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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BY 만신창이 2004-02-02

남편이 출장가고 우연히 남편 메일을 열었습니다. (예전 비밀번호를 그대로 쓰더군요) 전에 핸드폰에서 본 아이디로 여러통의 메일이 와 있었어요. 그 메일들을 열어보고 전 가슴이 터져 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자기야, 정말 정말 사랑해... 왜 이렇게 욕심이 나는지 모르겠어요...당신의 마음을 모두 가졌는데...원없이 사랑했습니다...이렇게 먼 곳이라  당신이 날 택하셨군요. 그리움이 더 쌓입니다...' 등등

 

아주 잘 쓴 연애편지더군요. 믿어지지않아서 시누이에게 전화를 했어요.(시매부가 남편과 친구거든요.) 다음카페에 있는 남편 초등학교 동창이었어요. 그 여자가.

 

배신감에 잠을 못 이루겠더군요. 아침에 그 여자 에게 전화를 했어요. 처음엔 그냥 친구에게 쓴 메일이라고 발뺌을 하더니 내가 따지고 드니까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단번에 꼬리를 내리는 게 더욱 믿지 못하겠더라구요. 아마 지금 남편이 우리나라에 없는 상태이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 여자도 가정이 있으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내가 "그렇게 탐나면 데려가 살으라"니까 자기 가정을 깰 생각은 없다네요.

 

우리 큰 애 2001년도에 뇌종양 판정받고 2002년12월까지 수술에, 방사선에, 항암치료까지 받았어요. 제부가 미국에 와서 치료받으라고 주선을 해 준대도 자식위해 미국가서 고생하는 거 싫다고 친구들에게 성금 걷으러 다니더군요. 그 여자 대구에 사는데 그때 만난 듯 합니다.

 

방사선 치료 받을 때 작은 애 맡겨 놓고 갔더니 아침은 굶기고, 씻기지도 않고 저녁엔 술자리까지 애를 끌고 다니다 늦게야 들어왔데요. 지금도 그 때얘기하면 작은 애가 치를 떱니다.항암치료받을 때도 애한테 전화 한 통 안해요.(옆집공사해서 시골에 내려가 있었거든요.) 애가 보고 싶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내려왔었어요.

 

본래 애들이 아프대도 눈하나 깜짝않고 술먹고 잘 잡니다. 남들에게는 둘도 없이 잘해서 누구나 다 좋아해요. 씀씀이도 헤프고 14년 살면서  별짓 다 해보아도 사람 안 변하더군요.애 빼앗길까봐 그냥 살았어요. 남들도 속 썩는 거 하나쯤은 있으리라고 생각도 했고요.

 

아니더이다. 정말 아니더이다.

 

남편이 요즘엔 술을 하도 마셔서(한 달에 4번 안 먹음) 간이 나빠져서 아산병원에도 억지로 끌고 가서 진료받게 했었어요. 그 여자 때문인지도 모르고요. 아이때문에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저럴까 하고 생각했었어요. 친정아버지 입원하셨는데도 몇 번 안 오길래 마음이 약해서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었어요.(친정아버지 설암 3기라 수술하셨어요. 뇌수술 보다 더 끔찍하더군요. 병원생활 하면서 볼꼴 안볼꼴 다 본 나도 중환자실에서 아버지 보고 다리가 후둘거려서 나와서 울었어요.)

 

남편이 목요일이면 입국합니다. 어떤 식으로 나올지... 적반하장으로 더 화내고 폭력을 휘두를 지도 모르겠어요.

 

저 그냥 헤어지려고 생각합니다.애들 저만큼 키워놨으니 달라고 하면 줄꺼구요.(5학년,1학년) 아니면 제가 데려가려구요.

 

저 더이상 그 사람에게 해 줄 것도 없구요, 그사람 변함없으리라는 거 10년이상 겪어 봤으니까요. 제가 이래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