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낮선 피도 한방울 섞이지 않은 집에서 근 5년 동안 나혼자 타인이라는 생각으로 융화되지도 못하고 겉을 돌다가 그래도 나와 같은 처지의 동서가 들어와서 나는 너무 좋았어.
나이도 엇비슷하고 친구처럼 지낼수 있겠다는 생각에 너무 기대가 부풀었는데 사람 마음이 나와 같지 않더군.
결혼 한지 얼마되었다고 둘째라서 이리저리 잔꾀 굴리는 모습이 너무 보인다 동서는.
서방님의 하늘과 같은 사랑을 받으며 공주대접을 받고 사는 처지에 무수리인 나를 보면 얼마나 우습게 보일지는 알지만 그래도 그러는게 아니지.
무슨 애는 혼자 가지고 낳나.
더군다나 아직 나오지도 않은 애를 가지고 그렇게 핑계대고 이리저리 제사에 빠지면 안돼지.
좋다 제사에 빠지고 명절때 안오고 그런거는 이해하는데 어떻게 어머님 생신때도 명색이 결혼하고 첫 생신인데 전화 한통 없이 넘어가는지. ......
병원에서는 꼼짝말고 가만 있으라고 했다면서 친구네집에는 어떻게 그렇게 잘 놀러다미면서 시댁에만 오면 그놈의 배는 그렇게 잘 뭉치는지.
마스카라에 립라인에 볼터치 다 챙겨와 시내에 놀러 나갈 생각만 하고 병원 간다는 핑계로 시댁에 저녁 늦게 와서 아침 일찍 도망갈 궁리만 하는지...
내가 무엇보다도 동서에게 부탁 하는 거는 제발 시엄니가 동서한테 어떻게 했다는니 나한테 불만 이야기 하지 말아줘.
나는 이날이때까지 시엄시한테 동서가 받고 있는 대접 한번 받은 일 없고 내가 들으면 다 화만 나니까 둘이서 떡이 되든 받이 되든 나한테는 일절 말하지 말아줘.
들으면 나는 성질만 나고 서러워지니까.
그러면 하늘 같은 서방님 사랑 시엄니 사랑 많이 받고 언제 얼굴 볼란가 기약은 없지만 아뭏든지 애나 잘 낳고 그놈의 약한 몸 보약 먹어 좀 추스리고(나는 돈이 없어 그놈의 보약 한재 못먹었지만) 애 낳고 나서도 힘드니 마니 유세는 떨지 말아줘.
못된 형님이라고 욕할란지는 모르겠지만 동서랑 내가 시엄시한테 받은 대접이 너무 서러워 내가 한편지 써본니까 고까워 하지는 말고.
지마누라만 귀한줄 아는 그대의 남편과 잘묵고 잘사시게.
부럽네 무슨 복이 그렇게 많아 그렇게 사는지.
나는 친정도 못살고 돈도 없어 공부는 곧잘 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만큼은 하지도 못하고 이렇게 무수리로 전락했구만.
부럽네 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