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옆에 낡은 단층가옥이 있었는데
지난 주 부터 집을 허물고 신축공사에 들어갔다.
새벽 부터 와서 시끄러운 소리에 먼지를 내며 공사를
하는 통에 우리집 건물이 웅웅 울리고 온통
먼지 투성이다.
그래도 그 건물 짓는데서 일하는 아저씨들을 보면
나는 그런대로 참을만하다.
울 아빠 연배의 어른들이 계셔서 왠지 남같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울 아빠 평생을 노동으로 사셨다.
말이 좋아서,
학교에서 아빠직업 쓰라면
"건축업"이라고 썼지만 울 아빠는 그냥 노동자셨다.
궂으나 흐리나 새벽 5시면 집을 나가서
저녁 9시나 되면 과일 몇알을 봉투에 들고
내 이름을 부르며 집으로 오셨다.
어릴 땐 잘 몰랐는데
초등학교 4학년 때 엄마가 생활비를 보탠다고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시고 나서 부턴
무능력한 아빠가 미워지고 챙피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긴긴 아빠와의 불화....
겉으로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보통 딸인 척 했지만
철들어가면서, 아니 철이 없어서인지 자라면서
내내 아빠가 싫었다.
결혼해서 내 아이를 낳고
이런 저런 시련을 격고 보니
비로소 아빠가, 아빠의 인생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불쌍한 우리 아빠,
못 배워서 그저 노동밖에 할 수 없었던 우리 아빠..
그래도 오로지 자식들을 위해 평생을 희생하신 우리 아빠..
제일 이뻐하는 막내 딸 한테 (속으로) 무시당하신 우리아빠..
그런 아빠께 지난 주에 가서 정말 오랜만에
용돈을 드렸다. 20만원...
이제 형편이 더 나아지면 매월 드려야지..
전에는 무슨 돈을 주냐고, 괜찮다고 사양하시더니..
요즘은 용돈드리면 아무 말씀없이 받으신다.
그런 모습도 맘이 아프다.
내가 미리미리 챙겼어야하는데....
그제는 비가 내리는데도
옆 공사장에선 노란 우비를 입은 아저씨들이
힘든 자재를 날라가며 그 비를 다맞고 일을 했다.
일곱 살 짜리 아들 넘을 불러
'저 아저씨들 참 안?瑩?' 네가 기도해드릴래? 했더니
'하느님, 아저씨들이 안다치게 해주세요.' 한마디
화살기도를 한다. 기특한 내아들...
옆 공사장의 아저씨들도
어린시절의 나처럼 아빠가 맛있는 거 들고 들어오시기를
기다리는 어린 딸이 있으리라.
또 아빠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