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아빠의 주정속에 살아야 했어요.
장애인 동생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고,
엄마랑 언니는 아빠때문에 집을 나갔고,
저랑 막내 동생이랑 할머니 밑에서 살다가 울 남편 만나 살고 있습니다.
아빠는 모질게 하셨던 벌을 받는지 지금 엄마와 이혼하신채 술때문에 식물인간이 되어
죽을 날만 세고 있어요.
모든 것이 제 몫이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닭장사, 과일장사, 떡장사 해가면서 상고 졸업하고 회사 들어와
남동생 학비 대다가 대학 입학금 해주고 결혼했습니다.
너무너무 힘들었을 때 지금 울 남편 정말 많이 도와줬거든요.
남편만 보고 결혼했는데 시집 사람들한테 너무 많은 실망을 했고,
지금은 아주 못된 며느리가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아주버님도 우리한테 아버님, 어머님 모시라고 하고,
반 미쳐있는 노처녀 시누이랑 같이 살라고 하다 그렇게 이뤄지지 못하니까
지금 저희를 아주 못된 사람으로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예전같았으면 죄송하다고 전화도 드리고 했을텐데... 전 지금 너무 지쳐있어요.
우리 언니 친정일은 절대 신경 안씁니다. 돈꾸고 절대 안 갚아서 지금 거의 보고 싶지도
않고, 남동생은 군대 가있고, 다 죽어가는 아빠는 저밖에 신경 쓸 사람이 없습니다.
굉장치도 않은 모습인데 돌아가시지도 않습니다. 저 고통이 얼마나 클까 병원만 다녀오면
억장이 무너져서 남편 목 끌어안고 얼마나 우는지 모릅니다.
시집 신경 쓸 여력이 이젠 없는 것 같습니다.
결혼을 하면 왜 여자는 남자집안 일에만 신경을 써야 하는지 저는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 제 남편 착한 사람이지만 시집 일에는 달려가도 처가일엔 남 도와주듯 합니다.
제가 이기적인 사람일지는 몰라도 시집 사람들은 여유도 있고, 형제도 많습니다.
그럼 한 번 정도는 봐 줄 수 있지 않나요?
정말 친아빠가 식물인간으로 6개월 동안 저러고 있는데 아무리 죽이고 싶었던 아빠지만
모른 채 할 수가 있죠?
얼마전 동생을 먼저 보낼 때도 시집 사람들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맘이 아팠겠냐고 물어본 사람도 없습니다.
동생 죽고 일주일만에 시집 식구들 찾아와 술먹고 놀다 가더군요.
그때야 시부모님 모시고 살았고 지금은 분가를 했지만요.
지금도 아무도 울 아빠 안부를 묻는 사람이 없습니다.
자기들 일 할 때는 40 훌쩍 넘은 형제들이 엄살이란 엄살에 죽는 소리 하면서...
울 남편 정말정말 미안해 합니다.
저 이제 시집 일 신경 안쓸거에요.
뭐 그런 일 가지고 그러냐 그러셔도 여태 당한 게 많아서 자꾸 변해가는 제 모습보면
너무너무 억울합니다.
언제나 웃고 네네 하던 막내 모습.. 없어질거에요.
이젠 바보 노릇하고 살지 않을래요.
힘들면 힘든 표정도 좀 하고, 슬프면 슬픈 표정도 할겁니다.
자꾸 변해가는 내 모습, 울 남편이랑 울 애기한테는 안그럴거에요.
욕하셔도 좋지만 너무너무 답답해서요.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