잖아요. 시어머니가...
'얘... 쟤(맏며느리)는 나 커피도 안타줘...' 그러세요. 시어머니들이...
정말로 저희 상담소에 오는거 보면요...
그런데 그 맏며느리는 어머니께 커피 안타드리는 이유가
'얘. 난 왜 이렇게 심장이 뛰냐? 밤에 잠이 안온다.'라고 시어머니가 그런거예요.
걱정되잖아요. 그러니까
'어머니 그럼 커피 드시지 마세요.'... 이래서 커피 안드시게 된거예요.
그런데 어머니는 그래도 잡수시고 싶은데 눈치보이니까 큰며느리 앞에선 못하다가
다른 며느리들 오면 슬쩍... 귀에다 대고...
"얘... 나 커피좀 한잔 타주...."
이렇게 되면 아래 동서가 윗동서한테
'형님... 어머님 커피도 좀 타드리고 그러세요... 요새는요 노인들도 다 커피드세요....'
이러면 맏동서는 어떤 생각이 들어요? 그게 고까운 거예요...
'니가 뭘알어.... 그러면 니가 모시고 살아봐...' 이렇게 되는거죠. 사이가 나빠져요.
근데 여기(동서들끼리 싸우는 이유)에 또 뭐가 작용하냐면요...
시어머니의 불평등한 사랑이 작용을 해요.
시어머니들이 동서들, 며느리들한테
'너희들끼리 알아서 다 해라...'라고 하면 문제가 없는데...
시어머니가 장학사가 되어서 이 며느리는 몇점, 저 며느리는 몇점... 이렇게
점수매기기 시작하고 비교하기 시작하면 서로 뭐가 돼요?
라이벌이 되는 거예요.



사회자 : (방청객들이 고개 끄덕... 계속 '네' '네'라며 열띤 호응을 보이자)
너무들 좋아하세요. 선생님이 쪽집게처럼 읽어내시니까...




오한숙희 : 왜냐하면 그런 현상들이 어느 집에나 다 있거든요...
'아휴... 고 둘째동서, 얄미워죽겠어....' 이렇게 얘기한다든지...
'막내동서, 암만 신세대라고 하지만 어쩜 그렇게 싸가지가 없냐?' 뭐 이렇게 얘길 또 하죠.

또 시어머니 얘길 하다보면
'야 우리 시어머니, 밖에 나가면 부처님 가운데토막 이라고 사람들이 칭찬해...
근데 같이 살아봐라...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랑 살아봐.... 아휴∼! 내가 밖에 나가서 말도 못해...
사람들이 다 나를 나쁘다고 그러니까...'...이렇게도 얘기한단 말이예요.
그게 그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리에 며느리로 가고...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그런 역학관계속에 놓이면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어요.
내가 그분의 아들과 결혼을 안 했으면 굉장히 좋은 사이가 될수 있어요.
'너무 맘에 든다...'.. 이렇게 해서 시어머니가 며느리 삼죠... 근데 문제 생겨요.
혹은 친한 친구들이 '야, 너 우리 오빠 소개해줄게... 결혼해라..' 그래서 결혼했어요.
근데 또 문제생겨요. 그게 왜 그러냐면...
남자를 중심으로 되어있는 가족 구조 속에서 여자들은 항상 이차적인 존재. 소외되는 존재,
밀리는 존재니까 그 안에서 다시 여자들끼리 서열다툼이 일어나는 거예요.
이렇게 서열다툼이 일어나면서 여자들끼리 싸우게 되는거죠.
시누이 올케 관계는 그래도 어떤 경우에는
'아... 언니..., 우리 자랄때에도 오빠 문제가 좀 있었어요. 어머니가 너무 오빠를 위해 키워갖고 언니가 고생좀 할꺼야.'... 그러면
'아우... 아가씨 어떻게 알어.... 속닥속닥'...이러면서 둘이 좀 의기투합되는면이 있어요.
동서들끼리는 막... 이를테면 (사회자를 보며) 최교수님 집에 며느리가 됐다면...
동서들끼리 자기 남편 흉보면서 '최씨 집안 남자들 말이야... 이렇고 저렇고...' 하면 또
동서들끼리 단합이 되요.

