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이런 위기가 찾아오리라는 생각은 해본적 없었는데요.
ㅠㅠ
앞으로 이 마음을 어떻게 추스려 다시 살아갈까 싶네요.
잦은 부부싸움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들을 서로가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성격이 다혈질이라 평소엔 안 그러다가도 한번 화가나면
정말이지 물.불.을 안가립니다.
저도 이런 제가 비참할정도로 싫어서 죽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하고싶은 말,욕을 과장해서 다 쏟아부어버려야 하는 성질입니다.
저도 평소와 다른 제 이중적인 모습에 징그러워질때가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남편이 물론 작은 원인을 제공하지요.
가령 전화 한통화 없이 새벽에 들어온다거나,,
핸드폰으로 땍땍거린다고 핸펀 꺼버린다거나,
이런일들이 보통남자들이 흔히 갖고있는 습관인지는 모르겠으나
저한테는 이런일들이 좀처럼 포기가 안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싸웠어도 전 이혼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이혼소리를 싸울때마다 입에 달고는 있었지요.
연애 포함 우리부부가 쌓아온 미운정 고운정도 10년이 넘었구요.
물론 싸울때도 많았지만 좋은날이, 또 자식들보며 기뻐하고 사랑한날들이 더 많았기에
전 이사람과 헤어져서 산다는건 상상하지도 앖았죠.
남편도 가정에 애착이 많은 사람이라 당연히 그럴줄로 믿었구요.
불만을 많이 토로하는 성격이 아닌지라 또 자식이라면 끔찍해하는 사람이라고 여겨온터라
이사람도 이혼만큼은 무슨일이 있어도 안할거라는 확신이 있었지요.
그런데 얼마전,대형사고가 터졌는데요.
전화도 하지않고,(원래 안합니다,) 새벽에 들어왔습니다.
나쁜짓을 할남자는 아니구요,원래가 사람이 집에있는 여자 생각해 전화해주는 성격이 아닙니다.
새벽까지 화가 차오른 내가 정말 난.리.를 내버렸죠.
제가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리기 싫을정도로 미쳐 발광을 한거 같습니다.
정말,,어느 남자라도 살기 싫었겠죠.
그 후로 이혼을 생각한거 같습니다,남편이.
저도 그 이후로 죽고싶었죠.
남편한테 부렸던 내 난동이 내 자신한테도 창피했고 여자로서 남편한테도 너무 창피했습니다.
아이들 얼굴봐도 엄마로서 부끄러웠구요,
남편 친구들한테도 정말 챙피했습니다.
제가 잘못했다고 ,내가 그 순간 미쳤었다고 남편한테 많이 빌었네요.
남편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어요.
며칠 생각을 좀 하자 그러더군요.
그러다 어제 남편이 살고싶지 않다고 또 그러더군요.
아이들은 니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데려가든 놔두든 상관없다,,그러대요.
너무나 무서웠어요.
전 자식들 없인 하루도 안될거 같은데 이 사람 너무 쉽게 자식을 버릴수 있다는게 정말이지 하늘이 노래지는 느낌이었답니다.
자식땜에 산다는 부부들의 말이 이 사람에겐 전혀 아닌거 같았습니다.
앞으로도 또 이렇게 싸우며 살아갈건데 남은 30여년을 이런식으로 짐승들처럼 살기 싫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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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한번 빌었습니다.잘못했다고.
정말 개과천선할거라고.
그랬더니 남편..복받쳤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더군요.
어쨌든 제 가슴은 지옥을 열두번도 넘나들며 생과 사를 오가며
다시한번 잘해보자는 쪽으로 남편과 합의를 보았습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말처럼 몇시간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듯 여느때처럼으로 돌아가긴 했는데요.
아직 서로에 대한 어색함과 불편함은 많이 남았었지요.
남편도 잘 할려고 애쓰는 모습 역력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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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젯밤 전 잠을 한숨도 못잤습니다.
어폐가 좀 있지만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랄까요.
전 남편이 그렇게 쉽게 이혼을 들고 나올줄 몰랐습니다.
분명 겁줄려고 했던건 아니고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었던것 같습니다.
제가 빌지 않았다면 우린 분명 이혼했을것입니다.
마누라가 아무리 망나니 같다고 해도 남편이 아무리 망나니 같다고 해도
전 자식 버리고 이혼을 쉽게 할수 없을거 같은데요.
그동안 나에게 그렇게 잘해주고 애들한테 그렇게 잘해줬던게
뭐였는지...
자기도 죽을만큼 힘들고 자신이 초라해졌겠지요.그래서 더이상 가정을 유지할수 없겠다 판단했겠지만...
다른건 다 두고라도 아이들을 쉽게 놔버릴수 있다는 이 사람..
개같은 성질을 가진 저도 쉽게 이해가 안갑니다.
아침에 일어나 이제부턴 새로 시작해야겠다는 각오라도 한듯
저한테나 애들한테나 아주 잘해주는데..
참 무섭고 멀게만 느껴집니다.
가해자였던 제가 만신창이가 된 피해자가 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