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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남편 어떠세요?


BY 속터지는 아짐 2003-03-16

날만 새면 년자 붙이던 시엄니가 돌아가신지 이제 한달 보름이 되어갑니다.
남편도 별 정이 없던 시엄니라 별로 울지도 않더군요.
그래도 전 '이제 이 남자가 고아구나'싶어 애처로워 나름대로는 잘 해주려고 없는 애교까지 부리는데 어제 또 일이 터졌습니다.
사근사근 얘기 잘 하다가 남편이 제게 꿀밤을 먹이길래, 전 장난삼아 남편 뒤통수를 쳤거든요.
평소에 남편이 제 뒤통수를 잘 치길래 엉겁결에 치고 말았습니다.
그때부터 남편 입이 너무 더러워졌어요.
십원짜리에 년자에 죽어라는 둥 온갖 악담과 욕을 몇시간동안 하더군요.
자리를 피하려고 하면 앉혀놓고 하고, 밥 먹다가도 하고.
그러더니 밤에는 집안에 있는 통장과 보험증권을 모조리 가방에 넣는 겁니다.
물론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에요.
화만 나면 모두 자동차에 가져다 놓고 싣고 다닙니다.
그러다가 두어달 후에 슬며시 갖다 놓는데, 전 이게 정말 기분 나쁩니다.
막말로 생활비라고 30만원 주는 주제에 돈 유세가 어찌 그리 큰지.
결혼후 화장품 사라고, 옷 사라고, 미용실 가라고 돈 한 번 준 적 없습니다.
제가 알아서 쓰래요,.
제 몸에 치장하는 거니까.
그러마 하고 아름아름 아르바이트해서 10년째 쓰고 있습니다.
모자라는 생활비도 그렇게 충당하는데, 생활비 올려달라고 몇번 얘기했다가 온갖 욕만 들었습니다.
자기가 여자 거둬 먹이려고 결혼했냐고 합니다.
정없던 자기 엄마한테는 몇백단위로도 돈을 얼마나 잘 주던지
결혼 10년간 몇천이 갔습니다.
그런데 전 생활비를 시엄니에게 간 돈의 절반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처가에는 한푼도 쓰지 않습니다.
명절, 어버이날, 하다못해 칠순도 니가 알아서 하라며 뒤로 물러납니다.
돈 달라고 했다가는 머리채를 잡고 때리면서 온갖 욕을 하는 통에 치사하고 더러워서 친정 얘기는 아예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처가에서 뭐 해주는 거 없나 절 떠봅니다.
죽이고 싶습니다.
아니, 어디서 죽어버렸음 좋겠습니다.
무슨 인간이 저렇게 유치한지.
오늘 아침에도 통장이랑 보험증권을 차에 싣고 나갔습니다.
보험도 모두 자기 보험밖에 없습니다.
제 보험은 아예 들어주지 않습니다.
암보험 하나쯤은 들어주면 좋겠는데, 돈이 아까워 안해준답니다
인간이 어떻게 돈 문제로 저리 치사한지.
그러면서도 직장에서 문제 생기면 처가에 전화합니다.
도와달라고.
시엄니를 닮아서 뻔치는 구단입니다.

평소에 시엄니가 항상 그러시더군요.
'그놈이 성질이 못돼나서 니가 고생 좀 할거다.
어떡하냐? 니 팔잔걸'
오죽하면 엄마되는 사람이 며느리 잡고 아들 성질 못됐다고 하겠습니까?
아, 정말 갈라서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 인간이 이혼은 죽어도 안 한답니다.
다른 여자랑 살아도 그게 거기라나요.
그러면 좀 잘하기나 하던지.
자기는 철따라 보약먹고, 헬스하고, 수영장 가고.
온갖 것 다하면서 저한테는 약 하나 사주지 않는 저 몰염치한 인간땜에 죽겠습니다.
남편의 말중에 단골로 하는 말이 있죠.
'여자가 돈 한 푼 벌지 않고 결혼생활을 하는 것은 창녀나 다름없다'
도대체 사랑하는 여자를 편하게 해줘야 한다는 인식은 전혀 없습니다.
제가 꼭 식모 같은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거기에다가 걸핏하면 통장이나 들고 나가고(어차피 자기가 관리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그렇지 않은데) 치사빤스같은 이 남자.
여러분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