그런데 절대 의기투합이 안되는 여자들의 관계가 있어요.
그게 처와첩의 관계에요.
처와 첩의 관계는 그야말로 생존권을 걸고 죽기 아니면 살기잖아요.
가장 대표적인게 인현왕후와 장희빈...
그리고 사극의 무수한 후궁들끼리 다투는 것 보세요.
서로 '이번에 왕세자를 낳지 못하도록 점쟁이를 불러라...'
'왕세자를 낳았다고?... 어떡해서든지 없애라...' '모함을 해라...'
거기에다가 '인형을 갖다가 파묻어라'
이런거 별거 다 하잖아요.
왜그러냐면 자기 삶의 모든 것이 누구한테 달려있어요?
그 남자를 내 편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에 달려있다구요.
그걸 보면서 '어쩜 저렇게 잔악하냐... 자기도 자식을 낳았으면서
어떻게 남의 자식을 해꼬지를 할 생각을 하냐... 참 여자 못됐다....
그래서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지
왜 귀신은 여자귀신만 나오는지 아냐'는둥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근데 사실은 왕이라고 하는 존재를 남자들이 장악하기 위해서 여자를 상납하는 거예요.
후궁을 하나씩 갖다놓고 리모트 컨트롤하는거예요. 원격조종하는거죠.
그리고선 그 뒤에 줄서있는거예요.
'이쪽 애가 왕이 되야 내가 그줄을 타고 모 자리라도 하나 맡아보는 건데...' 이런거예요
다 그런게 깔려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여자는 어떻게 보면 자기가 자립해서 왕이 될수도 없고,
자기가 권력을 가질수도 없고,...
그러니까 그냥 권력자 주변에 존재할 수 있는 어중간한 위치잖아요.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용당하면서
서로미워하고 싸우게되는 거예요.



사회자 : 말씀들어보면 다 이해는 됩니다. 저도 동의도 다 할수 있구요.
근데 한편으론 억울하단 생각, 섭섭하단 생각을 지울수 없는게...
정녕 이런 문제는 남자들땜에 생기는 문제냐는 말이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오한숙희 : 저는 여자들이 남자들이란 요소만 빼버리고나면
그렇게 다툴일이 없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고부간에 사이좋은집을 보면요,
시어머니가 아들에 대해서 완전히 전권을 포기했거나...
'결혼했으니까 너희들끼리 알아서 살아라'... 하거나,
아들이 와서 '아우, 엄마 어쩌구 저쩌구...' 뭐라고 투정부려도 단호하게
'그래도 니가 좋아서 결혼했어. 아무말도 하지 말구 가서 살어.'
이런 태도를 보이는 시어머니한테는 고부갈등이 없어요.

며느리도 시어머니가 '얘 애비 얼굴이 왜 그렇게 상했냐?..'
며느리가 시골집이나 이런데가면 시어머니가 그런 말들 하잖아요.
그럴 때 며느리가
'어머니 제가 뭐 밥을 굶기는지 아세요? 어머니 아들한테 술좀 작작 마시라고 그러세요.'
(방청객들 웃음)
이렇게 얘기하면 고부갈등이 되요.
그런데 며느리가... '나도 내가 자식키워봤지만 우리애 얼굴 상한거보면
나도 안 좋을 것 같애...'
머 캠프나 소풍이나 갖다 왔는데 애들 얼굴이 안되어 보여요.
그럼 엄마가 그러잖아요... '얘, 너네 캠프에선 밥도 안줬니?'
그런 심정있잖아요. 그걸 이해해서
'아, 어머니가 아들 오랜만에 보니까 걱정돼서 그러시나보다..' 이해하고는
'예, 어머니.. 제가 보약한재 해서 먹일께요.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그걸 인정하면
고부사이에 문제가 안 생겨요

그럴려면 며느리가 어떡해야 되요?
여유가 있고, 자기인생이 있고, 다른데서 만족을 얻고 있는게 있어야 돼요.
또 시어머니들도 노인학교를 다니신다든지, 동네 체육회에 참여하신다든지,
종교생활을 열심히 하신다든지... 그런 분에겐 고부간의 갈등 덜 일어나요.
확실히요....
일단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적고,
아들에 대해서 집중하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그거에 대해서 며느리한테 이래라 저래라
얘기 안하거든요

그런점에서 확실히 이런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자가 여자와 사이 나쁜거는 구조적인 문제라는거죠...
그 자리에 갖다 놓으면 누구라도 그런 관계가 되요.
그래서 억울해 하실 것 없어요.
그런 제도만 바뀌어지면 괜찮죠.

