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찹찹하다.
나도 아가씨적 제법 번듯한 직장에 잘나갈때가 있었다.
그놈에 사랑이 뭔지 눈에 콩깍지가 씌였는지 찢어지게 가난한 남편을 만나서
사랑하나면 다되는줄 알고 가난이 뭔지도 모르고 시댁식구가 뭔지도 모르고 시작을 했었다.
밉지않은 외모에 친정엄마에게 잘하는 마음이 너무 이뻐서
아버지 일찍 떠나보내고 외로운 울엄마 나중에 나이드시면 자기가 모신다고 걱정하지말라는말만 믿고 마냥 고마워하고 잘 하리라 다짐했다.
내가 바보였나?
울시어머님 역시 혼자서 고생하며 세아들 키워내셨다.
젊을때 고생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천성이 그러신지
무뚝뚝한 성격에 참으로 모지신 분이다.
욕심때문인지 날 그리 마음에 들어하지도 않으셨고
나이에 어울리지않게 고운 울엄마에게도 어머니는 좋지않은 감정이셨다.
둘째이면서 외며느리인 나.
10년이란 세월을 남편과 살면서 시댁과 가까이 살면서
장가가지못한 시아주버님 눈치에 철없는 도련님에 언제나 나에게만 큰소리치시던 시어머님 비위 맞추면서 적금깨서 갖다바치고
나역시 순진하게도 잘 견뎌왔고 참아 왔었다.
지금은 몸불편하신 우리 시어머님 때문에 한시도 마음 편하지 못하다.
맛있는걸 먹든 어딜가든 웃을일이 생길때도 난 괴롭다.
목구멍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어머니 모습이 떠오른다.
아주버님에게는 눈치만 보시면서 울남편에게는 항상 응석부리는 노인네다.
남편은 지금 내 눈치만 보고 있다.
어머님이 여기에서 살고 싶어하신다.
쭈욱.....
근데 난 당황스럽다.
시어머님 비위 맞출 자신이 없다.
나쁜 년이라고 욕을 들어도 어쩔수 없다.
좁은 공간안에서 하루종일,매일 같이 있을 생각하니 미칠것 같다.
전혀 상상도 못했었다.
어머님이 우리집에서 함께 지내실거라고는...
모셔야한다고 몇번씩 다짐하지만 자식이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남편이 어머님 모셔오자고 할까봐 겁난다.
자유를 뺏기는 기분이랄까?
스스로 무덤을 파는 기분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