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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기와 폭력


BY 직장녀 2004-04-05

결혼9년차, 직장여성입니다.

자녀는 남매를 두고있고, 

결혼하고 7년동안도 편안하게 살아온건아니지만,

요즘에 비하면 무척 편안했던듯 싶네요.

결혼한지 얼마안된 동생들의 푸념을 들어보면 모두 내가 겪으며 살아왔던 고민들이더군요.

저 역시 지금의 고민이 선배님들에겐 살아봐라 별것도 아니여 하실테지만....

이틀째 잠을 설치다가 이렇게 조언을 구해봅니다.

 

이남자와 만나기 일년쯤전에 결혼말이 오갔던 직장동료와(나이차가 많다는 이유로) 우리집 반대로 헤어지고,

힘들게 지내던 29살 봄이었어요. 퇴근하면 자주 술을 마셨죠.

이남자와는 동갑이고, 내 여자친구의 친구의 소개로 만났죠

집은 가난했지만, 결혼해서 맞벌이하면 어떻게든 못살겠나 싶었죠.

이남자 착했거든요.

결혼시작하며, 나의 직업이 공무원이라 대출이 잘되었기때문에 내이름으로 보증금 천만원을 대부받아 주택 2층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어요. 1년후 아파트로 또 대부를 받아 전세를 옮겼고, 4년후 지금의 아파트를 좀 무리하게 대부를 받아 사서 들어오게되었죠.

 

그간, 일들은 많았지만, 지나간세월이라그런지 사소하게만 생각되네요.

결혼하고 7년이되던해 여름에 인사이동문제로,

결혼전의 남자와(인사상담차) 몇번통화를 하게되었는데,

그 남자의 현재아내로부터 심한모욕과 약간의 폭행을 당했죠.

그래도 직장에 알려질까 창피하고, 명예훼손으로 고발해봐야 돈들고, 망신당할까봐서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이 결혼전에 남자가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될까봐, 참고 넘어갔죠.

무엇보다 난 결혼후엔 가정생활에 충실했기때문에,

그일이 있고, 몇달후 교통사고로 내가 병원에 입원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인사이동문제가 마무리되지않은 상태였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상태였기에....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 남자에게 다시 전화를 한거죠...

그런데 그 통화사실을 그여자가 다시 알게되고,

나의 남편을 찾아와 있는얘기 없는얘기 다햇겟죠.

전화했다는 자체가 잘못이라면, 잘못이지만,

예전의 남자와 만나자고한것도 아니고, 무엇을 바란것도 아니였기에.

난 남편을 설득하고,  피가마르는 일년여를 보낸것 같습니다.

그간 남편은 맞바람을 피우는것 같았지만...... 모른척 참았습니다.

그전에 앞서 내가 둘째를 임신하고 8개월되었을때도 술집여자와 하룻밤을 자고 병균을 옮겨와서 병원을 다녔지만, 그대로 넘어갔었죠....

내가 어리석다구요?

사실 부부 문제는 둘만이 아는거잖아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진다는것보다는....

 

이남자

그일이 있고 거의 이년동안 매일 술마시고,(원래도 잘마심, 시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심)

때로는 집에안들어오기도하고, 세벽에 들어오기도하고....(여자가 있다는건 알앗지만)

난 나름대로 힘들어서 그런가보다.. 참았죠.

이남자를 설득하고, 안정시키고, 이남자도 남자답게 잊겠다고 맹세도 하기를 수차례.....

그러나 그때뿐이고, 몇일지나면 또 생각나서 괴로운듯 무척이나 절 괴롭혔죠.

현재의 아파트로 들어오면서 대부받은 이천여만원을 왜 대부받았느냐, 그돈 어디다썻느냐, 뜬금없이 묻기도하고....아주 비열하게 사람을 괴롭히곤 했습니다.

 

근본적으로 나자신에게 문제가있다는것도 인정합니다.

이렇게 날이갈수록 사람을 힘들게하는동안....

전 독립하기로 결심을 했죠.

직장경력 14년의 봉급으로 어렵지만 나름대로 아이둘 키울자신이 생기더군요.

이처럼 인간적이지못한 되지못한 남자와 사람 사는것같지도않은 이중인격의 생활보다는

낫겠다 싶었어요.

