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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힘들다는지 알것같아 ㅠㅠ


BY 시집살이 2003-06-11

시부모와 함께 산지 벌써 5년.

주관적, 객관적으로 판단해보았을때 난 성품이 그리 모난편이 아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별 특별한 문제 없이 잘 지내왔다.

근데.. 이제 알것같다. 시집살이가 뭐가 힘든건지.

자유가 없다. 있어도 그건 자유가 아니다. 진정한 자유가 그립다.

마음이 별로 편안하지 않다.

자고 싶을때 자고, 먹고 싶을때 먹고, 사고 싶을때 사고..

남편, 아들과 마음껏 여행도 다니고 싶고,

시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매일 매일 반복해서 듣는 소리.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분명 연세가 드셔서 젊은 내가 모를 신체적 아픔이 있을것이다.

이제까지 좋다는 약은 다 해드리고, 병원도 멀리까지 모시고 다니고,

착한 며느리 노릇 다 했다.

근데 너무 지나치니까 정말 지겹다. 너무 지겹다.

오늘 아침에도 누구 들으라고 그러시는 것인지 6살된 아들애가

매달리니까 "너희들이 내 아픈것을 어떻게 알아, 모르지"라며

짜증을 내신다.

꼭 나때문에 아픈 사람처럼, 나 들으라고 짜증을 내신다.

나도 아침부터 짜증이 난다. 난 맞벌이다. 하루종일 짜증난다.

하지만 나는 우리 가족의 평화를 위해 꾹 참고 어머님의 얘기 다

들어드리고, 친절하게도 병원에 또 가보자고 위로를 한다.

그럼 매우 차갑고도 짜증나는 표정을 지으시며 "괜찮다"하신다.

모든것이 짜증난다.

저녁때는 아이 교육에 대해 장황하게 일장 연설을 하신다.

나도 교육으로는 전문간데..

울 어머님은 당신의 교육관이 최고이고, 당신의 생각이 모두 제일

올바른것이라 믿는다.

그 교육관이라는것이 손자 앞에서 욕이나 하고..

교통질서 안지키는 사람은 나쁜**, 죽일**라 욕하면서, 정작 당신은

그런 인간들 보다 더한 무질서를 몸소 실천하고..

어머님 만나는 아침시간 잠깐, 저녁시간동안 하루종일 이웃에 대해

흉을 보신다.

아래층 여자는 어쩌구저쩌구, 아래층 여자 오빠는 어쩌구 저쩌구..

앞집 남자는 어쩌구 저쩌구, 가게집 여자는 어쩌구 저쩌구..

미쳐버릴것 같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올바른 척 하면서

하루종일 남의 욕만 하고 있다. 왜 그리 비뚤어 지셨을까?

그렇게 남의 욕을 하는 어머님을 대할때는 "이제 제발 그만하세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온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겨우 "나쁜 사람이네요" ㅠㅠ

나는 우리집에 불란이 일어나는 것이 싫다.

그래서 그저 꾹 참고 산다.

그것이 힘들다. 나도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고 싶은데..

그나마 남편이 착하니까, 나만 아는 착한 남자가 시끄러운 가정사

때문에 밖에 나가 일 열중해서 못할까봐 그저 참는다.

내 빨래까지 다 해주시는 어머님이 고맙지가 않다. 그냥 부담스럽기만

하다. 빨래 해주신후 힘들다 힘들다 입에 달고 사신다.

그게 싫다. 내가 퇴근한 후 맘 편하게 세탁기 돌려서 밥 먹은 후

널고 자고 싶다. 모르는 사람은 그러겠지. 편하니까 별 이상한 소릴

다 한다고.. 하지만 난 몸이 힘든것보다 맘이 힘든게 더 고역이다.


애 옷도 내 맘대로 못 입힌다.

아침에 어린이집 보낼때 내가 편하고 예쁘게 입혀보내려 하면

그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며 트집을 잡으신후 당신이 사주신 옷만

입혀 보내고 싶어한다. 내가 보기엔 이제 작아서 입을 수가 없는데도

그게 좋다고 한다. 당신이 산건 땀흡수도 잘 안돼는 싸구려 티셔츠

라도 보기 좋다며 입히시면서 내가 사준 옷은 이 트집 저 트집 다

잡으신다. 정말 열 받는다.

시집살이는 맘 먹고 시집살이를 시켜야 힘든것이 아니고, 같이 사는

그 자체가 힘든것이다.

오늘은 정말 짜증난다. 왜 별것 아닌일로 이렇게 짜증이 나는지..

5년동안 살면서 쌓인게 모두 터지려나?


* 여러분들 복에 겨워 투덜거린다고 욕하지 마시고 그냥 마음껏

시어머니 욕할곳이 없으니까 이런데라도 와서 투덜거리는구나.

하고 너그럽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