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혐오증에 걸린거 같다.
노인들이 싫다.
나와 상관이 있던 없던 요즘엔 일단 노인이면 색안경부터 끼고 보게된다.
시작은 시부모로부터였다.
자식한테 해준것도 없이 고생만 지지리 시켰으면서도 바라는거 많고,
자신들의 인생은 당연히 자식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없이 사는 자식들 괴롭히고.
그래서 참 잘못 늙었구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우리 친정엄마도 마찬가지고,
전철을 탔는데 너무 바빠서 서류 작성을 전철에서 해야만 했다.
서서 하다가 보니 앞자리가 났다.
거긴 노약자 임산부 좌석이었는데, 주변을 보니 노인도 없고, 임산부도 없고... 난 바쁘고 .. 할 수 없이 앉았다.
그래서 열심히 일을 했다.
앞에 젊은이 둘이 서 있었으니.. 안심하고.
그 담에 어떤 부부가 탔는데, 아저씨는 모자를 써서 보이지 않았고, 사실 신경쓸 입장도 아니었고, 아주머니는 40대 후반, 50대 초반 정도 보였고,...
계속 일을 했다.
저쪽 편에 자리가 났는데, 앞에 있는 사람이랑 뒤에 어떤 할아버지랑 서로 앉으라고 난리였다.
그래서 고개를 들고 앞에 서있는 아저씨를 보니까 조금 연세가 있어보였다..
그래 벌떡 일어나서 여기 앉으시라고 했더니만,
건너편에 있던 할아버지가 큰소리로 나한테 막 소리를 지르면서
양보를 할려면 진작 할 것이지 이제와서 할 수 없으니까 일어나냐고 노발대발 난리 부르스가 아닌가!
아니 내가 일부러 안 일어났나?
그 담은 더 가관이다.
강남으로 가는 전철은 이 자리가 비어있어도 젊은이들은 아무도 안앉는데, 1호선을 이상하게 사람들이 잘 앉는다나?
물론 내 앞의 노인들끼리 주고 받는 대화이다.
무슨말이 하고 싶은건지... 강남에 가는 전철에 타는 사람들은 모두 강남 사람이고, 1호선 타는 사람들은 전부 변두리 사람인가?
나 강남 사는데, 1호선 탔는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그리고 못보았으니 양보를 못한거지 봐 놓고 일부러 안한 사람마냥,
앞에서 앉아 일하는거 봤을텐데.
목소리만 크면 되는건지.
내려서 계단을 올라오면서 사람 병신만드는 방법도 가지가지구나 싶었다.
또 나이 많은걸로 유세부리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거다 싶었다.
젊어도 아픈 사람이 있고, 나이 들어도 건강한 사람이 있는데,
전에는 기부스한 젊은이가 호통치는 할아버지 때문에 할 수 없이 일어나는걸 봤다. 아니, 나이 먹는게 무슨 벼슬인가?
오늘 우리 엄마 나한테 그런다.
누구는 딸들이 잘 살아서 170만원짜리 코트도 사주고,
큰딸이 엄마한테 그렇게 잘한단다.
유럽 여행도 시켜줬다나????
그 말을 들으면서 난 또한번 말문이 막혔다.
도대체 그 말을 나한테 하는 저의가 뭔지...
나 친정에 못하지도 않는다.
이만하면 잘한다고 생각한다. 아마 결혼해서 이렇게 하기도 쉽지 않을거라도 생각한다.
동생들 학원비 50만원씩 대줘,
때되면 옷사줘,
외식시켜줘.
친정에 가도 다 내가 돈쓰지 아무도 돈 쓰지 않는다.
물론 정기적으로 드리는 돈은 없다. 그렇지만 한해에 친정으로 나가는 돈이 못나가도 300, 더 많이 나간 해도 많다.
그럼 정기적으로 20 만원 이상씩 드리는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아무리 안쓴 해도 이 정도는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잘 사는 것도 아니고, 결혼도 내가 벌어 했고, 친정에서 둘이 앉아서 밥먹는 밥상하나 사줬다.
그것도 내가 결혼하면서 100만원 드리니까 그 돈에서 2만원이나 했을라나? 그 상? 그거 하나 해준게 전부다.
그래 나 이거 원망 안한다.
그런데 자라면서 딸이라고 얼마나 구박했는지 모른다.
우리 엄마의 차별이란 정말 굉장했다. 정말 우리 엄마 맞을까 싶을 정도로..
미친년, 찢어죽일 년, 정신병원 갈 년, 못된년, 에미 잡아먹을 년, 에비 잡아 먹은년. 별별 욕을 다 들으면서 자랐다.
엄마 때문에 죽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흘린 눈물 또한 굉장하다.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았고, 생각하면 눈물만 난다.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 눈길한번 준 적 없고,
전화 통화 했을 때 살갑게 받기는 커녕, 말하고 있는 도중에 남하고 딴말하고 전화 그냥 끊어버리고...
우리 엄마 날 사람이라 생각하고 대하면 그렇게는 못할정도로 날 인간이하로 취급하면서 그렇게 살았다.
