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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개나 물어가라!~


BY 수요일 2004-05-07

정말 사랑해서 결혼했다.

"~~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이랑 헤어지면 정말 다시는 이런 사람 내 인생에 없으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때의 그 사랑에 후회는 없다.

덕분에 소중한 내 아이를 얻었으니 말이다.

 

결혼 9년

지금 남은 건  불신과  허수아비 같은 내 자신 뿐이다.

결혼  전 막연히  카페에서 그 사람을 기다리며

' 이 사람과 결혼하면 평생 외롭게 살겠구나 '  생각이 들었었다.

그 막연한 느낌이 정말 맞았다.

사는 게 정말 외롭다.

 

자신이 하고 싶은게 있으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돈 벌면  나는 생활비만 갖다주고 나머지는 다 지혼자 알아서 쓴다.

얼마 전엔  외제차를  사더니  얼마 안있어  다시 최고급 지프차를 한데

또 뽑았다.    내가   당신이 안탈 때  내가 가끔씩 타자고 했더니

절대 안된다며   나보고 또 차를 사란다.

능력이나 그렇게 되는 사람이 그럼말을 하면...

어제는 나보고   현금 얼마나 있냐고 물어본다

내차 사는데 나보고 보태라고...

내가 돈이 어딨어..  생활비만 주면서..

빚이나 없어야지..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사업하다 진 빚에

우리가 지금 외제차를 탈 형편인가..

 

몇일 전엔 성형수술을 했다.

겁이나서  물어물어 수술하는 병원엘 쫒아갔다.

코가 컴플렉스라고   돈벌면 꼭 하고 싶었단다.

몇시간뒤  코에 붕대 붙이고 나오는 데

정말로 정내미가 다 떨어졌다.

수술실 밖에서  떨면서 기다리다가   붕대붙이고 나오는

그 사람 눈을 보니 갑자기  오만정이 다 떨어졌다.

 

집에와선 퉁퉁 부은 얼굴에   아이스 팩을 하느냐고

난리다.   얼음을  더 얼려라 , 베개를 가져와라,  물을 떠와라...

거실 소파에 네로왕처럼 누워  시켜먹는다.

아까 아침에는 "빵좀 더 구워와봐." 한다.

꼭 식당 여종업원(에게도 그러면 안되지) 에게 하듯이 그런다.

이 인간 내가 그런말에도 상처 받는 사람인 걸 모른다.

 

그 사람 나이 40.....

마흔 살 접어드는 남자들  정신적인 방황, 공황 상태를 겪는다고

해서...  많이 참았고,  지금도 참고 있다.

해 놓은게 아무것도 없는 거 같애.

맘 같아선 정말 혼자 살고 싶어.

그래서 오피스텔 얻을까도 생각했어.

나 없이 혼자 잘 살 수 있겠어?

등등이 요즘 그 인간이 내게 한 말이다.... 그러다가

 

어느날 우연히 그 사람 즐겨찾기에서  홈페이지를 발견했다.

들어가보니    어떤 여자랑  둘이서 만든  아기자기한 신혼방 이었다.

" 언젠가 우리가 한 공간에서  이 곳(홈페이지)을  추억하며 사랑을

키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어쩌구 저쩌구....

머리 속이 하얘지면서  정말 앞이 안보였다.

한 동안의 난리를 겪고

지금 또 그냥 이렇게 살고 있다.

 

외제차, 성형 수술...사들고 들어오는 옷보따리

지금 그의 모습이 과연 내가 알던,  내가 사랑한

그 남자가 맞는지  정말  당황스럽다.

정말 사랑했는데....죽을 만큼 사랑했는데....

결국 결혼 9년 만에 남는 건  이런 당황스러움 뿐이다.

 

아까 옆에서 꾸역 꾸역 아침을 먹는 모습을 보니

정말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아름답지는 않더라도  깨끗하게 만들고 싶었던

내 가정...내 사랑...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하고는 결혼하지 말아야한다고 하나보다.

 

사랑?   개나 물어갈 사랑.

이젠 정말  안하고 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