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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엄니와 동서에게 고함(1)


BY 무수리 2004-03-09

시엄니전상서

시엄니 접니다.

당신 집안 최고 무수리 큰 며늘 입니다.

당신이 그렇게 애지중지 하는 큰 아들과 두 손주녀석들을 모시고 사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무슨 소리를 해도 끽소리 안하고 내 몸이 아파 진통제까지 먹어가며 일하던 사람입니다.

입덧 때문에 제사 한번 못갔다고 당신한테 엄청 욕들어 먹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애 낳는날까지  당신 집에서 일하다가  애 낳으러 간 사람입니다.

애 낳고나서도 한달도 완돼  그놈의 제사 준비한다고 일시켜 먹으시더군요.

아직 어린 남자애 둘 키우면서 당신 집안 행사 한번 빼 먹지 않았는데도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 아끼시더군요.

저는 애 가졌을때 유세는 커녕 당신 눈치보기 바빠 숨을 헐떡여가며 일했는데 동서는 무슨 복이 그렇게 많아서 애 가진 이후로 설날때 한번 보고 얼굴 한번 안보여 주십니까?

무슨 애를 자기 혼자 가진것처럼 유세를 떨고 그래도 그렇게 유들유들하게 대하십니까?

결혼해서 맞은 첫 당신의 생신 당연하게 오지도 않은 작은 며늘은 가만 놔두시고 새벽부터 일어나 음식준비해서 제가 차린 음식 맛있다는 말 한마디 없으십니까.

서럽습니다.  저도 우리집에서 귀한 딸이었고 좋은 누나 언니 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당신 아들을 사랑한 죄로 무수리로 전락한 내 신세가 서럽습니다.

그렇게 사랑스럽고 이쁜 둘째 며늘과 행복하게 지내십시오.

당신이 내게 했던 그외 수많은 일들 저 절대 잊지 않고 가슴에 묻어둘랍니다.

그리고 절대 당신한테 가슴에서 우러나는 마음으로 대하지는 않을 겁니다.

최소한의 도리만 한뿐 저도 당신한테 받은 만큼만 하겠습니다.

며느리로서의 최소한의 것.

저를 원망하지 마십시오.  저는 당신이 배아파 나은 자식은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