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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이 헤픈 남편 땜에 미치겠다.


BY 지나다 2003-06-01

울 남편은 한달에 240만원 정도 번다.
보너스는 1년에 400% 정도다.
아이하고 남편하고 세 식구 살기에 어려움이 없을 돈이다.우리 남편이 마구잡이로 써대질 않는다면.
이런저런 이유로 남편과 내가 통장 캐쉬카드를 하나씩 갖고 있게 되었다,같은 통장의 캐쉬카드를.
그 통장은 남편의 사인으로 만들어져 있고 집에서 가까운 곳에 그 은행이 없어(남편 회사 1층에 그 은행이 있슴) 난 돈을 꺼내서만 쓰지 거의 남편이 통장을 관리하고 있는 샘이다.사연을 말하자면 길다.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었다.
남편이 돈의 씀씀이가 너무 헤퍼서 두달 전부터 내 이름의 통장을 만들어 놓고,남편통장에서 자동이체 해논 돈 빼고는 전부 월급을 내 통장으로 옮겨 놓았다.
거기서 문제는 일단락 지어지는 줄 알았는데,이 놈의 카드가 문제다.
자기 월급은 240만원인데 한달에 카드값만 150만원,용돈 30만원 쓴다.그럼 60만원인데 거기서 공과금과 우유값,통신료,이런 것들 내면 얼마 남는 것도 없다.그걸로 나에게 한달을 살아가라는 얘기다.
생각같아선 카드를 빼앗고 싶은데,회사비용을 카드로 쓰고 청구해야 하기 때문에 카드가 꼭 필요하단다.
그렇다고 회사비용이라는 그 돈을 회사에서 받아오는 것도 아니다.아니 가끔은 받아온다.100만원이면 10~20만원 정도는.
여차해서 카드 한도액이 초과할 때에는 다른 카드를 만들어 쓴다.도무지 막을 재간이 없다.
그런데 남편은 술을 자주 마시거나 하지는 않는다.술값으로 들어가는 돈은 거의 없다.
필요없는, 없어도 되는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너무 잘 산다.
집에 멀쩡한 자전거 두고 자전거를 사질 않나,집에 있는 신발들은 뭐가 어떻다 핑계대며 한꺼번에 신발을 2~3켤레씩 산다거나 집에서 컴퓨터도 별로 안 쓰면서 컴퓨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나 가타등등의 것들을 아무 생각없이 사며,퀵보드, 바퀴달린 신발,어제는 아로마 오일과 비누까지,정말 당장 사용하지도 않을 그런 것들 사느라고 왜 사는지 모르겠다.사고나서 쓰면 모르는데 쓰지도 않는다.
영어학원 다닌다고 끊어놓고 몇번 가다 말고,검도 배운다고 검하고 도복까지 사놓고 두어번 가다말고...
요즘은 자격증 공부한다고 학원비며 교재비 또 엄청 나가는데 그거 회사에거 다 줄거니 걱정말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정황을 봐서 과연 그럴지...
내가 어쩌다 얘기하면 자기가 뭐 쓸데없는 걸 썼냐면서(남들은 하루 저녁에 술값으로 몇 십만원 나가는데),오히려 적반하장이다.
그런 쓸데없는 것에 들어가는 돈이 한달에 150만원인데,울 시댁에서는 울 남편 떼돈 버는지 알고 바라는 것도 많다.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왜 이렇게 궁상 떨고 사냐고 한다(안 그럴 수가 없다).
게다가 오지랍은 넓어서 시누 컴퓨터 사는데 자기 카드 할인된다고 빌려줘서 그것도 돈 100이상 되는데,시누는 말만하고 줄 생각이 없다.남편도 달라 소리 안하고.
우리는 아직 우리 집도 없다.전세산다.
이제 아이 교육비도 들어갈 때가 되었고,이제 곧 나는 둘째를 출산한다.
요즘 남편이 자격증 공부한다고 신경이 예민해서(그 학원은 열심히 다니는거 같다),암말 않고 있는데,끝나면 무슨 결판을 짓던지 해야겠다.
나 정말 우리 남편 땜에 미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