이남자를 내 마음에서 밀어내고,  아이들과의 울타리안에서 살았죠.

이남자 더욱 자존심이 상해서 나를 죽일듯하더군요.

때로는 칼로 날 위협하며 넷이서 다죽자고 하기도하고,

대든다며 뺨을때려, 입안이 찢어지기도했고

결정적으로 엊그제 토요일저녁에, 친정엄마랑 동생이 아이들을 데리고와서

식당에서 서먹하지만(난 친정에 내색을 안했기에) 나름대로 저녁을 먹고 술도한잔 마시고 우리식구끼리 집에들어왔죠.

싸움의 시작은 사소했죠.

아들하고 목욕탕을 간다며 이만원을 달라는겁니다.

그때 내 지갑에 삼만원만 있었기에 일요일, 월요일 연휴에 혹시 필요할까 싶어 만원만 가져가라했죠.

몇마디 말이 더 오가고,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제가 더이상 대답을 안하고 거실에 앉아서 등을 돌리고 앉아있엇더니, 침실로 부르더군요. 못들은척했더니

손목을잡고 사람을 질질끌고 들어가려하더군요.

아이들앞이었기에 분노가 치밀었죠.

침실에서 때릴려고 제스츄어를 취하더군요.

목을 조르기시작했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 이를 악물고 반항하다가  어금니가 바스러졌고,

다른방으로 도망왔더니, 그방에들어와서 문을잠그고 폭행을 시작했습니다.

손바닥으로 머리를 치고, 주먹으로 배를 치고, 고꾸라지니까 발로 짓밟기 시작했습니다.

완전 미친놈, 악마같았어요.

남편을 밀치고 엉엉울면서 나와서 시댁과 친정에 전화를 걸어 모두 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어른들앞에서 실상을 보여드렸죠.

한참 대화끝에 친정오빠와 새언니는 서로의 의사를 물었고, 이혼하지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남자가 잘하겠다고 사죄를 했습니다.

시어머니는 그래도 시어머니더군요.

설명안해도 아실껍니다.

나 결혼하면서 둘이만 돈잘 모으면 잘살겟지했는데 결혼할때 이남자 딸랑 결혼만 시켜주고는, 결혼하고나서는 맞벌이한다고 툭하면 돈필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어찌 안드립니까? 그게 도리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여태 달달이 드리는돈까지 합치면 몇천을 될껍니다.

그런 이 시어머니, 요즘은 여자들이 직장다닌다고 너무 잘났다고 합니다.

참을성이 없다고......

그 상황에서 당신 지난겨울에 다친거, 아픈거 그런거만 하소연하더군요.

미쳐버리는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어른들을 보내고, 난 아이들과 침실에서 잤습니다.

이남자와 더이상 말하고싶지도 않더군요.

다음날 일어날수없을정도로 아팟고, 이틀째인 오늘 몇차례 짖밟힌 등어리 펼수도 없습니다.

밟힌 허벅지 멍이 무릎으로 내려갔는지 제대로 일어서기도 힘들고...

어제밤에 이남자 퇴근해서 들어왔는데 사죄의말도 없고(속으로 미안해하겠지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아픈몸으로 누워있자니, 자꾸만 폭행당하던 그장면이 생각나서 몸서리가 쳐지고, 터져나오는 비명을 삼키느라 고통스런밤을 보내야했습니다.

 

아이들생각하면 아이아버지없는 아이들은 만들지 말아야겠기에...

이렇게 참고 집에있습니다만, 

자꾸만 떠오르는 악몽이 절 힘들게합니다.

저보다 더 오래사신 선배님.... 조언좀 부탁드려요.

어떤방법으로든 살아오셨을테고, 힘든시간들 보내셨잖아요.

팔은 안으로굽는다고, 그저 참으라고만 합니다.

물론 이혼하고싶은생각 없습니다. 별거하고싶은데, 이남자 자꾸 집에 기어들어오네요.

내일이면 출근도해야하는데 아이들이 자꾸 눈에 밟혀서요....

어떻게 처신을 해야할지, 지금은 그저 입다물고 못본척하고있는데요....

한숨만 나오고....가슴이 터질것 같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의 일이라고 가벼운 대답 사절이구요....진지한 답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