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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무 속상해요.


BY 차마.. 2003-09-02

 

저희 시엄니는 시골에서 부농의 늦둥이 막내딸로 태어나셔서 온갖 귀여움과 풍족함속에 성장하셨대요. 여고를 졸업하셨구요. 대학도 본인이 공부하기 싫어서 안가셨다네요. 어려서 얼마나 얄밉고 힘들게 했는지 올케되시는 분이 저희 시엄니 결혼하고..아예 연락을 뚝 끊을 정도로 였다고 합니다. 결혼할때도 시어머니께  시모를 안모셔도 된다는 다짐을 받고 결혼하셨을 정도로 대단한 분이시죠. 그때가 지금부터 40몇년 전인데 말입니다. (저한테 자랑하시듯 얘기하시더라구요. )

저희 시아버님은  대학나온 공무원이셨는데 두분과 불화가 많았다고 해요. 그리고 막내 며을이었지만 나중에 시모를 모시게 됬는데..(땅가져오라는 조건으로) 그후 형제간의 갈등이 심해져 제삿날 시어머님은 형님들(남편의 큰어머니들)과 머리잡고 이년저년 싸운후 의절하게 됐구요. 큰댁분들과는 서로 연락을 모르고 살정도로 남처럼 되었대요. 저희 남편은 어려서 부터 부모님 싸우는 모습이 너무 지긋지긋 했다고..성격이 너무 안맞고..돈문제로 많이 다투었다고 하더라구요. 어찌된 일인지 저희 어머님은 친정쪽과도 담을 쌓으셨어요.

남편이 사춘기때 아버님은 4남매를 남기고 암으로 돌아가셨구요. 그때부터 저희 시엄니의 본격적인 방황이 시작되었답니다.  대학2학년,고등학생 둘..생활하기가 너무 버거우셨나봐요. 퇴직금은 금방 바닦나고 처음에 50평집을 팔아 장사를 시작하셨고  점점 집안이 기울어 이사를 밥먹듯 다니시고..분식점,다방,옷가게등을 하셨는데 술을 드시며 남자들과 어울리고 놀러다니기를 좋아하셨으니..장사는 다 실패하셨구..빚만 잔뜩지게 되셨답니다.

그러다가 남편이 대학교졸업반 때쯤 재혼을 하시겠다고 (빚갚아줄 남잘 만난거죠) 어떤 할아버지를 데리고 오셨답니다. 나이가 열다섯차이나 나서 모두 반대했는데..어머니의 설득으로 결국 혼인신고 없이 간단히 살림을 시작하셨구요. 그동안 술드시고 휘청거리시는 분이 셨는데 새아버님 만나서 안정을  찾으시니 모두 재혼하길 잘 하셨다 그랬죠.

재혼생활후 너무 씀씀이가 크셔서 두분은 잦은 다툼이 있었어요. 그런데..6,7년 사시고 몇해전 그 분도 갑자기 병을 얻어 돌아가셧답니다.   

그분이 남기신건 소형아파트(지방)과 잘 팔리지 않는 땅이 전부고 현금은 거의 없었던것 같아요.  

문제는 건강보조식품 (뉴스나 시사프로에 많이 나오는..)에 빠지셔서 쓸데 없는 고가품을 사들이시고..신용카드 설계사..다단계 영업등을 하시고..젤 큰 문제는 옷 욕심이 너무 많으셔서 지금 갖고 계신 옷값만 수천만원에 이른다는 거죠. 그래서 빚이 어마어마 하게 불었구요.

이번에 살던 아파틀 처분해서 빚을 추가로 더 내서 식당을 내셨습니다. 스스로 벌어서 갚으시겠다네요. 모든 형제가 다 반대를 했죠. 요즘은 불경기고..빚을 내서 한다면 더더욱 어렵고..무엇보다 10원벌면 100원쓰는 어머니의 소비성을 알기 때문이었어요. 형제들이 걷어서 70만원을 줄테니 그걸로만 생활하시라고 심하게 반대하고 심지어 그 장사를 하면 어머니 얼굴을 보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했는데.. 결국 일을 벌리시더라구요. 제가 보기엔..집에만 가만히 있을 성격이 도저히 아니라 일을 내신것 같아요. 