그래도 결혼하고 내가 친정보다 낫게 사니까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줄 때 뿐이고 안 줄때는 역시 사람 엄청 눈치보이게 한다.
말하면 한도 끝도 없고, 우리 엄마도 자식들이 엄마 인생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나이 쉰하나에 혼자 되었는데, 그 전에는 아버지가 버는 돈으로
혼자 된 이후에는 자식들이 벌어온 돈으로만 사신 분이다.
그래도 자식들이 풍족하게 벌어들이지 못한다고 내내 불평불만만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엄마는 공주란 말인가? 엄마 나이 쉰 하나면 못할 나이 아닌데도, 엄마의 인생은 항상 누군가가 책임져 주는게 당연한 사람이다.
이제까지 나한테 해준거 하나 없고, 낳고 기르면서 욕하고 때리고...
대학 다니는 동안도 그만두라고 4년 내내 악다구니에 욕에 매질에..
정말 죽고 싶었다.
엄마랑 같이 살다간 숨이 막혀 죽을거 같아서 결혼했다.
엄마에게서 떨어지려고.
대학때도 나가서 살려고 했는데, 그때마다 또 못나가게 하는것이다.
눈물 콧물 흘리면서.
난 우리 엄마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엄마랑 같이 있으면 숨막힌다.
물어 보는 말에 대꾸를 한번 시원하게 하나,
잘한다고 칭찬을 한번 하나.
대꾸 안해서 못들었나하고 다시 물어보면 대번에 소리 지르고 난리다.
아주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사람.... 그래서 옆에 있는 사람이 숨이 턱턱 막히는.
모든게 다 남의 탓이고, 엄마의 잘못은 언제나 하나도 없다.
남한테는 싫은 소리 한마디도 못하고 맨날 당하고 들어오면서
나한테는 그 화풀이까지 다 얹어서 너무나도 비열한 말로 사람을 후벼파고,
그래서 울고 있으면 옆에서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인격장애인지, 성격장애인지...
그런데 오늘 나에게 남의 집 딸은 유럽여행도 시켜주고, 170만원짜리 코트도 사주고, 용돈도 100만원씩 턱턱 준다나?????
하도 신경질 나서 조용히 한마디 했다.
그 집 딸들은 그럴만큼 잘 살겠지..
그랬더니 그렇게 잘 살지도 않는데도 그렇게 해 준단다.
그래서 또 한마디 했다.
그럼 그 집 엄마는 딸들한테 살갑게 잘 하겠지.
그랬더니 대번에 미친년 그런다.
시부모도 우리만 보면 돈소리, 엄마도 돈소리.
우리 남편하고 나. 봉 아니다.
나이 들고 늙었는데 자식들이 이렇게 해주지도 못하고 저렇게 해 주지도 못하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그 소리만 듣는다.
우리보고 어쩌라고.
정말 우리보고 나 토해내놓고 목이라도 매달고 죽으란 말인가?
우리 시부모 언젠가부터 미국여행 이야기에 목을 멘다.
시부모는 미국 여행, 우리 엄마는 유럽여행.
내 남편하고 나하고 인생이 너무너무 불쌍하다.
부모복 지지리도 없어서 이 나이까지 이 고통을 당하고 산다.
생활비 꼬박꼬박 보내도 타박이고,
할 수 있는대로 해줘도 고맙단 소리는 커녕 누구딸은 뭘 해줬느니
얼마를 줬느니..
게다가 전철에서 나이 먹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젊은 사람 한순간에 병신 만들고 당당한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 호통을 들으면서 저 할아버지도 자식들 꽤나 속 뒤집어 놓겠구나 싶었다.
우리 이모도 말하는거 보면 그렇고, 너도나도 할거없이 요즘 사는 돈 없는 노인들은 다 똑같은거 같다.
돈 있는 이모들은 안 그러던데... 우리 시부모, 엄마 포함 가진거 없는 노인들은 다 똑같은 생각...
태어나는거 골라 태어날 수도 없고, 내 운명이다 생각하고 넘어가려해도
다리뻗을 곳 가리지 못하고 분수에 맞지 않는 거 요구하면서 큰소리 칠 때면 정말 화가 난다.
대체 우리 엄마가 유럽여행, 170만원짜리 코트 운운한건 무슨 저의였을까?
내 속을 뒤집어놓을 저의가 아니었을까?
내 친구들 다 부자고 부모님들이 뭐해주고, 뭐해주고 이런말 들어도 난 시부모님에게나 우리 엄마에게나 그런말 안한다.
왜? 속 상해 할까봐서.... 해주지 못할 형편인거 아는데, 속상하게 그런말은 해서 뭐하나 싶어서..
그러데 우리 부모들은 우리가 형편이 되는줄 아는건가?
우리 엄마 나보고 돈돈 하다가 그 돈 다 써보지도 못하고 죽겠단다.
나 돈돈 하는건 맞지만 쓸만큼 돈이 없다.
돈이 없으니 돈돈하지.. 내가 돈이 있으면 뭐하러 머리 터지게 돈돈하면서 한푼이라도 아끼겠다고 걸어다니면서 살겠는가.
아... 정말 이 나라 노인들이 싫다.
어쩌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