그리고 처와첩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제가 오래전에 제주도에 나이 많으신 할머니한테가서 들은 얘긴데요.
이분이 그런 애기를 하세요.
옛날에 물질하러 다니실 때 그 물질하는데를 가면 여자들끼리 그런 얘기를 한데요.
'얘... 오늘 아방(남편) 너희집에 보내줄까?' 그런데요...
그래서 '왜 그러냐'라고 물으면
'너네집 오늘 제사잖아' 그러는거예요.
알고봤더니 첩과 본부인이 해녀라는 직업 동료에요.
불턱에서 같이 옷갈아 입으면서 또 그렇게 얘기한다는거예요.
'얘, 오늘 아방(남편) 너희집에 가서 자라고 할게.'
'왜요?' 그러면 또
'나 달거리 햄서(해서...)... 보내줄게' (방청객 웃음)
그게 왜 그러냐면 그분들이 남자가 벌어오는 돈을 나눠갖고 살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예요.
자기가 벌어서 사는 존재예요.
그러니까 이런일에 대해서 서로 치열하지 않다구요.
물론 감정적인거는 있을수 있겠죠
'쟤가 더 이뻐...' 이렇게 얘기하면 나도 사랑받고 싶으니까 그게 싫을수도 있거든요...

경제적인 것에 있어서 여자들이 의존하고, 남자중심으로 살아야 되고... 이런 구조가
여자들 사이에 '여성의 적은 여성이다'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는거죠.




사회자 : .앞에 나와있는 모습이 아니라
'배후에 다른손'..을 주의깊게 봐야된다. 그런 말씀이시죠?




오한숙희 : 네, 데모할 때보면 전경들이 와서 막잖아요.
사실 전경하고 이해당사자들하고 싸우지만 지금 이둘이 무슨 관계가 있는건 아니잖아요.
부딪히긴 여기서 부딪히지만 그뒤에 더 큰... 보이지 않는 배후세력이란게 있는거죠.
그걸 봐야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예전에 민가협 어머니들이 전경들한테 꽃을주면서...
'너희들도 다 우리 자식들이다. 너희들이 데모막다 다치면 또 너희 부모도 여기와서 우리랑 같이 이런거를 해야된다.'...
바로 구조를, 앞에 있는 이해관계를 뛰어넘어서
그 뒤에 있는 구조를 볼수 있는것... 이게 사실 현명한거예요.
그렇게만 되면 그렇게 사이 나쁠 이유는 없죠.
지난번에 한번 수박떨어뜨린 막내 며느리 얘기한적 있죠?
그 동서 사이 좋잖아요...




사회자 : 선생님 책을 보면요... '배후 구조를 꿰뚫어 봐야된다'고 말씀하시면서
'꼭두각시를 매고 있는 실과 또 실을 조종하고 있는 커튼뒤에 있는 손을봐라'
이렇게 비유를 하셨거든요.
참 절묘한 비유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서두에서 어머니와 딸사이의 관계를 얘기했는데, 어머니와 딸의 갈등관계를 얘기할때
세대간의 갈등도 빼놓을수가 없죠.




오한숙희 : 그게 참 큰 문제예요.
어머니들은 사실은 딸들이 잘 살기를 바라시거든요.
근데 잘 살기를 바라는 방법이 현대적이지가 않고 당신이 믿고 있는 과거의
전통적인 방식을 강요하는거예요.
그러니까 딸들은 그게 싫은거죠.
그리고 저도 칠순되신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요.
여러 가지로부딪히는게 많아요.
어머니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갖고 계시고
음식하나를 만들어도 뭘 '물에다 넣고 푹푹 삶아야 된다...'고 생각하시는데
우리는 그렇지가 않고 그냥 '김을 올려서 찌면 깨끗하다..'고 생각하는거예요.
그리고 음식 같은것도 더 간편하게 해먹을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콩은 믹서에 갈면 안되고 맷돌에 갈아야 된다.' 든지.. 이런거요.

그리고 딸들이 친정어머니에 대해서 화내고 짜증내는 이유는...
'딸이 엄마팔자 닮는다'고 그러잖아요... 그런게 싫은거예요.
'엄마의 이런 모습들을 보다보면 나도 그걸 닮아가게 될텐데..
나는 저게 좀 싫다... 엄마가 좀 현대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는 거죠.

이 세대간의 차이같은거는 저는 극복할 수없는거라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어머니들의 삶은 붕어빵이다.'
딸은...'나는 붕어빵 싫어...국화빵이 되고싶어.'
근데 어느 밀가루인들 밀가루 시절부터 붕어빵이 되고 싶었겠어요?
그틀속에 들어가서 일정시간이 지나다보면 뭐 비늘 생기고 꼬리 생겨서 어느날
붕어라고 불리워지는 자기를 발견하게 되는거죠.(방청객 웃음)
틀을 바꾸어 놓는 그런것들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얼마전에 문중에 땅 팔아가지고 나눠주는데
아들들만 나눠주고 딸들은 안 나눠준거 가지고 딸들이 막 분쟁을 일으켰잖아요.
그 문제를 놓고 어머니가 딸들하고 모여서 얘기하는게, 인터뷰 하는게 방송이 되더라구요.
기자가 할머니한테 막 물어보는거예요.
'할머니 이거 땅 판 돈 아들만 줘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딸들도 나눠줘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그 할머니가 딸들이 앞에 다 앉아 있는데도...
'딸 줄거 없어. 아들만 주면 돼!' 그러는 거예요.




