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가와서 남편이 본의아니게 쉬게 되었다.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비이지만 이럴땐 야속하기도 하다.
남편, 내게 미안한지 눈치만 본다.
늘 비가 오는날은 아이들과 드라이브를 하며 대부도로 조개구이를 먹으러 가곤했는데 이젠 그러지 못하는 경제적 난관앞에서 남편이 내게 너무 미안해하는모습이 역력했다.
근데 나도 모르게 이남자에게 더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물밀듯 밀려오는 거다.
부부라는게 어려움앞에서 더더욱 결속이 되는가 보다
이번에 우리가족은 많은 경제적 어려움속에서도 하나라는 그전에 느끼지 못했던 가족애를 새삼 많이 느꼈다.
같이 아파하고 같이 쓰다듬고 보다듬어온 우리가족이 난 사랑스럽다.
물론 맘 한켠에선 왜 내가 이렇게 살아야 되는지, 왜 이런일이 우리에게 일어났는지 가장 힘든 돈이라는 무기 앞에서 한없이 나약해지는 초라해지는 내 자신을 볼때면 남편이 밉기도 하다.
그런데 이젠 그런 마음 접고 싶다.
미움은 한번이면 된다라고 내자신에게 되내이며 사랑해 사랑해를 나즈막히 불러본다.
내 나이 서른 다섯에 많은 교훈을 얻었고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됨을 느낀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 힘든일도 있겠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 변하지 않기를 새삼 빌어본다.
엄마, 아빠 돈 없는줄 알고 아프지도 않고 잘자라는 두딸에게도 너무 고맙고 빨리 우리식구 제 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