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누 얘기를 좀 할께요.
아들 둘에 딸하나, 조그만 아파트 한채 있고, 큰돈은 못 벌지만 성실하게 처자식 먹여살리는 남편, 전업주부인 시누. 이렇게 다섯식구입니다.
문제가 시작된건 2년전쯤, 아들둘을 낳고 7살 터울로 아기를 가졌습니다. 그전에도 딸하나 낳을까 말까 고민하고, 아기를 가졌다가 한번 낙태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결심을 했는지 임신을 했다고 하더군요. 어쨌건 딸이었음 좋겠다 했는데, 딸이라고 해서 잘됐다고 생각했죠.
근데 임신 7개월경에 저녁이나 먹자고 만난 자리에서 고모부가 털어놓는 얘기, 시누가 아이낳기가 싫어졌다고(경제적 부담등등으로) 낙태하고 싶다고 한다며, 시누는 걱정으로 얼굴이 반쪽, 고모부는 말리느라고 사람꼴이 아니더군요. 두 부부가 얼굴이 말이 아니더군요.
고모부는 지금 수술하는건 절대 안된다이고, 시누는 병원에선 안되니
인터넷을 뒤져서 어디어디는 수술해 준다더라 어쩌구 하고...
저랑 남편은 시누를 설득하고 어쨌건 낳기 싫다는 아이는 결국 태어났죠. 나중에 들으니 아이 낳으러 병원가던날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같은 심정이었다나요...
아이가 태어나면 달라질줄 알았는데 사태는 더 심각해 지고 있습니다.
시누는 하루종일 틈만나면 중얼중얼 하더군요. 아주 작은 소리로 중얼중얼 하는데(꼭 염불하는 소리 같습니다) 그 내용이 "내인생은 저 아이때문에 끝났다. 앞으로 저애 뒷바라지 하다가 인생끝난다. 낳기 싫은데 왜 낳았나... 뭐 그런 내용인거 같아요. 정말 아이에게는 저주하는 내용이지요. 그리고 아무것도 하기싫고, 몸은 몸대로 피곤하고, 짜증스럽고, 얼굴은 근심이 가득하고... 우울증 같더군요.
그래서 결국 병원을 다녀보라 권하고, 병원도 가기 싫다는걸 억지로 데려가니, 우울증이라며 약 복용을 권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약도 먹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루종일 집안에 틀어박혀서, 집안일도 뒷전, 남편도 자식들도 모두 귀찮다는 거죠.
고모부도 너무 힘들어하고, 정말 이혼하고 싶어도 자식들 불쌍해서 어떡하든 와이프 맘 돌려보려 해도 안되고, 고모부는 너무나 가정을 지키고 싶어합니다. 아이들도 아들둘은 초등학생인데, 넘 스트레스 받아 합니다. 특히 시누가 시도 때도 없이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에 넘 힘들어 합니다.
저랑 이야기 하면서도 중간중간 대화가 끊기는 틈에 또 중얼중얼 뭐라고 얘기합니다. 첨에는 너무 무섭더군요. 정말 귀신들린사람처럼...
저두 첨에는 우울증치료를 권했는데, 시간이 길어지니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귀신 같은거 믿지 않는데, 정말 굿이라도 해야 되나 하는...
점보러 몇군데 갔더니 굿을 하라고 권한다네요. 고모부는 어떡해야 할지 고민이더군요. 굿을 해서 낳는다면야 뭘 못하겠냐만은 똑같다면 돈만 날리는 거잖아요. 시누랑 얘길 해보면 살기 힘든데 낳기싫은 셋째를 낳아서 앞으로 뒷바라기 하기 힘들다. 남들 보기도 챙피하다(애 3명인게 챙피한 일인지)뭐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또 내가 이나이에 애를 키워야 하나, 남들은 애들 키워놓고 돈번다는데... 물론 경제적으로 풍족하진 않지만 그냥 먹고 살만하거든요. 그리고 시누는 결혼후 죽 전업주부였고, 딱히 기술이 있는것도 아니구요. 고모부도 시누보고 돈 벌어 오라는 스타일도 아니구요. 그래서 그럼 애 맡기고 직장에 다녀보라 하면 지금 내가 어디가서 돈버냐구 화낸다네요. 정말 울 시누가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의지가 약하긴 했지만, 지금은 하루에도 몇번씩 기분이 오락가락, 이랬다 저랬다 해요.
말하는것도 논리가 없구요. 사람이 많이 달라졌어요.
정말 귀신들린 걸까요? 아님 우울증일까요?
정말 그집 식구들 넘 안됐고, 특히 이제 돌지난 셋째가 점점 커가면서 얼마나 상처를 받을까 걱정스러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