사회자 : 방송으로요?



오한숙희 : 네...
그집에 카메라를 가지고 간거예요.
근데 할머니가 그러니까 딸들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서
'엄마, 그럼 우리집에는 왜 왔어? 아들집에만 가서 살지 우리집에는 왜 왔어?'
이렇게 얘길 하더라구요.
제가 그걸 보니까 '저걸 어떻게 해야되나'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사람들은 다 그 할머니를, 엄마를 욕하더라구요
'딸네 집에서 살면서 어떻게 저렇게 말하냐... 저런 할머니니까 아들 키울 때 딸들 차별도
많이 했겠다.'...
그리고 그 딸들도 그렇게 성토하더라구요...

근데 저는 그거 보면서 '젤 불쌍한 사람이 저 할머니구나'...
사실 그 할머니는 자기가 그 돈 챙기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 할머니는 그렇게 하는것이 법도이고 그게 당연한거라고
너무 일찍부터 믿고 있기때문에 그 생각을 바꾼다라고 하는 것이 엄두가 안나는거예요.
그리고 딸들에게도 물려주는 그런 일은 있을수가 없는일이라고 확신을 하시는거예요.
그렇다고 그 할머니에겐 딸이 귀하지 않나?... 아니예요.
그런데도 그런 재산은 원래 아들을 줘야된다... 뭘해도...

지금도 집에 가면요, 어머니들이...
따로 사는 아들인데도 그 아들이 오면 뭐좀 숨겨놨다가
몰래 차에 실어주고 이런 어머니들이 있어요. 못 보세요?
아직도 있어요. 그러니까 뭘 줘도 아들한테줘야 된다라는게
얼마나 교육이 투철하게 되었는지 습관화 되어 있는거예요.

어떤 젊은 부인은 그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자기 엄마가 아들 딸 차별하는 걸 너무너무 싫어했는데
어느날 보니까 자기가 바나나같은거 아이들한테 주면서 '야 이거 갖다먹어라' 그랬을때
딸아이가 젤 큰거 딱 찢어가면 가슴이 철렁하대요. (사회자 놀라운 표정을 짓는다.)
아들이 찢기전에 쟤가 먼저 찢어가면 우리 아들은...하면서요.
그 엄마, 아직 삼십댄데 '아휴, 어떻게 저럴까...?'
근데 알고보니 자기 어머니가 그러셨데요.

세대간의 갈등이란건 결국 딸들이 엄마에 대한 애증이예요.
한편으론 엄마가 너무 안됐고, 불쌍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답답한 사고 방식속에 갇혀서 여전히 저러고 사는 엄마가 화가 나는거예요.
엄마는 왜 못 바뀌냐? 근데 그거는 어쩔수 없는 것 같아요.

그 문중의 할머니보면서 '할머니 왜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그랬더니
'그게 법이야.'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 세대의 갈등은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 들구요.

또 어떤집에서 며느리가 시댁을 갔는데 시어머니가 그러더래요.
명절이나 행사하면 찬밥 남잖아요.
시어머니가 그러더래요.
'얘 남자들만 더운밥 해주고 우린 찬밥있으니까 찬밥을 먹자.'
그래서 여자들끼리 이거 쪄먹어야 되잖아요.
근데 '아, 이거 참 못할 일이다.' '억울하더라'...는 생각이 들더래요.
밥을 딱 먹고 있는데
'어머니, 어머니라도 더운밥 드셔야죠'라면서 자기 신랑밥을 얼른 뺏어다 어머니 드렸데요.
그랬더니 아들들이 전부 '엉? 엄마 찬밥이었어?'
'응, 여자들은 다 찬밥이야'...
그랬더니 남자들이 다 찬밥 국에다가 다이빙시켜서 먹구...
여자들은 남은 밥이 더운밥 밖에 없어가지고 더운밥 먹었데요.
결국 이거는 줄 바꾸기를 하지않으면 안된다....하는 거예요.
'어머니 이하 찬밥'...
이렇게 될 때 여자는 어머니를 더운밥으로 해드리면 줄이 바뀌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그 문중의 재산 얘기할 때 딸들이
'우리한테는 왜 안주냐..'라고 얘기하기전에
'아들딸, 다 필요없고 어머니한테 줘야한다... 그돈다 엄마한테 줘야한다.'
이렇게 얘기들 했더라면 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있어요.
저희 문중은 뭐 땅도 없고 그래서(방청객들 웃음) 그럴일이 없겠습니다만...




