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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남동생.....그리고 엄마


BY 출가외인 2004-06-29

가끔 친정 엄마가 벌렁거리는 소리로 전화를 합니다.

그럴때 마다 제 가슴이 철렁 소리를 냅니다.

또 무슨 일이 있었구나, 직감하게 되죠.

친정아버지 사고방식은 이조시대 아주 보수적이십니다.

친정동생은 나이 사십에 아직 결혼도 안하고 돈벌이도 시원찮습니다.

고집이 황소고 종교생활에 몰두하는 아버지에게 신물느껴 늘 반대로만 갑니다.

며느리가 신앙이 같아야 한다는 아버지 고집에 맞서 결혼도 안하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가끔 그런 아버지와 남동생이 트러블을 일으킬 때마다 엄마는 가시방석이랍니다.

아버지 편도, 동생편도 못드는 엄마의 심정을 이해는 하지만 너무 속상합니다.

아버지도 동생도 서로 자기 주장만 내세우려 하고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대우받으려

하시고 동생은 동생대로 대접받으려고만 하니 둘다 똑같습니다.

속넓고 자상한 아버지 였으면 좋았겠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못합니다.

밖에선 자상하고 가정적인 것으로 보지만 막상 가정내에선 권위적이고 위압적이죠.

남동생 또한 그런 아버지에게서 자상한 사랑을 못받았으니 나름대로 불만이죠.

그래도 우리 4남매 다들 결혼해서 애낳고 잘 살고 있는데 유독 남동생 하나만

그러고 있으니 성격탓인가 봅니다.

남의 탓만 하고 있으니 잘될게 뭐랍니까.

오늘도 별것 아닌걸로 아버지랑 의견충돌이 있었고 남동생은 그런 상황에서

혼자 뭔일이 잘 안풀렸는지 엄마 앞에서 어디나가 죽어야겠단말 하고 휑하니

나갔다고 하는군요. 엄마는 속상해서 저더러 전화라도 한통 해보란 말 하려고 제게

전화를 하셨는데 전 저나름대로 속상한터에 걍 냅두고 맘편히 먹으란말만 하고말았네요.

어째 둘이 똑같이 대우받고 대접받기만 바라냐고.....오히려 속상한맘 위로 받을라고

전화하신 엄마한테 더 속상하게 한거같아 맘이 안편하네요.

에구.....세식구 살면서 매일이 살얼음판 같이 위태하게 생활하니 점점 친정 나들이

하기가 싫어집니다. 남편에게도 그런 모습 보게 하고 싶지 않고말이죠.

이래저래 잘 안풀리는 남동생 보면서 맘좀 넓게 가져 줬으면 하고 속으로만 바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