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이름을 개명하기 위해 다니는 철학관에 우연히 두번가게 되었는데 평생사주를 한번 보았습니다. 지난번에도 힘든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좋은 말씀 많이 들었거든요. 이번에는 고민이 있어서 사주를 한번 봤습니다.
얼마전 시부모님의 아들욕심 때문에 글을 올린적이 있습니다.
딸만 연년생으로 둔 저는 더이상 낳고 싶지 않은데 시모는 대를 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계시거든요.
늦게 낳는 것도 싫어하구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힘든 상황이라 낳을 생각도 없지만 집착강한 시부모님의 간섭을 이겨낼 자신도 없고 모처럼만에 얻은 자유를 다시 잃고 싶지 않았습니다. 남편도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아이를 당분간은 낳을 생각을 하지 않지만 남자들은 원래 종족보존의 본능 때문에 아들을 원합니다.
그래서 과연 내 사주에 아들을 낳을 운이 들어있는지 알고 싶어서 사주를 봤지만 역시 뾰죡한 얘기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여자는 남편의 사주에 따라서도 인생이 많이 변하기 때문에 제것만 봤을때는 좋은 결과가 없더군요. 아직 남편것을 안 본상태라 정확한 건 아니지만 걱정이 되었습니다.
항상 맘고생이 많은 사주라서 장남이 아닌집에 시집을 왔는데도 맏며느리 노릇은 다 해야하고 가족이나 남을 위해 희생하고 살면서도 원망하는 맘도 바라는 맘도 가지지 말고 자기 탓으로 생각하고 살면 좋은 날이 올것이라 하더군요. 딸을 둔것이 우리 부부에게는 부부연을 더 좋게 하는 것인데 만약 억지로 아들을 얻는다면 헤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 말들을 다 믿을 수는 없겠지만 저도 예전부터 팔자에 없는 자식을 억지로 얻으려고 하면 그만큼의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어왔고 주변에서도 그런 경우를 보고 자란 사람입니다.
그 철학관은 작년에 방송에도 나온 유명한 철학관이었습니다.
하지만 결코 손님의 호주머니에 돈을 많이 빼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명감을 가지고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이름의 중요성을 아주 중요시하고 다른곳에는 실제로 작명을 할려면 100만원대의 돈이 드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분은 사주보는 값만 받고 개명은 원하면 그냥 해주시고 거기다 법적인 서류절차까지 완벽하게 해주시고 개명자 본인이 직접 접수비만 들고 접수만 하면 모든 절차가 끝날 수 있도록 해주시는 분으로 유명하신 분이더군요.
벌써 그 일을 20년을 해오셨다고 하시더군요.
법적으로 이름을 바꾸어야만 효력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개명하신 분들이 직접 찾아 오셔서 여러가지 놀라운 경험을 털어놓는 경우가 많더랍니다.
시어머니의 미신에 대한 집착때문에 지금도 큰딸아이를 절에 팔아주어야 한다는 얘기에 많이 시달리는 상태라서 그분께 물었더니 그런 것 하지말고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아이의 이름을 바꾸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저희 딸들은 모두 아이아빠가 집에서 지은 이름이라서 그분이 이름은 절대로 함부로 짓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름을 잘못 지으면 사람의 인생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뜻만 좋아서도 안되고 철학적인 학문으로 그사람의 인생에 가장 적절한 이름을 지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아이 아빠랑 상의해서 두 딸아이의 장래를 위해 이름을 모두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제 딸들은 지금까지 특별히 아픈곳도 없이 잘 자랐지만 큰딸은 잔병치레도 많고 또래보다 키는 크지만 많이 약하거든요.
또 성격도 소극적이고 맘도 여리고 아이 얼굴에 근심이 서려 있는 편이거든요.
큰 딸애는 시부모님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자랐고 저희 부부도 큰아이 키울때 너무 힘들때가 많았을 정도로 신경써서 키웠는데도 아이는 의기소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모는 그 모든 탓을 아이의 태어난 년도와 달과 시가 범띠로 일치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는 탓에 형편도 안되는 데 자꾸만 몇십만원을 들여서 팔아주어야 한다고 강요를 하시는 중이랍니다.
저희집은 모두 불교를 믿고 있지만 우리 부부는 미신을 그다지 신뢰하는 편도 아닌데 시모의 미신에 대한 집착때문에 마지못해 이상한방법같은 걸 따라 한적도 많았습니다.
시모도 자식들의 안위를 위해서 그러는 걸 이해는 하겠지만 올바른 방법은 아니라고 늘 생각하고 살아왔거든요.
저는 힘든일이 있으면 항상 부처님께 기도를 하는 불제자입니다.
독실한 불자가 아니라서 경전을 많이 듣는다거나 철야정진기도같은 건 제대로 못해봤지만 사찰에서 몇년간 근무한 인연으로 흉내만 내보았을 뿐입니다.
그 철학관에 계신 분이 핵심으로 하시는 말씀이 인생에서 시련은 항상 존재하지만 현실을 절대로 피할려고 하지말라고 하시더군요.
시련에 맞서서 이겨내지 않고 자꾸 피하려고 하면 또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고 자꾸만 인생이 꼬인다고 하더군요.
남한테 항상 베풀며 살아야 하고 댓가를 바라고 하지말고 힘든시련이 와도 원망하지 말고 그 모든 탓을 자신의 탓으로 돌려야만 좋은날이 올거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하지만 저도 욕심많은 인간이기에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시련도 많았지만 결코 제 인생에서 제가 참지 못하여 가정을 깨거나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부모는 되지않으리라 다짐을 하고 여지껏 버텨 왔습니다.
하도 답답해서 저도 여러군데 사찰도 철학관도 점쟁이집도 시모랑같이 혹은 저혼자서 찾아가 물은 적도 있지만 공통점은 아들을 낳게되면 상당히 힘들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들은 편이거든요. 그러나 시모한테는 그런말을 할 수도 없고 시모는 점쟁이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걸 좋아하시는 분이라 어쩜 자기 욕심때문에 기어코 아들손주를 보려고 하실겁니다.
어리석은 인간의 부질없는 욕심으로 단란한 가정을 지키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고 순리대로 살고 싶은데 주변에서 그냥 놔두지를 않습니다.
제 업장이 많은 탓인지 그런 모든걸 어떻게 이겨나가야 할지 정말 고민입니다.
옛날에도 공을 많이 들여 얻은 자식은 평생 공을 들여주지 않으면 애를 먹는다는 말도 있고 제 주변에도 그런 경우를 봐왔거든요.
21세기를 살아가는 이 시대에 아직도 남아선호사상과 대를 이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 며느리들은 아직도 존재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는 모르지만서도 결코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늘 마음고생만 시키는 시모를 원망하면서 살아왔는데 이제는 저를 괴롭힌다고 생각한 사람들을 모두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도록 도움을 주는 고마운 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려니 참 힘이 듭니다.
31년 동안 크고 작은 실패와 좌절과 심적 고통을 많이 받으면서 살아왔지만 결혼전부터도 가정을 깨는 잘못된 행동이나 인내없는 사람은 되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살아왔는데 언제까지 제가 인내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부처님께 내 가족의 안위만을 빌었던 적도 없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어렴풋이 알아간다고 생각했는데 더 살아봐야 인생을 더 많이 알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