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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 말한마디..


BY 한심이엄마 2004-06-30

 

어느덧 창밖으로 날이 훤이 샜네여..

 

하루종일 멍하니 하루를 보내고 날밤 깠습니다..

 

남편은 오늘 외박을 했네여.. 전화 한통도 없이 그냥 외박...

 

새벽2시에 전화하니 직원들과 술한잔 한다 하더니 그담엔 깜깜 무소식..

 

회사에 가서 자는건지 아님 뭔짓을 하는건지...

 

그런데도 별루 걱정이나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는건 왜 일까?

 

그냥 그러나부다...

 

어제 이틀전 한 친구한테 제가 손을 좀 빌렸습니다. (돈)

 

그 친구도 말일이라 돈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 친구가 또 다른 친구를 만나면서 제 야그를 했던 모양입니다.

 

사실 또다른 친구는 몇달전에 제가 손을 좀 빌렸던 친구라 다시 부탁하기가

 

미안해서 말을 못했던건데... 젤루 친한 친구이지만...

 

그 친구가 빌려준다 하더군요..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작년 남편이 파산하면서 그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작년 이후로 모든 인연을 끊고 살고 있습니다.

 

동창모임에는 아주 발을 끊었고.. 그냥 젤 친한친구들하고만 한번 만났습니다.

 

전화도 않받고.. 혹시 길에서 아는 사람 만나는것도 피하게되고..

 

그냥 동네 사람들하고도 길에서 만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현관문을 나서는것 조차도 싫습니다.  가끔 친정집에 가는거 빼고..

 

그게 제 생활에 전부 입니다.

 

어제 돈 빌려준다는 친구의 말 한마디에 충격먹었습니다.

 

"야~~ 뭐하고 지내냐.. 전화도 않되고.. 너 그러고 있으니까 더 하지..

 

집에서 애만끼고 있으면 뭐하냐? 어디가서 설거지라도 해서 돈을 벌던가"

 

물론 맞는 말이긴하죠...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 친구 생각엔 제가 한심해 보였던 모양입니다..

 

저 상고나와서 한직장에서 12년 넘게 근무하다 결혼하고 1년정도 근무하다

 

퇴사했습니다.. 아니 쫒겨났다는 말이 맞을겁니다.

 

참 우습지만.. 결혼하면서 부터 뭔일이 이케 꼬이는지...

 

결혼생활 6년동안 끈임없이 사고치는 남편이나 때마다 돈들어가는 시댁이나..

 

정말 이젠 지긋지긋합니다.

 

얼마전 옷장 정리를 하면서 웃었습니다.

 

제 옷은 하나도 없더군요.. 6년을 옷다운 옷을 사입은적이 없으니..

 

어디 나가려해도 입고 나갈 옷이 없더군요..

 

티에 츄리닝바지 그게 다 입니다.. 애낳고 불어버린 몸은 그전에 입던옷도

 

못입고.. 티에 츄리닝이 저에 교복이 되어 있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이쁜 신발 가방.. 사본지도 언제인지..

 

무심코 거울을 보면 초최하고 부시시한 머리 미용실 가본지가 언제드라..

 

화장품은 언제껀지 모르게 나뒹굴고..

 

이렇게 아둥바둥 살아도 돈은 다른데로 세나가고..

 

오늘 친구와 전화끊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 친구가 미워서가 아니고 제 자신이 한없이 한심해보여서..

 

매일 여기저기 일자리 찾아도 그냥 형식적이고..

 

아직 더 고생을해야 정신을 차릴건지.. 제 자신이 넘 한심해서..

 

어디 누구 붙잡고 펑펑 울고 싶습니다..

 

이젠 4살된 어린아들녀석이 제가 울면 앞에 앉아 눈물을 딱아줍니다..

 

걱정어린 눈빛으로...

 

이녀석 봐서라도 이러면 않되는데....