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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일이 있었답니다.


BY 황당 2004-06-28

얼마전, 저희 친정아버지의 몸 상태체크를 위해서 대구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을 하셨을 때 입니다.  엄마가 간호를 하고 계셔서 거의 하루에 두번정도 식사를 해다 날랐습니다.

그날도, 작은 아이 데리고, 아침일찍 밥 가져다 드리고 나오는데, 병원내에 있는 제과점을 지나면서 울 아들이 빵빵...  그러고 조르길래 마침 비도오고 저도 커피한잔 생각이 나서

아이 우유 한잔  커피한잔 빵을 조금 시켜서 먹었답니다.

울 아이는 빵만 맛있게 먹을뿐 우유는 입에도 대지않고 있어서,  제가 다 마실려니, 배부르고

그렇다고 아이에게 강제로 먹일수도 없고, 그냥 버리자니 돈이 아깝고(2,000)   그래서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손님이 제법 있었습니다.

다들 마실꺼가 한잔씩 있었지만,  딱 한분이 (의자에 앉아있는데, 키가 많이 작았습니다) 빵만 수북히 접시에 담겼을뿐 마실게 없는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잠시 망설이다가, 우유가 따뜻할때,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우유를 들고 일어서서 그분께로 가서 정중하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실례 합니다.  저희 아이가 마실려고 시킨건데, 아이가 손에도 대질 않아서 아까워서 그래요.  따뜻할때 빵이랑 같이 드셨으면 하고, 가지고 왔는데요. 실례가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러고 잔을 그분 식탁에 내려 놓았는데,  그분이 아주 기분나쁘다는 표정으로 저를 아래위로 보시더니,  대쯤 하시는 말....   아줌마 아줌마도 내가 장애인이라고 나를 무시하는거요.

내가 돈이 없어서 우유한잔 안사먹고 있는줄 아냐고, 소리소리 그렇게 지를 수 가 없었어요.

저는 너무황당하고 기막히고,  주고도 욕먹는다는 말을 지금에서야 이해 하겠구나 싶어서, 너무 무서워서   아저씨 그게 아니라 그냥 아까워서 그랬어요.    맘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러고 그냥 제자리로 돌아와서 3살베기 울 아들하고 죄인처럼 앉아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키가 좀 작다는 생각을 했지만, 장애가 있는 분인줄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혼자 막 울었어요. 그냥 눈물이 막 나왔어요.    그때 옆에서 차를 마시든 중년의 신사분이 그분께 가서 뭐라고뭐라고 말씀을 하시는거 보고 저는 바로 주차장으로 빠져 나왔답니다. 

그분이 제과점에 들러기전에 어디선가 장애인이라고 편견을 받으셨거나,  맘을 많이 다치신게 아닌가, 그래서 제게 화풀이를 하셨을 거 라고 스스로 위로를 해 보지만,  섭섭하고, 속상한건 사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