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선물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스승의 날이라고 선물 사러 많이 옵니다. 무엇을 사야할지 고민하는 엄마들을 많이 봤어요. 우리 엄마도 내가 학교 다닐때 선생님한테 선물 무지 많이 바쳤고, 그로 인한 것인지 아닌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선생님들의 이쁨을 많이 받았어요. 덩달아 엄마의 치맛바람에 애들의 눈총을 받았어요. 자모회장을 하셨거든요.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한번은 친구랑 싸우는데 너네 엄마 자모회지?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너랑은 안싸워 그러며 애들 몰고 가더라구요. 운동장에 홀로 남아 있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애들이 왜 그러는지. 그런데 지금은 알겠더라구요. 애들이 왜 그리도 나를 미워했는지. 아이들이 볼때 나는 엄마의 선물공세로 선생님의 총애를 받는걸로 보였던 것이고, 형편이 어려워 선생님께 선물을 못하는 집 아이들에게는 내가 한없이 부러워 보였나보더라구요. 물론 애들이 보는 앞에서 선물을 하거나 그렇지는 않았지만, 다 알더라구요. 내가 기억하는 나의 선생님들은 엄마에게 선물을 받았다고 편애를 하는 선생님은 없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다들 좋으신 분들이라...
지금 나도 엄마이고, 몇해가 지나면 나의 딸에게도 선생님이 생기는데,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야 하는 일이 생길텐데. 걱정입니다.
5살짜리 애를 유치원에 보내면서 20만원짜리 외제 화장품을 갖고와 포장해 달라는 엄마가 있었습니다. 그 아줌마는 가게 앞의 떡볶이 파는 아줌마였습니다. 그 아줌마는 그 화장품 회사가 뭔지도 모르는 하루 벌어하루 먹고 사는 아줌마인데, 딸이 유치원에가서 기가 죽을까봐 그런거랍니다. 엄마가 노점상한다고... 다른애들도 이정도 하더라면서..
뭐가 맞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애가 기가 죽어도 안될일이고, 고마운 마음을 무시할 수도 없고, 남들이 하는 만큼은 해야한다는 말도 맞는것 같고...
말로는 형편에 맞게 성의 표시를 하면된다고 하지만, 막상 자기에게 닥치면 그러지 못하나봐요.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만, 나에게 닥쳐왔을 때 내가 어떻게 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가지는 확실해요. 엄마의 지나침은 꼭 아이를 외롭게 만듭니다.
TV에서 본것 같은데, 학원을 7개 다니는 7살짜리 애가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군요. 얼마나 슬픈 일이에요.
오늘도 선물을 사러 오는 사람들을 만나러 나가야겠지만, 여기 들어와서 글들을 읽어보니까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더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