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아들 녀석과 단막극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8살배기 아들녀석 왈
"엄마는 아빠랑 사랑해서 결혼했어 억지로 결혼했어?
순간 나는 당황했고 약간의 침묵뒤에
큰소리로 당차게 "사랑해서 결혼했지!"
아들녀석 왈
"그런데 지금은 왜 사이가 안좋아!"
순간 나는 머리가 띵했다. 계속 침묵을 지켰다
나는 남편과 별 문제 없이 잘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들녀석이 본 우리 부부사이는
사이가 안좋은 사이였나보다
하긴 결혼9년차인 우리부부는 결혼 30년차인
부부보다 더 밋밋하게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애정표현이란걸 해본적이 있었던가
어쩌면 최소한의 부부간의 예의(?)와 의무만
지키며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일상적인 대화외에 대화가 필요없는 사이
안에서 해야 할일과 밖에서 하는일을
확실히 구분짓는 남편
조선시대 갓쓰던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탈피하지 못한 남편과 살면서 내안의
바램들이 하나둘 포기되어지면서
내가 살아가는 일상들이 아들의 눈에는
억지로 한 결혼으로 비춰진 것일까
오늘부터 남편을 대하는 태도를 가식적이나마
아들녀석 앞에서는 호들갑스럽게 표현해야 될까
아들녀석의 저돌적인 질문의 여운이 오래갈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