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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생일날 아침에 미역국도 못먹고---그까짓 감자탕 한그릇 때문에


BY 목동남자 2003-04-21

참 한심한 월요일이네요. 오늘이 아내 생일인데 아침에 미역국도 못먹었습니다. 아이들은 찬밥에 물말아먹고, 나는 어제 저녁에 먹다남은 감자탕 국물에 밥한술 말아먹고--- 결혼이후 아내의 생일날 이런 일은 처음이네요.
원인은 감자탕때문이었습니다. 어제는 시골에서 열린 초등학교동문 체육대회에 참석하느라 가족모두 다녀왔지요. 집에 오니 여덟시정도 됐는데 반찬도 마땅찮으니 뼈다귀감자탕 2인분 사다가 먹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지요. 난 김밥집 가서 김밥 2인분 사가지고 감자탕집으로 가화장실엘 들어가는데 아내가 "기다렸다가 감자탕 받아와요"하며 나가려는겁니다. 술이 얼근한 상태였던 난 순간 얄미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거 있잖습니까? 부부간에라도 밖에서 돈쓸일 있을때 살짝 남편한테 미뤄버리는---. 어제는 아내가 꼭 나한테 감자탕값을 미루려는건 아니었을테지만 난 그런 느낌이 든겁니다. 그래서 "자기가 내!"하고는 화장실로 갔지요. 나와보니 아내는 감자탕을 받아서 차에 타고 있었는데 잔뜩 골이 나있더군요. "밥은 해야되잖아?" 내가 분위기가 심상치않다는걸 눈치채고 슬쩍 말을 걸었는데 역시 아내는 묵묵부답으로 자기가 삐쳐있다는걸 나타내더군요.
집에 와서 아내는 밥을 안먹고 아이들하고 나만 그 밉살스런(?) 감자탕으로 저녁을 때웠습니다. 솔직히 아내가 골이 날만도 하지요. 시골가서 외삼촌용돈 드리고 체육대회에 20만원 협찬하며 기마이를 낸 사람이 그까짓 감자탕값(2만원)을 아깝다고 안썼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랬나 후회가 됩니다. 그것때문에 분위기 냉랭해지고 생일날 아침에 미역국도 못먹고 이게 정말 뭡니까?
아침에 출근하며 "저녁은 어디 가서 먹지?"하고 물으니 자기혼자 나가서 먹는다고 나는 집에 와서 알아서 먹으라는겁니다. 같이 나가서 먹고싶은 기분이 아니라고---.
정말 월요일 기분 완전히 망쳤습니다. 그러나 중요한건 오늘 저녁을 어떻게 해야하느냐 하는 겁니다. 우리 집사람 한번 골나면 꽤 오래가는데, 더구나 아이들은 눈치보느라 기도 못펴고 있는데. 이럴땐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주부님들 조언좀 주세요. 다른 날도 아니고 아내 생일날 이게 무슨꼴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