사회자 : 어머니한테 드리면 상속될 때 세가 많이 붙고 그래서...




오한숙희 : 그게 또 문제예요. 제도의 문제잖아요.
그것처럼 상속도요, 여자들에 대해서 뭐라고 생각하냐면
'여자들은 논다'라고 생각해요.
제가 담주에 준비한게 '여자들이 결코 노는가? 아니다!' 하는거를 아주 세세히,
낱낱이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그게 여자들은 일한게 없으니까 상속세나 증여세를 준다고 하는데...
자식이면 상속세나 증여세되요.
근데 같이 번 부부가 무슨 상속세가 되요?
내 몫을 남편 명의로 해놨다가 이제 내몫으로 명의만 변경하는거지요...
여자는 자식들처럼 피부양자가 아니예요. 남자와 더불어 생계부양자예요...
근데 이름만 거기다 놓아두는 건데도 꼭 집을 한채라도 공동명의를 하면
부인쪽으로만 증여세 날아온다는거아니예요.
그러니까 같이 해주고 싶어도 남자도 못해주고 여자도 해달라고도 못하는 거예요.
이 제도가 바뀌어야 해요.




사회자 : 선생님 잘 알았습니다.
근데 선생님, 시몬 드 보바르얘기를 인용하시면서
'여자는 만들어지는 것이 길들여지는 것이다.'...
선언적인 말씀이신데 '이제 여자를 다시 만든다.... 여자의 손으로 여자의 힘으로...'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세상이 바뀌어 가는데 양성평등으로 향하고 있는 우리의 길은
아직도 먼 것 같단 말이예요




오한숙희 : 그렇죠. 근데 그게 어머니들이 어떤 모델이 되느냐가 중요해요.
그러니까 똑같이 40. 50대라 할지라도 그 어머니가 좀..
의식이 진보한 어머니의 딸들은 달라요. 사는게요...
가만히 보세요. 친구들 중에도 다 같은 교복입고 다 같은 교실에서 컸는데...
누구는 생각하는게 다르거든요.
분명히 그 주변에 자기가 우리들이 보는거하고는 다른 모델을 갖고 있다는 거예요.
자기 이모가 글쓰기를 한다든지...,
자기 할머니가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라든지...,
자기 사촌 언니중에 첨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있다라든지...,
그런걸 보면은 같은 또래들도 생각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좋은 모델을 보여줘야해요. 딸들한테...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모델이 누구예요? 엄마 자신이예요.
딸을 생각해서라도 자신이 달라져야 해요. 그러면 많이 틀리거든요.
저도 학교다닐 때 보면은 제 친구중에 좀 참신하고 기발한 생각을 하는 애들을 보면
역시 엄마가 조금 달라요.
제 친구 어머니 중에 한분은 그런 말씀을 하시거든요.
저희들한테
'아이구... 살림이나 이런거는 뒀다 해도 돼! 지금당장 해야될 일을 하소!'
그런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그러니까 다르죠. 저도 그런게 부럽더라구요.

어머니들이 그래서 자꾸 많이 배우고, 세상을 알고, 공부하고...
그래서 제가 '생물학적 어머니가 아니라 문화적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라고 얘기해요.
이제는 밥차려 먹는거는 애들이 다 할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거 너희들끼리 하라고 내버려두고...
어머니들은 세상에 나와서 배우고 공부해야되요.
애들한테 뭘 줄것인가... 애들의 앞길을 어떻게 틔워줄것인가....
근데 엄마와 자녀가 하는 애기보면요,
대화가 아니라 잔소리가 많아요... 그렇죠?
생물학적 잔소리...
'씻어라,' '먹어라,' '옷 왜 거기다 갖다놨냐.' '자라, 일어나라' 이런거잖아요.
다 의식주와 관련된 생물학적인거예요.
'너의 꿈은 뭐니?' '뭐가 되고 싶으니?' '왜 그게 되고 싶은데?' '엄마가 뭘도와줄까?'
그건 안되잖아요... 우리 이제 반성하구요.
공부 열심히 해서....
21세기 여성 특강만 봐도 굉장히 문화적으로 좋은 어머니가 되실수 있어요.




사회자 : 예,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 감사했습니다.

ebs 의 21세기 여성특강을 어떤 님이 옮기셨습니다.
저도 잘 읽고 도움될까 퍼왔습니다.
행복한 주말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