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과 같이 저녁 먹다가 미치는 줄 알았다
싫다 싫다 하니 밥 먹는것도 못 봐 주겠다
바쁜 일 있는 것도 아닌데 후루룩 쩝쩝 제대로 씹지도 않고 넘기는 모양을 보니
절로 한마디 하고 싶어지는걸 꾹 참았다
(하루 종일 놀면서 굶었냐?)
머리속으로 국그릇 밥그릇을 씽크대에 팍팍 집어던져서 완전히 박살내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꾹꾹 참았다
무능한 놈
하루 종일 놀고나서, 일하고 온 마누라를 바라보는 느낌이 어떨까
아이들 보기 부끄럽진 않을까
머지않아 어버이날인데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지 부모 형제들 앞에서 없는 티
안내려고 발버둥을 치겠지
속으로 미친놈, 무능한놈, 또라이같은놈이라고 욕하면서 억지로 참느라 죄없는
밥만 두 공기 먹었다, 총각김치 으드득으드득 씹으면서
밥 먹고 바깥으로 뛰쳐나가고 싶었는데 바보같이 그것도 못하고 이렇게 내 마음 알아줄
아줌마들에게 넉두리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