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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두고 집나갔다고 큰 죄인이 되었어요


BY 큰 잘못 2003-03-24

며칠전, 남편과 싸우는 도중 남편이 저에게 엄마자격이 없다는 말에 격분해서 새벽6시에 짐싸서 아기두고 나갔어요.
나없이 한번 잘 살아보라고 ,,,,이곳을 떠난다고 기차역으로 택시타고 무작정 갔답니다.
기차표를 끊을려고 지갑을 여니 겨우 2천3백원뿐이더군요.
현금서비스받을려고 했더니 오전8시에 365현금지급기가 작동하는거 있죠?!
현금서비스가 작동하는 시간까지 기다릴려고 대합실에 앉았있는데 그때부터 후회가 밀려왔어요.
생후5개월짜리 우리 아기얼굴도 생각나고..
곧 깨어날시간이고 분유먹는 시간인데 남편이 먹였을까,,,걱정되기도 하고..
아침7시가 되는동안 정말 많은 생각이 제 머리속에서 교차되면서 택시값이 겨우 되는 친정언니집에 짐들고 갔어요.
집에까진 택시값이 부족하니까..
친정언니집에 가자마자 아무말 안하고 부족한 잠을 잤답니다.
잠에서 깨어나보니 아침10시!
여전히 저 찾는 남편전화는 없고..(혹시나 했는데..)
그런데 갑자기 친정엄마가 어떻게 알았는지 언니집에 오시더니 화난 표정으로 저를 마구 때리시는 거예요.저의 이야기도 들어보시지도 않고//
아기두고 집 나왔다고....
아기엄마가 어떻게 아기두고 집나오냐고..
1시간동안 친정엄마한테 맞고나서 제 이야기를 했더니 친정엄만 그래도 저를 야단치시더라구요.
아무리 남편이 속상하게 하고 상처주는 말해도 아기생각해서 이해하고 참고살아야지..왜 집 나왔냐고 하면서 시댁보기 창피하다며 저를 또 때리시고//
나중엔 저도 울고 친정엄마또한 눈물짓고..
아침10시가 넘어서야 남편한테 연락이 왔더군요.
친정언니 통해서..
제가 집을 나가고 나서 남편이 아기를 데리고 출근했더라구요.
남편회사와 시댁이 3분거리여서 아기를 시댁이 맡기고 일한다고//
아무튼 저,,,축쳐진 모습으로 시댁에 갔어요.
시어머님은 다시는 싸우더라도 아기두고 나가지말라시며 저에게 당부,충고,,하셨어요.
저야 물론 죄인처럼 고개 푹 숙이고 무릎끊고 용서를 빌었구요.
새벽 6시에 집나가서 5시간만에 아기데리고 왔는데,,,저는 아기버리고 집나가는 못된 엄마가 되버렸네요.
친정엄마또한 저를 뻔뻔스런 나쁜엄마라고 야단치시고 남편도 아기버리고 나갔다고 아기가 혹시나 충격으로 말을 못하게되면 모두 저책임이라고 하면서 겁을 주고..
그 다음날도 시아버님한테 용서빌러 시댁가고//
저는 아마 평생동안 아기두고 집나갔던 독한엄마로 낙인찍히며 살것 같네요.
며칠이 지난 지금도 아기가 심하게 울고 심하게 저를 찾으면 그 날 충격때문에 아기가 그런다고 남편이 그러네요.
엄마가 자기를 또 버리고 갈까봐서 운다나..하면서요.
정말 이젠부턴 집을 나가더라도 아기데리고 나가기로 맘먹었답니다.
5시간동안 아기두고 나간게 이렇게 큰 죄인 될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