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여자 문제, 돈문제로 고통을 받던 중 이혼을 요구당했습니다.
그 일로 인한 충격으로 제가 아내 노릇을 제대로 못한다는 게 이유입니다.
모든 일은 제대로 하긴 하죠.
마음이 안가는게 문제죠. 남편과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고 다정하게 해주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제게는 최선이었죠.
남편이 출장만 가면 혼자 술마시면서 밤새도록 울어도
그 괴로움이 가시지 않았으니까요.
마흔이 넘었지만 대학생과 만나던 그는 그 여자애는 떠났지만 이혼하자고 합니다.
머리가 텅 비는 것 같은 고통 속에 일단은 반대 했더니
그가 이혼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월급도 안가져옵니다.
맞벌이라 제가 번 돈으로 살림하고 아이 키우고.. 딸에게 환경변화 없도록 하느라
피아노도 계속 치게 하고, 고생스럽고 억울하지만 비슷하게 지냅니다. 아직은..
십오년의 결혼생활의 종지부가 이렇게 쉽게 올 줄이야...
정말 내가 잘못하지 않으면 이혼 안 당하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 몰랐어요.
딸아이는 울지도 않고 그냥 엄마랑 아빠랑 집에서 일주일씩 살께. 그러네요.
천주교라 이혼은 절대 반대하실 줄 알았던 시댁에서는
아내가 남편을 공경하지 못하는데 같이 살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그 정도도 이해 못하는 아내와는 헤어지라고 제 앞에서 말하십니다.
남편이 주식으로 돈날리고 대학생 사귀고 외박을 하고 다 말씀드렸는데도..
앞으로도 그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니 또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
당당하게 제게 말하는 남편을 아들이라고 두둔하십니다. 당연하겠죠.
제가 딸이었으면 그랬을까요?
남편은 자기 원할 때 들어오고 원할 때 안들어오고 있습니다.
딸아이 때문에 나의 직장생활은 칼퇴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무척 어렵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 안해주고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요..
이혼해버리면 내가 얻는 것은 또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매일밤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과
아직도 한집에서 생활합니다.
이젠 해주어야 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