도저히 빚이 얼마정도 되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예요. 전에 저희한테 4천이라고 하셨는데..거짓인걸로 발혀졌고..얼마가 더 되는지..혹시 억이 넘지나 않을지..

그후 생활비는 정기적을 보내드리고..저희 며느리들은 연락을 거의 하지 않고 지내고 있어요. 저희 시댁의 남매들 사는게 다 거기서 거리고..형편이 괜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답니다.

게다가 저한텐 언어폭력을 서슴없이 하신터라..지우지 못할가슴에 상처가 많네요. 누나는 누나대로 엄마와 갈등이 많아서 힘들고..

저희 시어머님..도저히 모성애가 없는 분이신것 같아요. 큰 누나가 처녀적 알뜰하게 로션하나 잘 안사바르고 돈을 부치면..그 돈으로 본인은 외제화장품 잔뜩 사놓고 발르고 계셨다고 하더라구요. 결국 누나는 혼수도 잘 못해가구..

아주버님과 형님께도 전에는 툭하면 전화해서 이거해달라 저거해달라 하시고.. 저희한테두 남들은 자식이 이거사주네 저거해주네..비교하시구..(다른집 의사자식이나 집사주고 시작한 자식하고 비교하니 말이 됩니까?)

무일푼으로 시작해서 걱정안끼치고 원망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자식들..대견해 하시긴 커녕..더 잘해 주지 않는다고 야단이십니다.

 

 

얼마전 형님 (윗동서)랑 통화를 했는데..통화내내 우시더라구요. 어머니때문에 남편과 잦은 다툼이 있나바요. 아주버님이 효자과에 가까우시거든요. 거기다 얼마전 시어머님이 술 드시고 전화하셔서 온갖 욕 다하셨다네요. 제가 보긴에 우울증이신것 같았습니다. 가슴에 홧병과 악과 오기만이 남으신것 같았어요. 이혼하거나 죽고만 싶다고 하시더라구요. 착하시고 좋은 분이셨는데..

저희 시댁형제들 정말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이예요. 다만 어머니가 문제네요.

전에 버림받은 독거노인방송을 보며..저분 자식들은 천벌을 받을거야..라고 생각했었는데..지금은..그래..저 자식들도 나름대로 사연이나 사정이 있었을꺼야..하는 생각이 들어요ㅠㅠ

 

부모가 무대책으로 살아서 진빚이 있으면 자식이 대신 갚아야 할까요?

아주버님은 어짜피 고생모르고 자란 분이라..라이프스탈이 그런걸 자식이 이해해야 하고..부몬데 어쩌냐구..자식은 온갖 고생해서 장만한 재산이라곤 전부인 작은 집을 팔아서라도 갚아드려야 한다고 그래야 한다고 하시는데..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최소한 제가정이라도 지키고 싶어요. 아이는 다 커가고 남편은 마흔이 되어 집도 없이 월세방 같은 곳에서 새로 시작한다는게 ..얼마나 끔찍한지 결국 할머니로 인해 제 아이까지  피해를 입는일까진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이거든요. (사실 저희집 전세산 집값이 전부인데 대출제외하고 7천만원입니다.)

어느날 모든거 다 잃고 빚 잔뜩지고..주름진 얼굴에 여전히 진한 화장에 가방하나 들고 들어오실것을 생각하면 정말 등꼴이 오싹할 정도입니다.

이번 명절..어디로 여행이나 떠나고 싶어요. 이젠 가게에 딸린 방한칸에 사시니 가족이 모두 모일곳도 없어져 버렸구..아들들이 있는 곳으로 모셔와 함께 지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천륜..인륜..도덕..윤리..도리..양심..

모든게 다..지겹습니다.

 

부모의 빚을 자녀가 어느정도 선까지 감당해야 하는지..도저히 판단이 안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