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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땐 어떻게 하져?


BY 피리소리 2003-06-13

전 결혼 10년차 주부입니다.
신혼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시댁에 인사를 드리러 갔었져...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간 터라 시댁이 마냥 어려운 저는 자연스레 어른들을 대한다는 것이 힘들더라구여.
어려워서 말도 못 끄내는 제게 시아버지는....
"네 친정 부모님이 시키던? 시댁가서 말하지 말라고?"
식을 올린지 몇일이나 됐다고...청천병력과 같은 말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더 저를 당황하게 만든건 남편이 그 자리에서 한 말이...
"어른이 말을 하면 대답을 해야지! 등신같이...."
헐~~~~~
내가 이런 사람하고 결혼했구나.....
그 당혹감이란 말로 다 할수 없었습니다.
걍....눈물만......
친정 언니보다 먼저 결혼했기에 저는 친정 부모님께 실망을 안겨 드릴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다짐을 했습니다.
내가 넘 어려 모르는 것이 많아서 그럴꺼야...위로하면서
옛 사람들이 9년을 참은 이유가 있을꺼야.
지금 이자리에서 주저앉을 수는 없지!
뼈아픈 9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남편은 그간 시집살이로 힘들어 하는 저의 방패가 되어 주지 못했고. 이렇듯 참고 있는줄도 모르고 마냥 순한 며느리로 알고 상처주는 말을 거침없이 토로하는 부모님들로 인해 위험한 순간도 여러번 넘겼습니다.9년이 다가오는 시점에 남편은 발빠른 작업을 하기 시작하더군여.
9년이 되기전에 부모님과 살림을 합치려는.....
부모님도 사업자금을 미끼로 저와 살림을 합치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습니다.전 그들로 부터 충분히 지쳐 있었고.....
이대로 살수만은 없었습니다.저의 입장을 모두에게 분명하게 했져.
앞으로는 이렇게 참고 지내지만은 않겠다고.....
서로 맘에서 우러나는 존경으로 모시고 싶고 서로 행복하길 바란다고.....
예전처럼 모두 귓전으로 듣고 흘리더군여.
남편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저를 근본도 없는 여자이니 자기를 따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필요없으니 나가라 하더군여.
자신은 맘 정리 다 됐다고.....
아이들에게 엄마의 자리를 포기할수 없더군여.
그래서 저 또한 이렇듯 살수 있슴을 표명했습니다.
이혼은 절대 할수 없다고.....
빠른시일내에, 동안 일만의 희망을 가지고 바라본 남편을 맘속으로 나또한 정리하마 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남편이 요즘 가정에 잘 하려고 노력을 하는듯 합니다.
문제는 제가 예전처럼 남편을 사랑할수 없는 것이져.
남편은 더이상 제게 있어 남자도 남편도 아닌것이 되어 버렸으니까...
잠자리도 거부하게 되더라구여....
폭행당하는 기분같아서 자꾸만 피하게 됩니다.
지금에 와서 남편은 자신만을 바라보던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라고 바라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만나는 것도 신경이 쓰이나 봅니다.
풋..........

지금 저는 저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준비중입니다.

그런데 몇일전 이상한 경험을 했습니다.
걍..비가 오는 것인데....
안절부절하게 되더군여....이유도 없이....
빗소리가 왜이리 크게 들리는 것인지, 넘 당황했습니다.
아무말 하지 않아도 좋으니 누군가 곁에 있다면 이런 맘이 덜할텐데...싶더군여.

그날 밤 술이 마시고 싶더군여...혼자 하기는 싫고 남편에게 권했져.
남편은 술을 못합니다. 더불어 제가 마시는 것도 내켜 하지는 않져.
결국, 혼자서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날도 비가 오더군여.
훔............
24시간이 몇년의 시간과 맘먹는것 같았습니다.
이런 기분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습니다.
힘든 이유라도 있으면 그 원인을 찾으면 그만이지만....
정말, 이런 기분일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여.....
일도 손에 안잡히고......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